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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스포] 미나리 순도 100% 미국영화네요...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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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3 23:45:39

 영화 보기 전에는 애초에 시놉은 물론이거와

 한국계, 한국인 배우 캐스트 한국어 대사 다량 합류로 인해 기대가 컸었죠.

 

그래서 한국영화가 아님에도 이 영화가 이루어낸 성취와 영광을 

한국이 숟가락 얹혀놓고 겸상할 수 있을지 알았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 영화는 한국이라는 국적성과 분리될 수 없음에도 다분히 미국적이라고 생각돼요.

 

영화를 보고나니 순도 일백퍼센트 미국영화였어요.

영화 자체가 한국이라는 국적성과 결코 유리될 수 없고 

실제로 한국이라는 팩터가 군데군데 스며있지만 굉장히 이질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애초에 연출자가 한국어 모어 화자가 아니라서 

한국어의 다이얼로그를 어떻게 연출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한국적인 요소 역시 그야말로 코리안 아메리칸의 시선으로 다루어져 

우리가 보기엔 열라 위화감 드는 장면이 더러 있었습니다.

감독이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아니면 그의 아이덴티티 때문인지 확신할 순 없지만 

'한국'이라는 아이템이 굉장히 고루하게 다루어졌다고 느껴졌어요.

 

이렇게 말하고 나니 이 영화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전 이 영화가 꽤나 마음에 들었답니다.

기대를 배반하는 영화에 내내 갸우뚱 하다 막바지에 다다르서야 좋아하는 씬에 마음이 움직였네요.

 

크게 두가지 씬이 마음에 들었는데요.

하나는 불붙은 작물 저장고에서 하나라도 건지려고 부부가 상자를 옮기는 장면.

그러다 포기하고 밖으로 탈주해서 서로를 껴안는 배경 뒤로 저정고가 불길에 전소되는 장면인데요.

굉장히 서글프면서도 동시에 어떤 거룩함이 동시에 느껴졌어요. 

비근한 예로 쿠아론의 <로마>에서 막바지에 나오는 파도씬 구출 장면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데이빗 뛰지마!"

영화 초반에 심장이 약한 아이 데이빗에게 부모가 한번씩 주의를 주잖아요.

마지막에 데이빗이 이런 위험과 충고를 무시하고 뛰어서 할머니를 따라잡는 장면이 나와요.

의사의 호전 징후도 있었겠지만 결국 뛰어야 될 땐 뛰어야 한다는 거겠죠.

고난과 시련이 있더라도 근면 성실의 기개로 돌파하는 한인의 민족성을 은유하는 장면같기도 했어요.

뒤쳐저 있던 아랫세대가 전세대를 따라잡는 성장의 메타포처럼 보이기도 했구요.


영화의 주제가 함축적으로 그 씬에서 드러나는 것 같아요. 

'한민족은 걷지 않고 뛰는 민족이다'

하지 말라고 아서라고 주위 사람이 미리부터 면박을 줘도 해내고야마는 

악바리 근성이 작금의 본토 대한민국의 번영과 발전 그리고 미국내 한인계들의 영토 확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하고 싶어하는 그런 영화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민족성은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인 프론티어 정신 건국이념과도 합치되기에 더욱 더 미국적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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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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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4 00:06:21

전체적으로 공감합니다. 개인적으로 몇개 추가하자면 데이빗이 밖에서 회초리 주어오는 장면이 참 좋았구요 ㅎㅎ 그리고 오클라호마에서 집으로 돌아가기 직전에 부부가 서로 갈라서기로 하는 대화씬에서 한예리씨 연기가 무척 뛰어났던 것 같아요.

2021-03-04 00:29:43

저도 회초리 씬 너무 좋았습니다. 어릴적 똑같이 마당으로 나가 싸리빗자루에서 얇은 놈으로 고르던 기억이 떠올라 많이 웃었네요.

Updated at 2021-03-04 08:32:18

그 두 가지 씬은 미국인들도 특히 마음에 들었을 겁니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개척정신, '내일은 또 다른 내일'이라는 걸 끈적이지 않게 보여줬죠. 

개척정신이 한국인들의 뛰는 정신과 통한다는건 미처 생각 못했네요. 

한국이 다소 고리타분하게 다뤄진 것도 미국인들은 감상하기 편했을 거예요.

2021-03-04 12:11:49

1980년대 배경이죠. 다소 고리타분하게 그려졌다고 하셨는데 그렇지 않고 거의 정확하게 그려졌다고 봅니다. 특히 아빠의 훈육 방식이나 가정내 분위기가 소름끼치게 현실적이에요. 주위에 80년대 이민간 가족들이 있는데 특히 아버지 되시는 분들이 그 시대에 멈춰있는 경우가 있었어요. 천천히 변하더라구요. 그래서 사춘기 자녀들과 관계가 원만치 않고 그렇더군요.

2021-03-04 21:58:04

말씀대로 정확하게 평균적으로 담담하게 그려낸거 같더라고요.

평균적인 옛날방식에 멈추어있는게 고리타분한거죠. 고리타분한게 꼭 나쁘다는 말은 아니고요. 

2021-03-04 09:26:02

내용이 좀 억지스러운 부분들이 꽤 있었는데 

그래도 좋은 장면들이 많더군요.

2021-03-04 12:20:15

저도 개인적으로 후반에 데이빗이 할머니한테 뛰어가는 장면이 인상깊었습니다. 평소에 잘 뛰지 않아서 그 어정쩡한 포즈로 할머니에게 달려가는 모습에 여러가지 감정이 올라오더군요.

Updated at 2021-03-06 06:15:25 (110.*.*.154)

80년대 초등학생 시절 미국에서 살아서 그런지 악착같은 삶을 살던 주변 어른 한인들의 모습도 기억이 나고 그렇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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