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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UHD-BD 리뷰 -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트릴로지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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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1-01 13:36:15

11월의 첫날, 제가 DP에 올리는 129번째 4K UltraHD Blu-ray(이하 UBD) 리뷰는 [ 기동전사 건담 ] 극장판 트릴로지 박스 UBD입니다.

본 극장판의 원작인 TV 애니메이션 [ 기동전사 건담 ](전 43화)은 1979년부터 1980년까지 일본내 TV 방영/ 2019년에는 한국에서도 우리말 더빙 방영(재능 TV, 전 42화 방영)되었으며,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소위 '리얼 로봇물'(보통 그럴듯한 과학적 설정과 사실적인 시대상 혹은 정치 요소를 도입하여, 권선징악적인 주제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를 보여준 로봇물)이란 개념의 시초가 된 작품입니다. 

 

그리고 1981년과 1982년에 걸쳐 총 3부작 기획으로 일본내 극장 개봉된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은, 원작 TV판을 재편집하고 일부 신 작화를 추가 + 음성 역시 전면 재더빙하여 제작되었습니다. 기획 의도 자체는 당시 대히트했던 '우주전함 야마토' 극장판을 의식하여 비슷한 짓을 해보자는 속보이는 것이었지만, 토미노 감독의 고집과 관객들의 호응 덕에 기획사 원안보다 훨씬 넉넉한 3부작까지 진행되어 본래 토미노 감독이 원했던 것(스폰서의 입김으로 추가된 엉성한 일부 메카들, 에피소드를 쳐내고 싶다/ 총작화감독 야스히코 씨가 후반에 빠지면서 작화 레벨이 무너진 것이 마땅찮았다 등)을 제대로 실현한 '완성된 (퍼스트)건담 애니메이션'이 되는 성과도 있었고.

 

그 극장판 3부작이 개봉 40주년이 목전인 2020년 10월에 UBD 박스로 등장. 그동안 모든 메이저 영상 매체로 나왔던 이 작품이 UBD에선 어떤 모습으로 되살아나는지, 본 리뷰에선 그에 대해 논합니다.

 

- 카탈로그 스펙

 

Disc1 [ 기동전사 건담 ]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전체용량 91.8G/본편용량 88.2G, HDR10

영상스펙 2160/24P(HEVC)/ 화면비 1.33:1/ 비트레이트 79.87Mbps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16/48, 일본어) & LPCM 모노럴(24/48, 일본어  * 2.0ch 컨테이너)

자막: 일본어

 

Disc2 [ 기동전사 건담: 슬픈 전사 ]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전체용량 88.4G/본편용량 84.7G, HDR10

영상스펙 2160/24P(HEVC)/ 화면비 1.33:1/ 비트레이트 79.85Mbps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16/48, 일본어) & LPCM 모노럴(24/48, 일본어  * 2.0ch 컨테이너)

자막: 일본어

 

Disc3 [ 기동전사 건담: 해후의 우주 ]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전체용량 92.7G/본편용량 89.0G, HDR10

영상스펙 2160/24P(HEVC)/ 화면비 1.33:1/ 비트레이트 79.84Mbps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16/48, 일본어) & LPCM 모노럴(24/48, 일본어  * 2.0ch 컨테이너)

자막: 일본어

 

세 편 모두 영상 비트레이트가 평균 수치도 80M대에 육박하며, 편차도 거의 없는 고 스펙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스펙을 뜯어 본 4:3 화면비 타이틀 중 최고 수치. 다만 관심을 모았던 돌비 앳모스 트랙은 16비트 스펙으로 수록되어,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 서플 사항 

 

수록 서플은 UBD/ BD에 공통 수록. 다만 각 편의 오리지널 특보(UBD는 4K 버전)과 예고편(UBD는 4K 버전) 뿐입니다.

 

DISC 1

  • 예고편 (3분 30초)
  • 오리지널 특보 (1분 8초)
(* 같은 서플을 UBD는 2160P/HDR & LPCM 16/48 수록. BD는 1080p/SDR & 사운드 동일.)

(* 이하 D2, D3도 영상/음성 스펙은 동일하게 수록)

 

DISC 2

  • 예고편 (3분 28초)
  • 오리지널 특보 (1분 17초)


DISC 3

  • 예고편 (3분 34초)
  • 오리지널 특보 (1분 7초)

 

놀랍게도(일본 애니메이션이면 평범하게도?) 박스 정가 3만엔 짜리 타이틀에 서플은 달랑 이것들뿐. 논평하기 민망한 수준이라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

 

 

- 영상 퀄리티

* 리뷰에 게재하는 UBD 스크린 샷은 모두 HDR10을 피크 휘도 150니트로 톤 맵핑한 결과물입니다.

* 캡처한 UBD 스크린 샷의 색감과 명암은 개개인의 실제 재생 결과물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은 전편 모두 개봉 당시의 35mm 마스터 포지티브 필름이 남아 있으며, 이번 UBD 발매를 위해 전면 재스캔 & 마스터링을 거쳤습니다.(셀화 전사가 완료된 후의 건판이기에, 네거티브가 아닌 포지티브 형태로 제작/ 보존) 작업은 우주세기 건담 애니메이션 중 최초로 UBD화(모든 건담 애니메이션 중 최초는 '기동전사 건담 썬더볼트 December Sky' UBD) 된 [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의 UBD화 작업을 담당했던 큐텍이 계속해서 담당.

(UBD 스크린샷. 150니트 기준 맵핑이며, 후술하는대로 TV 휘도 스펙이 받쳐주는 경우 이보다 밝게 나옴)

 

작업 과정 역시 역습의 샤아 당시와 동일하게, 포지티브 필름 > 5K/ 16비트 스캔 > 이를 4K/ 10비트로 데이터 컨버트하여 새로운 디스크용 마스터를 작성.(스캐너는 현재 헐리우드제 필름 영화의 UBD화 작업 시에 가장 많이 쓰이는 스캔기인 LASER GRAPHICS사의 ScanStation) 이후 필름의 거스러미나 각종 열화의 보정, 더불어 토미노 감독이 주문한 '필름의 분위기를 남기고 싶다.'는 의사를 반영하여 입자감을 남기는 리마스터링 > HDR용/ SDR용(동봉 BD 수록용)으로 분류하여 컬러 그레이딩 작업을 거쳐(HDR용은 이때 HDR10 그레이딩도 실시) 완성되었습니다.

(UBD 스크린샷. 이하 별도 언급이 없으면 모두 동일.) 그럼 어떤 모양새로 달라졌는지, 아무로의 첫 격추 상대인 진 씨를 불러 알아봅시다. 자, 진 씨? 좀 나와 보십시오. 댁을 DVD부터 UBD까지 네 번 찍느라 고생했수다.


이건 건담 30주년 기념으로 출시되었던 DVD의 스크린 샷. 비교하기 좋게 2880x2160 리사이징한 것으로, 이 때 작성한 디지털 스캔 데이터가 구판 BD에도 그대로 쓰였습니다.

이건 구판 BD 스크린 샷. DVD 형님에 맞춰 (좌우 블랙바 자르고)2880x2160 리사이징한 것으로, 선명도와 색순도가 다소 개선되고, 디지털화 후 트리밍 처리가 달라지면서 같은 순간에서 상하좌우 그림 비율과 크롭 상태가 변경.

이건 UBD 패키지에 동봉된 신판 BD 스크린 샷. 역시나 (좌우 블랙바 자르고)2880x2160 리사이징했으며, 이번 UBD화를 위해 스캔한 데이터를 그대로 2K/SDR 다운 컨버트하여 수록. UBD와 스캔 면적 및 트리밍 처리 방식이 같기 때문에 그림 면적 보정이 가장 정확한 BD지만, 별매되지 않고 오로지 UBD 패키지 내 동봉으로만 입수 가능한 게 단점.

마지막으로 UBD. 이건 좌우 블랙바만 크롭하여 2880x2160화. 앞서 언급했듯이 150니트 맵핑 때문에 스샷에선 휘도 스펙이 받쳐주는 TV 등의 실제 출력 화면보다 어둡게 찍혔지만, 같은 5K 스캔 마스터를 썼어도 2K 다운 컨버트한 신판 BD와 4K 다운 컨버트한 UBD 사이의 미세 디테일 차이 & 압도적인 비트레이트 수치에 따른 정갈한 그레인 상태 등은 스샷을 1:1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이게 DVD(2880x2160 리사이징). 눈 썩겠다 치워라, 고 하시지 말고 자자.

구판 BD(2880x2160 리사이징). DVD에 비해서 상하 트리밍 상태가 조금 더 좋고 선명해졌지만, 동일 스캔 마스터를 썼기 때문에 색 경향과 거스러미 처리 상태는 오십보 백보.

계속해서 UBD 패키지에 동봉된 신판 BD 스크린 샷. 역시나 2880x2160 리사이징으로, 동일한 순간에 구/신 마스터 간 좌우 크롭 상태의 차이가 제일 심한 장면 중 하나. 

마지막으로 UBD. 이 장면은 초반 제외하면 주로 지상전이 나오기 때문에 어두운 채색이 별로 없는 극장판 1편에서 전반적으로 가장 칙칙한 장면이라, 이번 UBD화에서 HDR화/ 컬러 그레이딩의 주안점으로 삼았던 '블랙의 음영을 되도록 깊게 표현하는 것'이 어떤 방향성인지 잘 보여줍니다. 

자, 그럼 이제부턴 구시대 유물인 DVD는 치우고 대조하기 좋게 바로 구판 BD.(3840x2160 리사이징)

이게 UBD 패키지 내 신판 BD.(3840x2160 리사이징) 여기서 이미 대개의 경향차에 대한 답은 나오고...

이건 같은 장면의 UBD. 구판 BD 대비 월등한 정세도 개선/ 신판 BD 대비로도 더 나은 수준(우하단 지옹그의 뿔 등을 대조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이며, 앞서 HDR/ 컬러 그레이딩 처리에서 논한대로 우주 공간 블랙의 깊이, 그레인감, 디테일의 정세함 모두 개선된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역시나 이게 구판 BD.(3840x2160 리사이징)

UBD 패키지 내 신판 BD.(3840x2160 리사이징)

같은 장면의 UBD 스크린 샷. 계속 말하지만 UBD 스샷이 맵핑 처리 때문에 밝기가 다소 어둡게 나오는데, 본 UBD는 최대 1000니트/ 평균 400니트 스펙으로 HDR 그레이딩 처리했기 때문에 > 실제 OLED C9 등 800-900니트 가량의 최대 휘도 스펙을 낼 수 있는 TV에서 보면, 전체적인 화면 밝기는 동봉 BD보다 좀 더 밝고 광원은 훨씬 쨍하면서도/ HDR 처리와 상대적인 안시 명암비 효과로 블랙은 더 가라앉아 보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이번엔 구판 BD의 가르마 도련님.(3840x2160 리사이징)

UBD의 가르마 도련님. 가르마 도련님이 그렇다는 건 아닌데, 참고로 UBD에서도 1-3편 모두 화면 미세 떨림은 BD보다 다소 줄어들었으나 아예 없어진 건 아닙니다. 특히 화면이 팬 이동하는 장면에서 같이 미세하게 떨릴 땐, 사람에 따라 약간 정신 사나울 수도? 

(UBD 스크린 샷)그리고 DVD 시절보다 BD 시절에 더 그랬고, UBD에선 더더 그래진 좀 우스운 부분 하나. 일단 이건 UBD의 스크린 샷이며, 바로 다음 스크린 샷의 직전 장면입니다.

(역시나 UBD 스크린샷) 위 스크린 샷의 바로 다음 장면. 이런 식으로 필름 상태 차등이 심한 구간들(특히나 TV 방영용 16mm 전사 필름을, 극장용 35mm 필름에 프린트하고 > 바로 다음으로 극장판 신 작화로 새로 그린 부분들을 새로 전사해 이어붙인 경우)이 바로 이어지는 장면들에선 어쩔 수 없이 선명도 차이가 나는데, 주로 총작감 야스히코 씨가 복귀해서 새로 그린 장면이 많은 극장판 3편에서 이런 괴리가 많습니다. 물론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선명한 UBD에서 이런 부분들의 괴리감이 가장 심한 편.

그렇다고는 해도 이 UBD는, 큐텍의 담당자가 밝힌대로 a. 제작 당시의 색체 설계를 어그러뜨리지 않는 것을 의식하면서, b. 돌발적으로 나타나는 광원들은 그 '반짝임'을/ 투과광의 빛은 '강렬함'을 살리는 한편, c. 연속으로 점멸하는 빛은 보다 약하게 표현함으로써 = 그 특성차를 충분히 살리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것은 모두 HDR 그레이딩을 '광원 표현'에 핀 포인트로 집중시켰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본 UBD는 a. 현존 가장 선명한 (퍼스트)건담 극장판이며 b. 현존 (퍼스트)건담 극장판 매체 중 가장 깊은 블랙/ 가장 펀치력 있는 광원을 보여줍니다. 물론 필름 상태의 한계 등으로 인해 UBD에서도 투미해지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며, 컬러면에선 어디까지나 원 채색을 최대한 보여주는 데 집중했지 무슨 광색역다운 싱싱한 확장감을 보여주진 않으므로 = 그냥 이 UBD만 보면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는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실제로는 위 스샷 등에서도 (특히 밝기나 색감 체감이 충분하지 않지만, 그레인 등 디테일에서)비교 가능하듯 과거 다른 어떤 (퍼스트)건담 극장판 중 가장 나은 화질 매체입니다.

큐텍에선 본 UBD화의 최종 목표를 ''지금까지 재현하지 못했던 필름의 맛을 재현하여, 극장에서 본 인상에 최대한 근접시킨다'라고 밝혔는데, 위에서 자세히 서술했듯이 실제로 이 목표는 '되도록 꽤' 달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아날로그 필름 애니메이션의 UBD화 중에선 충분히 잘 된 케이스라 꼽고 싶고, DVD나 구판 BD를 가진 (그정도로 좋아하는)분들에게도 (가격만 좀 눈을 감는다면)권하고 싶습니다.

 

 

- 음성 퀄리티


건담 극장판 트릴로지 UBD(및 패키지 동봉 신판 BD)는 스펙 항목에서 언급한대로, 2종의 음성을 수록했습니다. 오리지널 모노럴 음성(LPCM 2.0, 24/48 컨테이너)과 & 오리지널 ME(BG와 SE 믹스) 믹스를 기초로 하여 컷에 따라 신별로 적절한 환경음을 새로 녹음하여 보충한 돌비 앳모스 믹싱.(절.대.로 20주년 기념으로 만든 특별판의 신 더빙 + BG 재편집으로 만든 5.1ch 기반이 아닙니다. 그놈은 영원히 파묻어야...)

 

a. 오리지널 트랙

일단 오리지널 모노럴 음성은, 구판 BD의 그것들에 비해 확실하게 개선. 단지 보통 리마스터 하면 떠올리기 쉬운 S/N을 비롯한 선도 개선은 오히려 크게 어필하지 않는 편이고, 대신 전체적으로 음이 두텁게 + 무게감 있게 나옵니다. 이 당시엔 선택받은 MS나 쓰던 병기였고 성능 확실했던 빔 라이플 발사음(바주카 발사 시에도 써먹어서 쓴웃음 짓게 만드는)이라든가, 주로 샤아가 탄 기체들이 연방군 기체들을 척살할 때 나오는 효과음 등이 상당한 혜택을 보았습니다.

아울러 당시의 유명 뮤지션 이노우에 다이스케 씨가 작곡하여 TV판과 다른 극장판만의 한 방을 확실하게 들려주었던 극장판 2, 3편의 주제가들- 개인적으로 특히 좋아하는 2편의 주제가 '슬픈 전사'는 이오기 린(토미노 감독의 작사용 필명)이 쓴 그 뭔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가사(특히나 '죽으러 가는 남자들은 지켜야만 하는 여자들에게, 죽으러 가는 여자들은 사랑하는 남자들에게-' 이거)와 가락의 어우러지는 맛이, 단연코 UBD가 지금까지 나온 모든 매체 중 제일 좋습니다. 약간 탁하고 다이나믹스도 좁지만, 그 구수한 노래와 두터워진 음성이 상당한 감정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편.

때문에 냉정하게 평하면 한 85점 정도나 된다 싶은 UBD 수록 오리지널 음성은, 여러모로 분위기만은 잘 잡아주는 편입니다. 아무튼 제 개인적으론 이 극장판 3편 마지막 장면들을 지금까지 서로 다른 매체로 몇 번이나 다시 봤지만, 이번 UBD로 들었던 (이 마지막 장면에 흐르는 주제가)'해후'가 가장 감동이 컸네요. 

 

b. 돌비 앳모스 트랙

한편 이번 건담 극장판 UBD의 세일즈 문구 중 하나였던 '건담 애니메이션 최초의 앳모스 음성!'은 어떤가 하면... 일단 스펙이 16/48(그래도 평균 비트레이트는 3.2Mbps 정도 챙겨줬지만)이란 것도 있거니와 전술한대로 어디까지나 오리지널 ME가 베이스기 때문에 새로 녹음한 효과음들의 선도도 비슷하게 다운시켜놔서 > 역시나 S/N감이나 음의 선명함은 오리지널 모노럴 음성과 대동소이합니다. 

애초에 이 건담 극장판 사운드의 앳모스화 전제는 [ 극단적인 이동감이나 분리감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과거 봤던 사람이나 이번에 처음 보는 사람이나 '예전엔 이런 소리였구나'고 생각하게끔 하는 자연스러움 ]이었습니다. 때문에 앳모스 트랙에서 소리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센터 채널이며, 전방 3채널이 가장 많이 울립니다. 서브우퍼에 분배한 저역의 타격감도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 편이고.

그래서 이 UBD의 앳모스에서 천장 채널 운영은 우주 공간의 전투 같이 명백히 머리 위에서 소리가 울려야 맞다 싶을 때 정도로 한정되며, 보통은 폭발음이나 (동굴 등에서 울리는)타격음이 자연스럽게 '번지는' 듯한 느낌을 내기 위해 거드는 정도입니다. 때문에 별도 설명이 없더라도 이 UBD 앳모스 트랙의 전체적인 방향성은 '자연스러운 공간감'에 집중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으며, 그래서 전술한 전제대로 '극단적이지 않은, 그럴 법했다 싶은 공간 음장 표현'이 제법 잘 펼쳐집니다.

단지 '자연스럽다'는 건 바꿔 말하면 위화감은 덜해도 뭔가 확실한 어필력은 없다는 이야기고, 실제로 그렇습니다. 더불어 앳모스 트랙은 오리지널 모노럴 트랙보다 '두터운 맛'이 좀 떨어져서, 별달리 앳모스 효과가 없는 신들에서는 (듣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오히려 오리지널 트랙의 '구수하게 두터운' 그 맛이 더 와닿을 거란 생각은 드네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좀 후하게 평하면 '시도는 재미있었다' 정도? 는 된다고 봅니다. 어차피 이 80년대 작품의 당시 녹음 품질을 가지고, 오버헤드 스피커가 시시때때로 울려대고 + 강력한 저역과 신나는 리어 서라운드가 펑펑 터지는 물건을 만들었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했을 것이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볼 땐 '재미'란 측면까지 감안하면 한 87점 가량은 되는 사운드고, 앳모스 시스템을 갖춘 분이라면 오리지널 음성 재생이 좀 질렸을 때 기분 전환 삼아 틀어볼 정도는 됩니다.

 

 

- 첨언 

샤아 아즈나블, 보다시피 군인이다.jpg < 같이, 이 작품은 직접 본 적은 없어도 어디선가 관련 유행어(?) 한둘쯤은 들어 본 적 있는 사람도 나올 정도로 여러모로 유명한 '명물'입니다. 이 작품을 전혀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자세히 설명하려고 들면 뭔가 할 말이 엄청나게 길어지기 때문에, 정리 멘트는 그냥 이 정도로만 쓰고요.

 

그보다는 쓸 말을 좀 줄일 수 있는, 그저 개인적인 호감에 대해 말하라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담 관련 작품은 예나 지금이나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입니다만, 그 샤아와 아무로가 있게 한 가장 첫 건담 '기동전사 건담' 역시 그에 버금 갈 정도로는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이야기를 따라갈 수록 꿀꿀해지고 끝내 마모되는 '기동전사 제타 건담'보다는, 점차 닳아가긴 했어도 끝에는 '나에게도 돌아갈 곳이 있다'라는 결론으로 마무리되는 이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는 것이지요.

더구나 당시의 로봇 만화에서, '(알기 쉬운)정의'를 내세우지 않는 '심약한'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창작자에게 커다란 모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주인공이 피아간 진흙탕 같은 전쟁 속에서 끝내 살아남아, 자신이 돌아갈 곳 그리고 동료들과 해후하는 마지막은 언제나 감동적입니다.

 

그러한 이 '고전'을 UBD로 만들려는 시도는... 괜찮았습니다. 과거 어떤 매체보다 크건 적건 '개선' 아니면 최소한 '개선의 의지'는 보여줬다고 보고요. 아쉬운 건 역시나 빈약한 서플과 비싼 가격(박스 정가 3만엔)이겠지요. 그래서 아주 전면적으로 권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에 추억을 가진 어른이분들에겐 같이 보자는 말씀 정돈 드리고 싶습니다.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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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11-01 00:17:34

추천에 부러움과 감사를 더해 보냅니다.^^
디ㅡ오리진 tv를 안한다면 본편도 극장판을 해주었음 하지만....쉽지 않겠지요?

WR
2020-11-01 06:55:05

섬광의 하사웨이 극장판 끝난 다음엔 어떻게 생각해 볼 지도 모르겠는데... 관건은 퍼스트 건담보다 잘 팔리는 후속작들이 없어야 한다는 거라.

Updated at 2020-11-01 01:11:22

막눈이라 솔직히 신판 BD랑 UBD 차이는 스샷 상으로는 모르겠군요.
구판 BD하고는 그래도 좀 차이가 느껴지긴 합니다만.. ^^
화질보다는 사운드가 제대로 된 환경에서 들으면 어떨지 궁금하네요.

딴이야기지만 오늘 제타 건담 극장판 삼부작도 오랜만에 다시 봤는데 처음 봤을땐
어색했던 토 영감님의 참회(?)에 가까운 새로운 해석과 결말이 다시 보니 의외로 좋더라구요.
이 퍼스트 극장판보다는 못했지만 특유의 절묘한 엑기스만 쪽쪽 우겨넣은 듯한 편집
(로자미아 부분은 아쉽지만)도 좋았고 무엇보다 액션씬의 역동적인 연출은 신작화의 위력과
더불어 진짜 감탄스러웠습니다. 티비판에선 토 영감이 액션신 연출에 관여하지 않았었다던데
직접 손대면 어떤 결과물을 보여주는지 여실히 느끼게 해줬다고나 할까요.
퍼스트 극장판은 아쉽게 구입까진 가지 않았지만 만약 제타 극장판이 UBD로 나온다면 그건
가격 상관없이 사고 싶네요. 그때도 리뷰 미리 잘 부탁 드립니다. ^^

WR
Updated at 2020-11-01 07:18:34

1.

스샷에서도 그레인 처리라든가 세부 디테일면에서 UBD가 조금 더 좋게 나오지만(스샷을 둘 다 다운받아서 PC상에서 AB 비교해 보시면 그나마 눈에 띌 듯?), 본문에 언급했듯이 UBD는 휘도가 받쳐주는 환경에선 신판 BD보다 약간 더 밝으면서도 명암 다이나믹스가 더 높게 와닿기 때문에 좋습니다. 

 

사운드는 살집 외에도 UBD(및 신판 BD) 쪽의 S/N이 아무래도 좀 더 좋기 때문에, 구판 BD 대비로도 상대적으로 깔끔하게 들리고요. 앳모스 효과도 가끔 재미있게 울릴 땐 휘파람 불 정돈 됩니다.^^

 

2.

제타 극장판이나 이 퍼스트 극장판이나 편집이 아주 좋아서, TV판 주구장창 달리기 뭣하면 확실히 좋긴 합니다. 단지 제타는 신 작화 괴리감이 너무 심해서 볼 때마다 애매한데, 그래도 UBD 나온다면... 사다 리뷰하고 있긴 하겠네요.

2022-09-26 09:21:57

딱 저와 같은 생각이십니다 ㅎㅎㅎ 다만 전 일어를 몰라서 그림만 보는 지경이라 보다보면 지루해지긴 합니다 ㅠㅠ 

그래도 출시되면 Z 건담은 꼭 사고 싶네요

Updated at 2020-11-01 01:47:34

자세한 리뷰 감사합니다.
스샷으로 보면 개인적으로 UBD보다 신판 BD의 화질이 더 마음에 드는군요.
UBD는 살짝 답답해진 느낌이 들고 신판 BD가 좀 더 깨끗하게 보입니다.^^

WR
Updated at 2020-11-01 07:19:38
본문에도 논했지만, UBD는 휘도가 받쳐주는 TV에서 보면 신판 BD보다 전체적으로 화면이 좀 더 밝으면서도 명암 다이나믹스가 더 높게 와닿기 때문에 좋습니다. 깔끔함 역시 더 쉽게 눈에 띄고요.

 

다만 지금도 (이 UBD의 명부 클리핑이 그나마 좀 줄기 시작하는)최대 400니트대 휘도라는 조건조차 제대로 클리어하는 HDR 디스플레이가 많지는 않아서, 그런 점에선 (실제 디스플레이 출력 결과도 스샷과 별반 다르지 않은) 신판 BD가 두루두루 어필하기 좋은 편이긴 합니다. 문제는 신판 BD가 UBD 패키지 동봉으로만 제공된다는 것이겠지요.

2020-11-01 02:47:18

제 눈에는 신판이 낫긴 하네요.^^

스샷으로는 UBD와 비교가 불가능하니..
3만엔이라.. 많이 비싼데 소장욕을 불러일으키는 물건이긴 합니다. ㅠㅠ

WR
1
Updated at 2020-11-01 07:21:37

그래서 본문에서도 열심히 글을 통해 신판 BD 대비 UBD의 강점도 논했는데, 아무래도 스샷의 목소리(?)가 더 크다보니 별 수 없네요. 하기는 신판 BD도 마스터는 UBD랑 같고 단지 2K/SDR 다운 컨버트한 것이고, 아무래도 디테일이 제한되는 애니메이션이니 5K > 2K 다운 컨버트로 밋밋해지는 맛이 적은 데다 & SDR의 일정한 명암 다이나믹스 덕에 어떤 디스플레이에서도 스샷과 비슷하게 나오는 강점이 있으니.

 

근데 가격이 사람 고민스럽게 하는 물건인 건 뭔 말을 해도 커버 불가능하긴 합니다. 서플도 빈약한(북클릿은 볼 만하지만 판형이 작아서 눈 아프고;) 극장판 세 편에 저 가격이라.

Updated at 2020-11-01 22:27:54

드디어 정신(?)을 차렸는지 일본셀애니 UBD에서 이정도 그레인을 볼줄이야...

색감은 스샷상으로는 모르겠지만 디테일면에서는 UBD의 압승이네요...

이 작품이 앞으로 나올 셀애니UBD의 기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신판BD도 구판BD와 비교하면 상당히 잘 나왔군요.(지옹그 구판BD장면에서 매크로블로킹..) 

요즘 애로우 작품들을 보면 LASER GRAPHICS사의 ScanStation을 사용하고 퀄리티면에서 개선이 된 걸 느낄 수 있는데 건담 극장판도 그런 경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 UBD는 또 어떤 작품이 어떤 퀄리티로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근데 지옹그 장면에서 신판BD와 UBD의 스샷이 같은 거 같습니다...

 

추가 : 다시 한번 확인해보니 애로우에서 요즘에 사용하는 스캐너가 ScanStation이 아니라 상위기종인 Lasergraphics Director이네요..ScanStation 사용으로 인한 개선은 추측성이 크고 조지마님 말씀대로 큐텍의 노하우가 좋아진 탓이 더 크겠네요.

https://www.phileweb.com/news/d-av/201711/16/42613.html Lasergraphics Director에 대한 일본쪽 기사

WR
Updated at 2020-11-01 07:10:59

스캔 스테이션 파워도 있고, 큐텍의 전반적인 HDR화 노하우도 계속 좋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큐텍이 일본 필름 영화의 UBD화를 대거 담당하면서, 이런저런 보고듣는 게 있을 것이니.

 

아울러 휘도 받쳐주는(최소한 최대 휘도 600니트대라도 나오는) HDR 디스플레이에선 색감도 UBD가 신판 BD보다 더 산뜻한 인상으로 나옵니다. 저도 꽤 마음에 든 그레인 처리를 비롯해서 전반적인 디테일은 스샷으로도 체감 가능하긴 한데, 역시나 OLED 등에서 직접 보는 맛에는 스샷이 미치지 못해서. 


PS:

지옹그 UBD 스샷 교체했습니다. 역시 새나라의 어린이는 자정에 뭘 하면 졸려서 실수가...

2020-11-03 23:18:36

DVD로도 국내 정발이 되지 않은 것을 보니
4K 정발은 망상에 가까운 듯 해서,
언어와 가격의 장벽을 낮춰줄 북미판을 기대해 봐야겠네요;;
WR
2020-11-04 08:57:27

근데 역샤랑 F91 UBD 일본 초판이 2년 전에 발매했는데 아직 북미판 소식이 없으니...

2022-09-26 09:26:01

 다 좋습니다 ^^ 가격이 관세 내야하는 금액이라는것이 그림만보는 컬럭터 입장에서 가장 큰 걸림돌 ㅠㅠ

대사 알아들으면 무조 고~~ 고~~ 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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