[차한잔] [잡담] 90년대 초중반 말랑말랑한 팝송들....
레너드 코페트란 야구 대기자가 야구팬이 된 이후 10년간의 경험이 그 사람의 평생 야구관을
결정짓는다고 했습니다. 음악감상도 비슷하게 적용된다고 보는데 감수성이 가장 예민할 시기에
들은 음악은 평생 그 사람의 기억 속에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듯 합니다.
저는 변진섭->뉴키즈온더블록->머라이어 캐리->흑인음악전반->공백기->클래식->더해 락을 포함한
대중음악 전반 이런 루트를 거쳐왔는데 자연 이전 단계의 음악들은 그 듣는 빈도수가 줄어들게
되었죠.
한동안 잊고 있던 이런 추억의 음악들을 꺼내 듣게 된 계기가 있는데 생뚱맞지만 작년 말 받았던 라식수술
덕분이었습니다. 컴퓨터나 활자를 읽는 등의 근거리 작업을 하고 난 뒤 꼭 주기적으로 3~5분간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라는 게 권고사항이었는데 가만히 눈만 감고 있으면 심심하니까
유튜브 등에서 3분 남짓 간결한 팝송을 틀어 놓게 되더군요. 또 아무래도 잘 모르는 최신음악보다는
예전 익히 들었던 90년대 초중반 팝송을 위주로 찾게 되구요.
솔직히 지금 감성으로는 설탕을 너무 친 듯해 약간 낯간지러우면서도 정말로 유년기에 몸 전체로
들었던 느낌이 되살아나 등골에 오싹오싹 소름끼칠 정도로 좋더군요. 거의 뭐 조건반사적이라고
할까요. 약간 재면서 음악을 듣게 된 이후로는 거의 하지 못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멜로디의 달콤함 면에서는 80년대가 최강일 거 같지만, 지금 들으면 좀 촌스러운 뿅뿅
신디사이저라든가 목욕탕처럼 지나치게 울리는 에코 효과들은 70년대 생연주 음악보다도
한물간듯 뒤처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실 그때는 신디사이저가 막 보급되던 시기라 너도나도 할
거 없이 지나치게 써댄 감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사운드 자체도 지나치게 촌스럽지 않고, 멜로디도 여전히 살아있는 90년대 초중반 팝송들이
참 중도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때 들었던 노래들을 몇 곡 꼽자면,
티미 티 - one more try 전형적인 원힛원더지만 빌보드 1위 히트곡인 이 노래는 참 좋습니다.
넬슨 - only time will tell 금발의 쌍둥이 형제가 이끄는 밴드인데 당시도 비쥬얼 내세운다고 크게
인정은 못 받았지만 아침마다 챙겨봤던 굿모닝 팝송에서 익숙해졌던 노래입니다.
윌슨 필립스 - hold on을 포함한 여러 히트곡들. 3인조 여성그룹인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가 갑자기
확 사그라든 그룹입니다.
토미 페이지 - a shoulder to cry on 한국과의 인연도 있고 해서 많은 인기를 끌었었죠.
맥아리 없는(?) 창법이 참 듣기 편하고 좋습니다.
로드 타릭 & 피터 건즈 - deja vu (uptown baby) 힙합으로 당시도 빅히트곡은 아니었지만
(아마 방송을 못 탄 덕에) 뉴욕 등 대도시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끈 곡으로 압니다. 미니멀하다 못해 허한
느낌인데 그래서 더 좋습니다.
어라, 굉장히 많은 것 같았는데 막상 써 보려니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당시 차트라도 구해서 봐야
하나...혹시 저와 비슷한 음악감상 경험을 공유하신 분들 중에 기억나는 곡이 있으시면
한 번 풀어놔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석: 이생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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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페이지는 역시 I'll be your everything이 최고였습니다. 빌보드 차트 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