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게] 영화골동품점 (9) - 더티 해리2 : 이것이 법이다
돈과 연줄로 법망을 빠져 나가는 범죄자들이 있습니다.
국민적인 공분을 사는 사악한 범죄자들이지만, 법의 테두리 밖에 있는 이들을 처벌할 길은 요원할 뿐입니다.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과 법이 정한 처벌의 수준 또한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범죄자들을 총으로 처단하는 일련의 자경단이 있습니다.
교통경찰 복장을 한 자경단의 행동은 과연 정당한 것일까요?
여기 다른 한편에 범죄자들을 강하게 처단하는 '해리 캘러한'(클린트 이스트우드)이라는 경찰이 있습니다.
범죄자들에게 과도한 대응을 한다고 경찰과 언론에서 늘 문제 제기를 하는 '해리 캘러한'은 그래서 '더티 해리'라고 불리웁니다.
그런데 우리의 예상과 달리, 자경단에 동조할 거 같던 '해리 캘러한'은 이 자경단들을 법의 이름으로 처단 합니다.
1973년 만들어진 영화 '더티 해리2 - 이것이 법이다'(Magnum Force)에서 말입니다.
('더티 해리2' 일본 포스터)
('더티 해리2 - 이것이 법이다' 예고편)
'더티 해리2 - 이것이 법이다'(이후 '더티 해리2'로 통칭 합니다)는 상당히 영리한 기획의 산물이라고 생각 합니다.
1편의 캐릭터 성격을 새롭게 정의하는 속편 입니다.
('더티 해리'1편에서 악당에게 총을 겨누며 캐릭터 성격을 확실히 알려주는 대사를 읊는 장면,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안다, 양아치 녀석. 여섯발을 다 쐈을까 아님 한발이 남았을까라고 생각 하겠지. 뭐, 신나게 쏴재끼느라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런데 이 총 매그넘 44구경은 세상에서 가장 위력적인 무기야. 그래서 네놈 머리를 날려 버릴 수 있어. 자, 잘 생각해봐. 운이 따라줄런지, 어떤거 같아? 이 양아치 녀석아")
('더티 해리'1편의 유명한 장면. 총알이 남았는지 물어보는 부분은 '오우삼'감독의 '첩혈쌍웅'에서 인용 되기도 합니다.)
1971년 '돈 시겔'감독으로 만들어진 영화 '더티 해리'(Dirty Harry) 1편은 법의 맹점 때문에 풀려난 악질 범죄자 '스콜피오'(앤디 로빈슨)를 처단하는 '해리 캘러한'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 입니다.
허술한 법 체계, 지나친 범죄자의 인권 보호, 무능한 경찰 등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허탈함을 안겨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하기에 악질 범죄자들에게 눈에는 눈, 총에는 총으로 대응하는 '해리 캘러한'은 통쾌한 대리자가 되어 주었죠.
하지만 그런 '더티 해리'가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법을 무시하고 총으로 응징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행여 이것이 또 다른 범죄로 발전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물음이 따라 온 것 입니다.
법이라는 둑이 무너진다면 사회는 혼돈으로 휩싸일 수도 있습니다.
('더티 해리'1편 예고편)
그러기에 전편의 '해리 캘러한'을 생각하고 극장을 찾은 이들은 '더티 해리2'의 이야기 흐름에 살짝 당황하게 됩니다.
통쾌한 응징자 '해리 캘러한'이 과격하기는 했지만, 사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는 형사였다는 점이 '더티 해리2'를 통해 재발견 되기 때문입니다.
('더티 해리2'에서 편의점 강도들과 싸우는 장면)
('더티 해리2'에서 비행기 납치범들과의 대결장면)
법을 무시하고 악을 처단하는 자경단들과 '해리 캘러한'의 대결 구도는 사실 1편이 만들어지던 시기에 '테렌스 맬릭'('천국의 나날들'(Days of Heaven),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의 바로 그 감독 맞습니다)에 의해 아이디어가 제공 되었습니다.
('테렌스 멜릭')
그러나 감독인 '돈 시겔'은 이 아이디어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여 1편에서 이 이야기는 빠지게 됩니다.
('토리야마 아키라'의 '닥터 슬럼프'에는 '더티 해리'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캐릭터가 등장 하였습니다. '더티 해리'는 시대의 아이콘이기도 했습니다.)
성공적인 1편의 흥행 이후, 카우보이 이미지가 강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새로운 흥행 캐릭터 이미지가 씌워진 '더티 해리'는 속편 제작에 착수하게 됩니다.
그리고 1편의 시나리오 수정에 참여했던 '존 밀리어스'가 2편의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하게 됩니다.
('조지 루카스'와 USC동기이기도 한 '존 밀리어스'는 1975년작 '바람과 라이언'(The Wind and the Lion)의 각본과 감독, 1982년작 '코난'(Conan the Barbarian)의 감독과 각본으로 알려져 있으며, 1975년작 '죠스'(Jaws)와 1979년작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의 시나리오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악을 처단하는 것은 좋지만, 어디까지나 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2편은 진행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가장 잘 전달할 캐릭터로 강력한 처단자 이미지의 '해리 캘러한'만한 이가 없지요.
이후 1974년작 영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대도적'(Thunderbolt and Lightfoot)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작업하게 되는 '마이클 치미노'를 높게 산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더티 해리2'의 시나리오 수정에 '마이클 치미노'를 천거 합니다.
(1978년작 '디어 헌터'(The Deer Hunter), 1985년작 '이어 오브 드래곤'(Year of the Dragon)으로 잘 알려진 '마이클 치미노'는 영화사 '유나이티드 아티스트'를 파산으로 이끈 1980년작 '천국의 문'(Heaven's Gate)으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오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후 '유나이티드 아티스트'는 MGM에 매각 되어 MGM/UA로 남게 됩니다.)
(가슴 아픈 엔딩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대도적' 예고편)
'마이클 치미노'의 시나리오 수정으로 '더티 해리2'는 더욱 오락적인 면이 가미된 이야기로 변화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존 밀리어스'는 변화된 이야기와 '테드 포스트'감독의 결과물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합니다.
('더티 해리2' 한장면)
44구경 매그넘을 분신처럼 사용하는 '해리 캘러한'은 그 당시로는 찾아보기 힘든 현대적이고 터프한 캐릭터 입니다.
'해리 줄리언 핑크'와 '리타 M 핑크'가 연쇄 살인마 사건인 '조디악'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이야기를 만든 1편에서 '해리 캘러한'의 원래 캐스팅 대상은 '프랭크 시나트라'였습니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더티 해리'라니...지금은 잘 그려지지가 않네요)
'존 웨인', '로버트 미첨', '스티브 맥퀸', '버트 랭카스터', '조지 C 스콧'등이 물망에 올랐었는데 대부분 1편의 극우적이며 폭력적인 내용에 출연을 거부 했습니다.
감독 역시 '시드니 폴락'과 '어윈 캐시너'가 고려되어 '어윈 캐시너'감독에 '프랭크 시나트라' 조합으로 영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5- 제국의 역습'(The Empire Strikes Back)과 '007 네버세인 네버 어게인'(Never Say Never Again), '로보캅2'(Robocop2)를 감독한 '어윈 캐시너')
하지만 '프랭크 시나트라'가 프로젝트에서 빠지게 되면서 젊은 배우로 눈길을 돌리게 되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선택이 됩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추천으로 '돈 시겔'이 감독으로 합류하면서 전설적인 형사 캐릭터 '해리 캘러한'은 세상에 등장하게 됩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돈 시겔', '돈 시겔'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영화적으로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제가 '더티 해리'1편을 다른 작품들에 비해 늦게 접하게 되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 '리썰 웨폰'(Lethal Weapon) 1편이 '더티 해리'1편에 많은 빚을 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더군요.
주인공 캐릭터의 성격이나 일부 상황들은 너무 흡사 하였습니다.
('더티 해리2'에서 '해리'와 파트너 '얼리'(팰톤 패리). 시리즈 내내 '해리'의 파트너가 되는 것은 곧 죽는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리썰 웨폰'시리즈와는 큰 차이점이기도 하죠.)
'더티 해리'1편이 사회고발 형식도 띄며 잘 짜여진 영화라면, 2편은 한결 대중적인 입맛에 맞춰진 영화 입니다.
'더티 해리2'는 화끈한 액션이 다양하게 포진되어 1편과는 또 다른 재미를 보여 줍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2편을 1편보다 더 좋아합니다.
'더티 해리2'의 감독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직접 맡을 뻔 하였으나, 이미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드라마 '로하이드'(Rawhide), 영화 '집행자'(Hang 'Em High)등으로 호흡을 맞췄던 '테드 포스트'가 선택 됩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테드 포스트')
('테드 포스트' 감독의 '집행자' 예고편)
이 영화에는 드라마 '스타스키와 허치'로 잘 알려진 '데이빗 소울'과 드라마 '탐정 스펜서'로 유명한 '로버트 유릭'의 파릇 파릇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두배우의 이후 경력을 지탱해주는 시발점이 된 영화가 '더티 해리2'이기도 합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movie&wr_id=1924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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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의 테마곡과 '용쟁호투'(Enter the Dragon)의 작곡가로 잘 알려진 '랄로 쉬프린'이 '더티 해리'1편과 2편의 음악을 맡았습니다.
(인상적인 '더티 해리2'의 오프닝)
'더티 해리2'에는 포주가 자신이 관리하는 창녀에게 '배관 세정제'를 억지로 먹여 죽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살인방식은 이후 다양한 영화들에 인용되어 1987년작 '리썰웨폰'(Lethal Weapon), 1989년작 '헤더스'(Heathers)등에 사용 됩니다.
1974년 오디오 샵을 점거하며 인질극을 벌인 '하이파이 살인사건'(Hi-Fi Murders)에서 '더티 해리2'의 이 방법을 모방하여 인질을 죽이는 실제 사건이 발생하여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CG로 점철된 최근 액션영화들에서는 볼 수 없는 날 것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더티 해리2'는, 액션들만 봐서는 '더티 해리'5부작 중 최고로 손 꼽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이후 만들어진 1976년작 '더티 해리3 - 집행자'(The Enforcer), 1983년작 '더티 해리4 - 써든 임팩트'(Sudden Impact), 1988년작 '더티 해리5 -추적자'(The Dead Pool)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더티 해리'1편과 2편은 지금 봐도 잘 만들어진 오락영화의 수작이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더티 해리3 - 집행자' 예고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직접 감독까지 겸한 '더티 해리4 - 써든 임팩트' 예고편)
(오토 매그넘으로 악을 응징하는 '더티 해리4 - 써든 임팩트'의 한장면)
('더티 해리5 - 추적자' 예고편. 이 영화에서 '리암 리슨'과 '짐 케리'의 젊은 날의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더티 해리'1편 DVD는 한글자막이 포함되어 제작 되었으나, 먼거리에서 잡은 시체의 음모가 보인다는 이유로 검열에 걸려 국내 출시가 막히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더티 해리'2편은 한글자막이 포함된 DVD가 국내 정발 되었습니다.
최근 '더티 해리'1편에 한글자막이 포함된 블루레이가 국내 정발 되기도 했습니다.
나머지 2, 3, 4, 5편의 블루레이에 한글 자막이 포함된 판본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티 해리'시리즈 DVD & 블루레이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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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해리 전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합니다.
전편의 해리 형사 캐릭터는 쉬크하긴 하지만 좀 파시스트적인 면모도 보여 약간 불편했는데.......
2편에서 캐릭터가 거의 완전하게 로 완성되었어요.
여전히 보수적이고 (나쁜 놈 한정으로)과격하긴 하지만 인종이나 성적 취향에 상관없이
개인의 실력과 인성을 중요시하고 동료, 이웃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한 따뜻한 면모도 잘 보여주지요.
글고 헛소리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경찰조직내 자경단을 볼 때마다 터미네이터 2의 T-1000이 떠오르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