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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프 뿌셔뿌셔 덕에 생각난 지리산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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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6-25 17:39:14


문프가 영축산 올라 맛나게 뿌셔뿌셔 드시는 인스타 사진을 보니 대학 1학년 여름방학 지리산 추억이 떠오릅니다.

역시 산과 바다에서 먹는 라면이 맛있고, 몸이 지쳐 만사 귀찮을 땐 끓이지 않고 뿌셔서 짭쪼롬 스프 솔솔 뿌려먹는 것도 일품이죠.

저의 지리산 라면 추억은 산 중턱까지 도로가 생기기 전이었고, 천왕봉을 오르려면 넉넉하게 2박3일로 잡던 시절입니다.

여름방학 장마 시작 때 과 동기 몇명과 기차로 남원까지 가서 지선 열차로 갈아 타고, 백무동 산장까지 버스로 가서 1박을 했습니다.

허름한 산장에 짐을 풀고, 주황색 삼양라면 봉지를 백열전구에 씌워 나이트 조명을 만들고, 플래시를 껐다 켰다 하며 소주병 들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습니다. 그러다가 전구에 라면 봉지가 눌어붙어 허걱했다는…

장마 시작이라 입산 금지령이 내렸지만, 관리인 출근 전 새벽에 출발했고, 중간에 두 녀석이 싸움이 났습니다. 한 친구가 자꾸 김치를 빼먹다가 또 한 친구와… 돌이켜 보면 정말 유치하죠. 그깟 김치가 뭐라고.

한참을 더 올라 정상 전 마지막 쉼터에 도착했는데, 입산 금지령과 장마를 뚫고 올라온 텐트도 사람도 많더군요. 한국사람들 말 참 안들어요^^;

또 하루를 캠핑하고 아침에 역시 삼양라면을 끓여 배를 따뜻하게 하고 정상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물이 문제였을까요. 세명이나 배탈이 난 겁니다. 그래서 정상을 코앞에 두고 세 녀석이 숲과 바위 틈에 내장 속 일부를 기부(?)했습니다. 대자연과 교감했달까…

정상에 올라 정상석 옆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해방춤을 추고, 친구들과 약속했습니다. “언젠가 각자 가정을 이루고 다시 뭉쳐 지리산에 오자!”

그러나 지금 그 친구들과는 연락 않는 소원한 사이가 됐습니다. 각자 사회물을 먹어서일까…

목놓아 타는 목마름으로 부르고 해방춤 추던 그 시절이 아련하게 그립습니다.
이눔들아! 어디서 다들 잘 지내고 있냐?
냐? 냐? 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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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22-06-25 17:31:07

그 시절(?) 지리산 산행은 다들 안봐도 비디오죠
여기 회원님들도 다종다양하지만 비슷한 지리산탐험기 많을 겁니다 ㅎㅎ
그 시절 지리산 동반자들 다들 잘 지내고 있냐? 냐? 냐?

WR
Updated at 2022-06-25 17:33:16

냐~~ 냐~~메아리~~ 탬버린~~

Updated at 2022-06-25 19:02:17

지리산 탐험 얘기가 나와서~

3명이 동네 뒷산 산행쯤으로 알고 9월1일 1박 2일 일정잡아 천왕봉까지 지도에서 가장 짧은 코스를 택했죠... 산에서 가장 짧다 = 가파르다는 건 다 끝나고 나서의 교훈이었고

당시엔 빨리 해치우고 오자라는 기분으로 삼겹살 사서 불판까지 짊어지고 오후 2시엔가 쌍계사 출발

오르고 올라도 산장은 보이지 않았고 거기에 몸은 기진맥진... 삼겹살 불판은 왜 그리 무거운지

어둠속에서 산을 헤매다 텐트 하나를 발견하고 그 옆에 생애 한번도 안쳐본 텐트 겨우 치고

부랴부랴 밥해먹고 텐트안에 드러누워 쉬는데 밤새 폭우가 폭우가 쏟아지더군요.

9월 초에 빗속 온도가 그렇게 추운지 몰랐습니다. 가벼운 이불 하나에 세명이 오돌오돌

잠이 올턱이 없죠... 다음날 새벽에 설잠 상태로 일어나서 아침 때우고 천왕봉까지 갔다가

남원쪽으로 내려온 게 밤 8시... 탈수 현상까지 겹쳐 어떻게 내려온건지

광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3놈이 골아떨어진 기억이 남니다.

WR
2022-06-25 18:53:36

제 경우 하행길이 쌍계사 쪽이었습니다^^

Updated at 2022-06-25 18:56:06

ㅎㅎ... 아마 저 이야기가 95년 일겁니다.

3명 중 1명은 미혼이고 아직도 연락합니다. 다른 1명은 주식놀음에 세상 때가 많이 묻은 것 같고

WR
2022-06-25 18:59:25

이런저런 삶 자체가 드라마네요

2022-06-25 19:00:32

즐거운 주말 되셔요 ㅎ

WR
2022-06-25 19:41:20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2022-06-25 20:11:43

다들 산신령이 도운 거죠
(무뜬금) 오래오래 살아요 우리...

Updated at 2022-06-25 20:18:43

군대갔다와서 젊으니까 무서울게 없던 시절이었죠... 벌써 반평생이네요... 건강하세요

2022-06-25 17:37:52

 생라면은 안성탕면......ㅎㅎ

라면 물올리고 기다리며 먹다보면 한봉지 다 부셔 먹는.......

WR
2022-06-25 17:40:56

생라면 좀 먹어본 사람들만 알죠.
이렇게나 맛이 다양하다니!

2022-06-25 18:17:48

해방춤....

오랜만에 듣는 군요.

WR
2022-06-25 18:49:31
2022-06-25 22:24:35

아닛 ㅋㅋ 뿌셔뿌셔 광고를 해주시다닠ㅋㅋㅋㅋㅋㅋ...

요새도 멜론맛 딸기맛 있나요?

WR
2022-06-25 23:05:41

ㅎㅎ 모르겠습니다. 저는 바베큐 맛으로 먹었습니다^^

2022-06-25 23:31:37
저도 다음날 아시아 식품점에서 보이면 하나 사먹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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