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 탑건: 매버릭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의 정수
1.
예전에 필자가 [ 탑건: 매버릭 ]의 4K UltraHD Blu-ray(이하 UBD)의 DP 공식 리뷰를 게재한 이후에, 이런저런 문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개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이런 내용이었네요.
'매버릭의 UBD에선 어디에서도 사운드 방향감이나 채널 이동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데, 원래 이런가요?'
2.
매버릭의 UBD(및 BD에도 수록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는, 사운드 방향감이나 채널 이동감도 굉장히 훌륭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단지 게임처럼 시종일관 그런 효과를 넣으면 러닝 타임 내내 감상하기가 피곤하니까, 딱 필요하다 싶은 부분들에만 확실하게 넣어놓은 것이고요.
예를 들면 후반의 코핀 코너 이후 적국의 지대공 미사일들이 어지러이 날아다니고 이걸 피하고 플레어(+ 채프일 것으로 예상되는) 뿌리고... 하는 이 시퀀스에서는, 전투기가 미사일을 피할 때 > 그 미사일의 이동 방향과 궤적까지 > 시청 공간 내에 아주 선명하게 그려지도록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룸 컨디션과 기기들의 배치 및 표현 능력까지 더해져 총합적으로 사운드 이미징이 훌륭한 시청실이라면, 시청자가 앉은 좌석 양옆이나 위를 진짜 뭐가 스쳐 지나가는 듯한 체감까지 할 수 있을 정도이고요. 필자도 게임을 제법 이것저것 하는 게이머이기도 하지만, 이 정도 체감은 애트모스 믹싱 체감 좋다는 게임들에서도 흔한 건 아닙니다.
3.
다만 매버릭 애트모스는 이게 또 양날의 검이기도 한데, 구체적으로
a. 볼륨을 올리기 힘든 환경이라거나
b. 룸 구조나 스피커 배치에 문제가 있거나
c. 혹은 소프트웨어 EQ를 통해 룸 핸디를 (심하게)강제 보정한 경우엔
> 이런 감각이 느끼기 힘들어지거나 아예 안 느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아예 사운드 공간을 임의로 만든다고 홍보하는 모 EQ 역시, 이게 심하게 작용하여 '보정으로 만들어진 스케일'에선 정작 거기에 맞는 사운드 디테일이 안 나와서 여기서 말한 방향감을 느낄 수 없는 맹탕이 되더군요.
더불어 단순히 미사일이 스쳐 지나가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 그 공중전 공간 자체를 시청실에 '적절한 스케일로 그려내는' 것 또한 중요하고요. 쉽게 말해 사운드 스케일이 넓게 펼쳐져야, 미사일이 저 앞에서 내 옆을 스쳐 저 뒤까지 날아간다는 걸 느낄 '여유 면적'이 있으니까요. 말하자면 매버릭의 애트모스는 스케일과 디테일을 둘 다 구현해야만, 그 정수를 다 뽑아냈다 할 수 있는 그런 애트모스입니다.
따라서 홈씨어터에서 매버릭의 애트모스를 제대로 뽑아먹으려면, 물리적인 공간 자체를 적절하게 키워서 사운드 스케일을 우선 (상대적으로 편하게)만들고 + 거기에서 기기의 배치와 본연의 실력을 통해 밀도감과 이미징을 최대한 추구하면 되는데 vs 이 공간 조건과 환경이 제한된다면, 사운드 스케일도 스케일대로 가능한 한 키우려고 몸부림치고 여기에 밀도감과 이미징도 추구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4.
이런 핸디가 있어서 탑건: 매버릭의 애트모스는, a. 좋게 말하면 시스템과 환경이 개비되면 개비될 수록 더더더 좋은 사운드를 들려준다고 할 수도 있지만 vs b. 뒤집어 말하면 시스템과 환경의 수준에 따라 '여기선 딱 이 수준만' 나온다는 걸 쉽게 알 수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필자도 이런저런 사운드 룸 탐방을 할 때, 매버릭의 몇몇 포인트 시퀀스를 반드시 들어보기도 하고요.
그러던 와중에 최근에 듣기 좋았던 장소가 몇 군데 있었는데, 개중에서도 특히 필자의 리뷰 룸보다 가로/세로/높이 모두 좀 더 작은 공간에서도 > 본문에서 말한 매버릭 애트모스의 정수가 정말 제대로 표현된다 싶은 아주 인상적인 룸도 있었네요.
덕분에 필자로서도 어느 정도 '희망'을, 말하자면 이 정도 공간에서도 매버릭 애트모스를 잘 뽑을 수 있구나 하는 희망을 봤습니다.(혹은 이보다 더 작은 공간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또한 그래서 서문에 언급했던 문의를 한 분에게, 당시에는 공간을 우선 좀 넓히셔야 한다... 정도로 조언을 드렸는데 vs 이제는 (어떤 의미에선 어떤 시스템 개비보다도 어려운)그쪽만이 아니라, 시스템 퀄리티나 배치 상황에 따라서도 가능하다는 조언을 드릴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5.
덧붙이면 그러니까 이래서 누구에게든 이런저런 시연은 항상 즐겁고, 필자로서도 늘 배우는 점이 많아서 좋습니다... 로 끝내고 싶은 것만은 아니라. 마침 위에 언급한 (최근에 아주 인상적이었던)공간은 만인에게 개방된 시연 룸이기도 하니, 이 룸이 완성되어 공개되면 다들 즐겨보시길 권하고도 싶습니다.
굳이 어디라고 명시하지 않는 건, 아마 시연해 보시면 '여기가 딱 이 게시글에서 묘사한대로 울리는구나' < 하는 걸 쉽게 알아채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어디인지 맞추신 분에게는, 필자 나름대로의 선물이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2023-12-22 10:57:03
저녁에 위에 설명한 내용을 참고해서 다시 시청해봐야 겠습니다 혹 다녀오신 그 공간은 최근 리모델링 한 거기가 아닐까요!!!!
2024-01-05 09:36:19
저는 청음공간이 작으니 애트모스 효과도 반감되는거 같아요. 시스템에 앞서 충분한 공간이 필요할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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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블루레이 저음도 그렇고 스피커 성능이 어느정도 되야할것 같은데 너무 고급 사양에 맞춰 제작된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오펜하이머와 비교했을때 오펜하이머가 더 잘 믹싱된거라 봐야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