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문프 뿌셔뿌셔 덕에 생각난 지리산 추억
문프가 영축산 올라 맛나게 뿌셔뿌셔 드시는 인스타 사진을 보니 대학 1학년 여름방학 지리산 추억이 떠오릅니다.
역시 산과 바다에서 먹는 라면이 맛있고, 몸이 지쳐 만사 귀찮을 땐 끓이지 않고 뿌셔서 짭쪼롬 스프 솔솔 뿌려먹는 것도 일품이죠.
저의 지리산 라면 추억은 산 중턱까지 도로가 생기기 전이었고, 천왕봉을 오르려면 넉넉하게 2박3일로 잡던 시절입니다.
여름방학 장마 시작 때 과 동기 몇명과 기차로 남원까지 가서 지선 열차로 갈아 타고, 백무동 산장까지 버스로 가서 1박을 했습니다.
허름한 산장에 짐을 풀고, 주황색 삼양라면 봉지를 백열전구에 씌워 나이트 조명을 만들고, 플래시를 껐다 켰다 하며 소주병 들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습니다. 그러다가 전구에 라면 봉지가 눌어붙어 허걱했다는…
장마 시작이라 입산 금지령이 내렸지만, 관리인 출근 전 새벽에 출발했고, 중간에 두 녀석이 싸움이 났습니다. 한 친구가 자꾸 김치를 빼먹다가 또 한 친구와… 돌이켜 보면 정말 유치하죠. 그깟 김치가 뭐라고.
한참을 더 올라 정상 전 마지막 쉼터에 도착했는데, 입산 금지령과 장마를 뚫고 올라온 텐트도 사람도 많더군요. 한국사람들 말 참 안들어요^^;
또 하루를 캠핑하고 아침에 역시 삼양라면을 끓여 배를 따뜻하게 하고 정상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물이 문제였을까요. 세명이나 배탈이 난 겁니다. 그래서 정상을 코앞에 두고 세 녀석이 숲과 바위 틈에 내장 속 일부를 기부(?)했습니다. 대자연과 교감했달까…
정상에 올라 정상석 옆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해방춤을 추고, 친구들과 약속했습니다. “언젠가 각자 가정을 이루고 다시 뭉쳐 지리산에 오자!”
그러나 지금 그 친구들과는 연락 않는 소원한 사이가 됐습니다. 각자 사회물을 먹어서일까…
목놓아 타는 목마름으로 부르고 해방춤 추던 그 시절이 아련하게 그립습니다.
이눔들아! 어디서 다들 잘 지내고 있냐?
냐? 냐? 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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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지리산 산행은 다들 안봐도 비디오죠
여기 회원님들도 다종다양하지만 비슷한 지리산탐험기 많을 겁니다 ㅎㅎ
그 시절 지리산 동반자들 다들 잘 지내고 있냐? 냐? 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