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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당신의 이야기> 간단 감상평 (스포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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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5-13 10:16:14

1. 이젠 2003년도 “추억”이 되었습니다. 하기야 건축학개론이 나온지 9년이 흘렀으니 시기상으로는 딱 맞습니다.




2. 이 영화는 프로모션 단계에서 특정 배우의 출연 사실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비중으로 보나 배우의 인지도로 보나 충분히 포스터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레딧엔 특별출연으로 올라가 있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박정민처럼 배역 때문이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예고편, 포스터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던데 말이죠. 촬영기간도 최소 몇 주일은 됐을 것 같은데, 특별출연이라니요.




3. 최근 한국영화로선 드물게 감성이 충—만한 영화입니다. 사실 제겐 살짝 과하게 느껴졌습니다. 대사 한 줄 한 줄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두 주연배우의 연기가 아니었으면 큰 결점이 되었을지 모릅니다.

무슨 느낌이냐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한국 배우들 데리고 실사영화를 찍은 것 같달까요? 그의 필모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인 “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두 남녀” 이야기인 것도 그렇고, 실제 만나거나 전화 통화 없이 편지로 소통한다는 점, 무엇보다도 위에서 언급한 과하게 느껴질 정도의 갬성어린 대사들에서 공통점이 발견되지요. (에필로그 제외) 마지막 장면에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작법은 마치 <초속 5cm>가 연상되기도 하구요.




4. 사실 이 영화에 가장 큰 불만은 다름 아닌,,,
로맨스가 제 기능을 못한다는 것입니다. 영화 속 강하늘은 오프닝에서부터 “이것은 기다림에 관한 이야기이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땡입니다, 누가 뭐래도 이건 로맨스 영화입니다. 하지만 사랑의 설렘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우선 아무리 편지로만 강하늘-천우희가 소통한다고 하나, 관객이 몰입하고 공감할 만한 제대로 된 소통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보다보면 왜 강하늘이 천우희를 그 오랜 기간 동안 기다리는지 이유를 잊게 됩니다. 일단 영화에서 보여지는 편지의 내용을 보면… 단순히 천우희의 글솜씨에 매료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에요.

특별출연한 다른 배우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천우희 캐릭터와 대비될 존재로서만 존재하는 이 배역은 갈수록 딱하게 보이기만 합니다. 그래도 이쪽이 자기 감정에 충실했다는 점에선 이 영화에 등장하는 세 배우중엔 제일 사람(?) 같았어요.


5. 오히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건 삼수생 강하늘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조급함과 불안함, 자신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 형에게 느끼는 부러움 섞인 적대감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어른도 청소년도 아닌 존재인 수험생의 심리를 짧은 분량이지만 인상적으로 포착해내고 있지요. 강하늘이 과거에 출연했던 <스물>보다도 말입니다. 재수를 경험해본 저이기에 공감이 많이 됐습니다.

또, 희한하게 이 영화는 두 주인공이 소통하는 장면보다는, 각 주인공이 그들의 가족들과 소통할 때 더 좋은 영화입니다. 특히 강하늘과 그의 아버지가 나누는 대화들은 참 좋더군요.






총평 : 멜로 영화인데 멜로 빼고 다 괜찮았던, 희한한 영화입니다.

+ 이 영화는 멜로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았는데요. 음… 영등위 위원분들이 영화 보다가 주무신 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딱! 12세 관람가가 적당해보입니다. 음… 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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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021-05-14 21:40:50

 저는 특별출연한 다른 배우님이 등장한 씬들이 정말 좋았어요. 감정표현도 충실했다고 느꼈구요. 오히려 두 주인공들이 너무 밋밋했던거 같아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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