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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감상기] 독일 드라마: 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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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14 22:02:10


독일 드라마 Unsere Mutter, unsere Vater - 직역하면, 아니 직역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라는 제목을 가진 이 드라마는 2013년 5월에 3부작 미니 시리즈 형식으로 독일 ZDF라는 방송국에서 방영한 작품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최대이자 최악의 전장으로 불렸던 독소(혹은 소독) 전쟁을 주 소재로 삼은 이 드라마에 관심을 가진 것은, 먼저 감상한 지인의 단편적인 이야기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를 끄는 요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얼치기 밀리터리 마니아로서의 흥미 - 고증이 좋다더라, 하지만 가끔 실수도 한다더라 - 라던가, '전범국' 독일이 그려낸 침략전쟁 드라마에 대해서 같은 '전범국'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나름대로 챙겨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유발하는 흥미 - 꼬집어 말하자면 두 국가의 종전후 태도 차이에 대한 대비 - 등이 그것. 그래서 독일 아마존을 통해 공수한 당 드라마 BD를 살펴보는 것으로 그 개인적인 흥미를 아울러 곁들여 풀어놓아 보려 합니다.


1. 디스크 스펙

...Disc 1
BD-ROM 듀얼 레이어(50G), 전체용량 34.2G/본편용량 33.0G
영상스펙: 1080i50(AVC)/ 16:9, 음성스펙: DD(16/48) 독일어 5.1ch(384kbps) & 2.0ch(192kbps), 자막 없음

...Disc 2
BD-ROM 듀얼 레이어(50G), 전체용량 32.4G/본편용량 17.4G
영상스펙: 1080i50(AVC)/ 16:9, 음성스펙: DD(16/48) 독일어 5.1ch(384kbps) & 2.0ch(192kbps), 자막 없음



당 BD는 50hz/ PAL 타이틀입니다. 따라서 BDP가 50hz/PAL - 60hz/NTSC 컨버트를 지원하던가 연결하는 디스플레이가 이를 지원해야만 정상적으로 재생,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국내 정발된 PS3는 아예 50hz/ PAL 출력을 지원하지 않아서 이 BD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고, 이를 지원하는 BDP라도 역시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디스플레이에 연결하면 화면이 나오지 않습니다.(ex: 정발 삼성 TV. 단, 모든 모델을 테스트한 것은 아니며 정책이 바뀌었을 수 있으므로 그경우 제보 부탁드립니다.)


2. 영상 퀄리티



당 타이틀의 영상 퀄리티는 드라마, 1080i라는 간판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물론 세부 디테일, 질감의 표현, 화면의 깊이감 등의 측면으로 볼 때 그 촬영 카메라가 어떻건 당 디스크에 수록되어 출력되는 수준이 헐리우드제 상급 이상 화질의 타이틀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뭐 이런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BD'라는 미덕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실외씬에서의 광원, 옷을 포함한 인물의 드러나는 모습 등을 통해 가늠해 본 계조 표현 등의 요소에서 당 BD는 분명 평균 ~ 혹은 그 이상은 된다고 사료됩니다. 꼭 같은 맥락의 화면 구성이라 할 수는 없겠으나 일본에서 발매된 우리나라 드라마 BD중 '뿌리깊은 나무' BD를 한 번 본 일이 있는데 이 '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 BD도 적어도 가장 좋아보이는 화면은 (일본반)뿌나 BD의 화면에 비견할 수 있지 않나 그런 감상이 들었습니다.




다만 실내씬에서는 야외씬에 비해 그 화질의 평균도가 다소 낮아지는 느낌이며 앞서 언급한 뿌나 BD가 전반적으로 A급 화질이라고 할 수 있는 반면 당 BD의 평균 화질은 B+ 정도로 말씀드리는 게 좋겠다는 인상입니다. 물론 인터레이스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들 - 특히 '움직이는 화면'에서의 프로그레시브 영상과 쉽게 보이는 격차 - 도 산재하고 있고. 다만 이 영화가 전쟁 영화라는 이유도 있어서 그렇나 약점들이 꼭 약점으로만 부각되는 건 아닙니다. 일부러 카메라를 떨면서 촬영했던 [라이언 일병 구하기] 초반 씬 같이, 너무 정제된 화면, 선명하고 쨍한 화면만 나오면 전쟁터 인상이 약해진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인지라.

 

좋다, 나쁘다를 왔다갔다 하다보니 다소 한마디로 묶어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개인적인 총평은 '내용 감상을 방해하지 않을만한 화면 품위는 갖추었다.'로 종합하고 싶습니다. 다만 이것이 꼭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합치하기 위해 그리했다기 보다는 그럴 수 밖에 없어서 그랬다 같은 느낌으로 비친다는 건 있지만 거기서야 말로 이 작품이 '드라마'니까. 라고 이해해 달라는 카드를 내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써놓고도 좀 기이한 비평같기는 하네요.^^;


3. 음성 퀄리티



당 타이틀의 음성 수록 스펙은 DVD 시절을 방불케 하는 돌비 디지털 + 그다지 높지 않은 384kb라는 스펙이지만 실제로 들어볼 때는 역시 화면처럼 긍정할만한 구석이 있는 수준으로 들립니다. DVD 시절 많은 전쟁 영화들이 그랬지만 이 타이틀도 어느정도 음질과 순 다이나믹스의 열악함을 특정 구역의 볼륨 뽕 같은 것으로 해결하려 한 구석은 있는 것으로 들리지만 2채널만 덜렁 수록하고 마는 드라마 BD들도 있음을 감안하면 그래도 멀티채널이 종종 귀를 즐겁게 해주는, 그리고 간혹 깜짝 놀라게도 해주는 마치 '서커스적' 미덕도 갖추고 있다고 약간 웃음기 서린 이야기를 해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서커스적이라고 해서 이 작품의 BGM이나 수록 수준이 우습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 데다가 약간의 화장을 했다 이런 느낌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독일어에는 조예가 깊지 않아(학교때 제2외국어 배운 게 전부이고 그나마 기억하는 건 거의 없습니다.) 그 발음이 정확하게 들린다 어쩐다를 평할 수 없으나 인물의 표정과 거기에서 예상되는 대사의 톤이 전달되는데 별로 많이 부족하지는 않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쪽도 B 이상은 된다 그리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4. 내용



이 드라마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서문에서도 말씀드린대로 독일 입장에서 본 독소 전쟁이고, 밴드 오브 브라더스 같은 식의 전장 휴머니즘 + 사실적인 조명을 어필 포인트로 하되 주역 인물들의 관계나 전쟁 이외의 이야기에서도 생각할 점 - 주로 친교나 인간사적 측면에서 - 을 제시한다는 점을 내용적 강점으로 꼽고 싶습니다.

단지 드라마 제작비가 충분히 넘쳐나지는 않는지 군데군데 스케일적으로 좀 더 물량을 부어줬으면 좋았겠다 싶은 부분도 있으나 전체적인 고증의 깊이, 전투씬의 (예산에 맞춘)적절한 뽀대에 신경 썼다는 점도 호평하고 싶습니다. 특히 독소 전쟁의 전쟁사적 의의라고도 불리우는 평야에서의 전격전 - Blitzkrieg라고 하는 - 은 드라마 제작국에서도 충분히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음인지 이 드라마의 '전쟁보다 인간을 조명한' 전체 내용적인 포인트와는 별개로 열성을 쏟아 연출하여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개인적으로 주목한 부분중 하나, 나치 독일의 죄과에 대한 묘사와 거기서 엿볼 수 있는 (현재) 독일인들의 시각이라는 점에서도 이 드라마가 제시하고 있는 바는 확실히 '반성을 하고, 이후에도 자기네들 역사에서 나름 '틀린 문제'라고 할 수도 있는 그 부분을 계속 돌아보는 시각을 가진 독일'이라는 점을 알 수 있게 하고 있으며 그런 점과 그 시각에 대해 호평하고 싶기도 합니다. 일본이 그렇게나 부정하는 종군위안부 문제를 적어도 이 독일제 드라마가 그리는 유태인에 대한 자국의 죄과만큼만이라도 실토해 왔더라면 한일 양국 관계가 지금 같지는 않았을 듯.

문제는 일본이 전쟁 드라마 혹은 애니메이션 혹은 관련 컨텐츠를 만들면 죄과에 대한 묘사는 없고 잘 해야 전쟁터에서의 인간 군상 아니면 대개 피해를 입어 불쌍한 일본인을 보여주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겠습니다. 아주 잘 해 봐야 (책임없는) 중립적 인간을 조명하는 것 정도? 물론 모든 일본제 2차 대전 혹은 전쟁 관련 컨텐츠가 그러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양의 압도적 차이만으로도 일본이 취하고 있는 자세와 독일이 취하는 자세의 비교는 쉽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드라마가 가진 미덕은 이러한 자세를 통해 2차 대전 당시 독일에게 짓밟혔던 나라들도 이 드라마를 보면서 굳은 표정은 짓되 아무튼 계속 보고 하나의 작품으로서 평가할 수 있는 심정이리라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겠습니다. 물론 이 드라마도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드라마라는 장치상, 그리고 독일인이 보는 드라마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는지는 몰라도 독일인을 피해자로 그리는 자세를 버린 것은 아니고, 인접국 폴란드를 반 유대주의의 활동 거점쯤으로 그려놓은(그래서 독일의 전과와 슬그머니 같이 도맷금으로 넘기려는 인상도 풍기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예 폴란드가 국가 레벨에서 항의 표시를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제가 독일의 침략을 겪은 나라도 그 세대도 아니기에 그 심정을 완전히 이해하기도 어렵기도 합니다.

다만 상술한대로 일본과 그 컨텐츠를 나름대로 접하는 입장에서 그들의 자세와 비교할 때 독일은 상대적으로 양반이라는 말도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폴란드 사람에게 우리나라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소주 - 그쪽은 맥주니까 합쳐서 소맥?? - 를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눌 정도의 감상자라는 입장은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여간 일본이 문제로군요. 결론이 좀 이상합니다만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내내 든 생각이 그거라 달리 뭐라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5. 총평



개인적으로 연속 시리즈물 보다는 단편에 기승전결을 제대로 내주는 영화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시리즈물이 가진 포맷으로서 일종의 여유나 다른 방향으로 말할 수 있는 색깔에 대해 충분히 긍정하고도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 드라마가 가진 미덕은 너무 길지도 않되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3부/ 총 4시간 30분(270분)이라는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 놓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유하면 마치 우수한 드럼 주자 처럼 손발을 다 따로 놀리면서도 전체적인 타이밍이 정확하고 잘 통제되어 있으며 BPM에 대한 감각이 있는 것처럼 러닝타임에 대한 가늠자도 잘 지키고 있다는 점을 드라마의 내용을 떠나 완성도 측면에서 평가할만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래저래 쓰다가 깜빡 잊을 뻔했지만 총 90분 분량으로 담겨있는 서플도 볼만합니다. 주관 방송국 ZDF의 히스토리라는 이름으로 실린 제작 관련 다큐멘터리는 비록 말은 잘 안 통해도(^^;) 그 영상만으로 어느정도 이상으로 이 드라마를 제작하는데 무엇을 생각했는가 어떤 점이 볼만한가 하는 부분들을 짚을 수 있어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그와 별개로 오디오 코멘터리도 있으나 이건 정말로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참 아쉽기는 합니다만.

이 영화 본편 감상은 부득이하게 개인 제작자분의 자막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지만 상술한 바대로 이 드라마가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해 보다 많은 분들이 감상하셨으면 좋겠다 싶은 이유가 있어 이 드라마 BD의 서플과 코멘터리까지 포함해서 우리말로 충실히 번역된 정식 발매판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그때의 독일을 제대로 바라본 드라마이며 그런 점에서 상술한대로 우리나라 사람 입장에서 볼 때 어떤 의미에서는 미군의 분투를 그린 전쟁 드라마보다 더 볼만한 구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조심스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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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4-02-14 12:32:24

포화속의 우정이라는 엉뚱한 제목을 달고 곧 국내에서 개봉을 준비중이지요.
상영시간이 꽤 길던데 편집없이 상영할지는 미지수네요. 현재 네이버 개봉예정 정보에는 270분으로 나와있네요.
저도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아무래도 자막 작업하는게 부담되서 포기했었지요.
절대 그럴일은 없겠지만 블루레이 정발이 된다면 구입하고 싶네요.
아마도 VOD직행이겠지요.

2014-02-14 12:33:34

조지마님 정말 부지런하시네요. 어찌 이런 영화까지 자막작업을 해서 보시는지...
설마 독일어까지 능통하신건가요?

WR
2014-02-14 17:55:01

아하하, 사실은 그 포화속의 우정 개봉 소식 보고 불현듯(정말?) 올린 감상기 되겠습니다. 그때문에 정식 발매판 희망을 슬쩍 꺼내본 것이기도 한데 뭐 저도 VOD 직행 가능성을 훨씬 높이 점칩니다.-_-ㅋ

한편 저는 독일어 쪽은 거의 까막눈이라 자막 부분은 어느 부지런한 분께 도움을 좀 받았습니다.

2014-02-14 12:38:59

개인 제작자 분의 자막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네요~
독일어이니 정말 그림의 떡일 것 같습니다~
그래도 독일은 반성하는 나라라서 어느 나라와 비교가 되네요.

WR
2014-02-14 17:55:54

VOD로라도 풀리면 한 번 접해 보시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BD 수준은 아니겠으나 말씀하신대로 반성할 줄 아는 독일이니까 봐줄만한 구석이 분명 있습니다.

1
2014-02-14 13:07:30

2차대전을 다룬 독일영화를 가끔 접하는데 그 인식 저변에 전쟁반대와 인간성 회복이라는 주제가 늘 있더군요. 바로 옆에 있는 나라와는 천지차입니다. 맨 위 한장의 흑백 사진의 젊은 청춘들이 전쟁을 몸소 겪으면서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잘 보여 주는군요.꼭 구입하여 감상해야 겠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WR
2014-02-14 17:57:39

네, 이 작품도 그 공통적인 호소가 담겨 있다고 사료됩니다. 그래서 BD로 보기에 좀 성가신 데도 많지만 - 주문도 그렇고 재생도 그렇고^^; - 그래도 BD로 보실만한 가치도 있다고도 생각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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