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 아담한 공간과 돌비 애트모스 feat. 야마하 A8A (후편)
지난주에 이어 어제(16일 토요일)도 키큰넘 님 댁에 방문하여 이머시브 오디오 설치 작업을 참관했기에, 그 결과에 대해 간단하게 후속 게시물을 작성해 봅니다.
1.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hometheater&wr_id=389273
(지난 전편(링크) 말미에 언급했듯이)지난주 시범 이후 주인장께서 바로 리어와 리어 백 스피커를 새로 장만하셔서, 이 날은 이전 바이폴라 형태의 리어/ 리어백 스피커를 제거한 뒤 새로운 스피커들의 위치를 다시 잡아 설치하는 작업부터 재개했습니다.
새로운 리어/ 리어백 스피커는 오버헤드와 같은 모니터 오디오 브랜드 제품이고, 사이즈는 이 룸(가로세로높이 2.6 x 3.4 x 2.2m)에서 쓰기 적당한 수준. 이 모니터 오디오제 스피커 4개를 높이와 토인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위치에 세팅했습니다.
다만 오버헤드/ 리어/ 리어백 모두 1열에 있는 좌석에 핫스팟을 두어 스피커를 배치하고 설치각을 잡아 그 체감 효과를 극대화시키기로 했기에, 2열에 있는 좌석들은 이번 이머시브 사운드 빌드 구상에서 제외하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이 공간 조건에서 둘 다 고려하기엔, 둘 다 사운드 체감이 이도저도 아니게 될 공산이 크다는 판단이라.
그렇게 물리적인 설치를 마친 이후에는 a. 다시금 야마하 A8A의 YPAO를 돌리고, b. EQ는 패스쓰루 상태로 두고서/ 거리와 주파수 컷 수준은 스피커 스펙을 감안하여 적당하게 추가 조정한 뒤, c. 채널별 실적용 볼륨 레벨은 이런저런 익숙한 데모 영상을 들어가면서 추가 조정했습니다.
2.
이 상태에서 지난주 1차 설치 시점에 테스트해 본 실제 영화 컨텐츠 등을 두루 다시 들어본 결과, 아래와 같은 개선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 a. 룸의 전후면을 적절하고 선명한 소리의 장막이 감싸는 느낌이, 지난주보다 훨씬 확실해짐
: 지난주에는 아직 리어/ 리어백에 바이폴라 스피커를 쓰면서 설치 위치, 특히 높이도 적절하게 잡히지 못하다 보니 > 공간 전면 대비 후면 음성의 임장감과 재현력이 확연한 열세였습니다.
: 그에 비해 이번에 스피커 교체 후 설치 위치를 조정한 결과, 오버헤드와 리어/ 리어백 서라운드의 통일감과 연계에 따른 후면 음장 형성감이 전면의 그것 못지 않은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 사실 지난주에도 오버헤드의 적절한 위치 선정과 토인을 통해 머리 위 사운드의 이미징과 입체감을 효과적으로 추구한 상태였으나, 이처럼 리어/ 리어백이 받쳐주고 이를 함께 증폭할 수 있는가 아닌가가 중요한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네요.
- b. 야마하 A8A의 멀티채널 지휘력도 고조
: A8A는 이전의 야마하 AV앰프 제품군 대비 DSP 핸들링 이념이 바뀌고, 현 야마하 플래그쉽 제품다운 전달력과 다이내믹스를 두루 갖춘 게 장점인데...
: 여기에다 이번에 전달력이 강화된 리어/ 리어백 스피커가 합쳐지고 좀 더 적절한 추가 조정을 거치면서, 장기로 꼽히는 사운드 클리어리티: 특히 미세 디테일 재현력과 & 저역 지휘력: 구체적으로 공간에 울리는 저역의 깊이 및 타격감 모두 (조건이 불비했던 지난주보다도 더)잘 표현되는 인상이었습니다.
: 추가로 A8A의 퓨어 다이렉트 On/ Off 간 체감차가, 본 룸의 주인장께서 사용하시던 이전 야마하 AV앰프들보다 훨씬 현격하게 드러나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A8A의 장기이기도 한)퓨어 다이렉트 On 상태에서 확연하게 귀에 띄는 선명함/ 정세함이 잘 어필하는, 좋은 룸과 사운드 시스템이 된 듯.
- a+b = c. 멀티채널 사운드 본연의 믹싱 방향성을 인지하고, 적절하게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완성
: 예를 들어 돌비 애트모스라면, 우선 각 채널의 표현 정위와 저역을 강화하는 돌비의 믹싱 방향성대로 > 되도록 정확하게 이대로 파워업한 감이 (지난주 워밍업 상태 대비 훨씬)잘 느껴집니다. 딱 공간 조건에 걸맞은 아기자기한 사운드 감각이, 여기저기서 잘 피어나는 느낌.
그 결과 일례로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돌비 애트모스에서는, 프롤로그 대화 음성의 '울림'부터 이전과는 전혀 다릅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공간 전체를 알차게 채우는 '울림'이, 지난주에는 랩 씌운 반쪽 수박이었다면 vs 이번 주에는 제대로 익은 통수박처럼 느껴졌고요.
여기에 온 사방을 소리로 채우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애트모스라든지, 시스템의 스케일과 디테일을 함께 시험하는 탑건: 매버릭의 애트모스 역시, 이 공간에 맞게 적당하게 구현되는 스케일이 잘 느껴지면서 & 동시에 믹싱 디자이너들이 생각했음직한 채널 이동감- 소위 '사운드의 궤적'이 잘 표현되는 게 좋았네요.
3.
아울러 2에서 언급한 대로 본 룸의 사운드 퀄리티가 올라오면서 필자가 가장 긍정적으로 느낀 점은, '이 룸의 바로 이 공간에서, 영상 퀄리티와 음성 퀄리티가 대등하게 좋은 수준을 이루어, 서로가 서로를 견인하며 사용자의 AV 체감을 함께 끌어올린다'는 그 감각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a. 이 룸은 100인치 스크린에 (JVC의 최신 세대 프로젝터 중 하나인)V80R을 써서 영상을 만들어 내는데, b. 이 V80R 설치 시점에 CX-A5000과 프리즌스/ 바이폴라 리어 및 리어 백으로 들었던 사운드는 > V80R의 퀄리티 클래스에 다소 못 미치는 인상이었습니다.
그래서 c. (필자가 종종 언급하는)AV 토털 퀄리티 업의 중요성에 입각하여, d. 주인장께 7년만에 프로젝터도 바꾸셨으니 사운드도 이제는 시대에 발맞춰서 좋은 애트모스 이머시브 시스템을 잘 꾸며 보시라고 뽐뿌설파했는데 > 주인장께서 필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추진력으로 일을 진행시키셔서, 대략 3주만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봅니다.
단지 이제 와서 좀 무책임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으나, 주인장께 이머시브 사운드를 설파한 필자로서도 이 룸만한 공간에 7.2.4 구성의 이머시브 오디오 시스템 설정을 참관하고 체험하는 건 처음이긴 해서, 이 기획이 어떤 결과물을 낼지 100% 예상하고 임했던 건 아닙니다. 필자가 과거 AV앰프 리뷰를 하던 시절, 일반적인 시청 공간을 상정하고 빌드한 리뷰용 서브 공간조차 이보다는 용적이 컸다보니.^^;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a. 현 세대 기기들의 이머시브 사운드를 다루는 솜씨가, 애트모스가 태동하던 시기에 비해 대폭 좋아진 상태이고 + b. 덩달아 사운드 퀄리티와 듣는 재미를 모두 잡은 좋은 애트모스 컨텐츠도 많아졌으며 + c. 덤으로 시스템의 선택과 설치에 필요한 노하우도 잡힌 시기이긴 합니다. 이렇게 기기/ 컨텐츠/ 설비까지 모두 무르익은 시기에 들어섰으니, 아무래도 결과가 괜찮을 확률이 높기는 했고 > 그래서 츄라이 츄라이를 외친 것이고요.
그리고 이번에 일단락된 결과물을 들어본 결과, 이만큼 아담한 공간에서도 예상 이상으로 멋진 이머시브/ 멀티채널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네요. 덕분에 필자로서는 필자 나름의 사운드 공간 이론에 덧붙일 실례도 하나 적립했고, 주인장께선 이미 정해진 사용 공간에 맞춰 만족스런 사운드를 경험하실 수 있게 되었으니, 모두모두 해피해진 셈.
그러므로 이제는 지금까지 주인장께서 보신 컨텐츠들을 다시금 또 감상하면서, 파워 업한 AV 퀄리티 클래스도 즐기고 & 사용자 입장에서 미세 조정하는 일만 남았다고 봅니다. 이것으로 키큰넘 님 입장에선 꽤 파란만장했고, 제 입장에선 옆에서 열심히 입만 털었던 '아담한 공간의 애트모스 세팅기'는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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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은 규모이 전용룸을 구성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작은 규모의 전용룸은 헤드폰처럼 귀에 직접 소리를 쏘아넣는 것 같은 효과가 있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래서 공간감은 좀 좁더라도 소리의 퀄리티 자체는 더 좋게 느껴지는게 아닌가...하고요.
아.....그나저나 이렇게 보다보니 리시버 교체해보고 싶어지네요.
신형 리시버로 바꾸면 한쪽이 사선으로 크게 잘린 형태라 계속 신경이 쓰이는 우측후방의 서라운드가 좀 더 잘 잡히려나...싶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