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즐거워도 힘겨워도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생각하며
환율이 많이 올랐죠.
저는 해외에 거주하며 한국에 계신 어머니께 용돈을 매월 보내드립니다.
예전에 달러 정액으로 보내다가 어느 시점에 원화 정액으로 부치는데요.
환율변동에 따라 송금액이 변하다가 바꾼 뒤로는 일정액이 들어가니 그게 낫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한국에 물가고도 심하다고 해서 어머니께 보내드리는 원화정액을 올렸습니다. 환율이 올라서 제 입장에서는 별 차이가 없지만 어머니께는 작지 않은 차이였습니다.
주식은 많이 떨어졌죠. 저야 마음 편한 축에 속할 만큼 가벼운(?) 사람이지만 진짜 가진 게 많은 사람일 수록 하루하루가 두려운 세월이 이런 시기인 것 같습니다. 세상에 무서운 게 없을 것 같은 포만감을 주던 수치가 자꾸 찌부러들면서 아예 없어질까 두려움이 일기까지 했어요. 순간적이지만,
일부를 리버스 인덱스로 넣어놔서 밸런스를 맞추긴 했는데요. 마음의 평화는 역시 이전만은 못하지요.
하락 추세가 분명하다 해서 인생을 도박할 순 없다는 생각이라 전액 리버스로 들어갔다 나올까? 하는 게임심리가 발동할 때 꾸욱 눌러죽였습니다.
한 두 번은 아마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식의 삶이 오래 평탄할 리 없다고 생각하기에 약간의 벌충만 할 정도만 그저 많이 없어지지도 많이 불리지도 않게 주어진 그 정도만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주식 인버스에 대한 탐욕을 버리고 환율변동에 의한 어머니 용돈인상 등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인버스니 환차익에 의한 부담 없는 지출인상이니 하는 것은 험한 세상에 누리는 사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단일 경제권에서 빠듯한 벌이로 생활한다면 인플레니 환율이니 쓰나미처럼 태평양 건너에서 몰아쳐오는 파도를 확실한 추가 월 수입 없이 벼텨야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여름이 와도 바깥 세상이 한 겨울처럼 매섭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동고동락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진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드라마는 여기 디피 커뮤니티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쁜 일은 축하해주고 어려운 일은 같이 고민해주는 프라임 차 한잔이 어려운 세월에 누군가에게는 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제가 rockid님의 글에 댓글로 쓴 내용입니다.
"저는 그래서 조회수나 구독자수는 개의치 않고 글을 써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댓글입니다. 본문을 열심히 쓰는 이유는 훌륭한 댓글을 기다리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꾸준히 댓글 쓰는 구독자의 존재가 디피생활의 힘의 근원입니다. 디피라는 원석을 이리 갈고 저리 자르고 면면히 반짝이게 만드는 작업을 통해 반짝이는 '관계'라는 보석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좋은 본글과 응답하는 댓글만이 가능케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가장 깨우침이 큰 경우는 무댓글이죠^^ 자신을 겸허히 돌아보게 하고 자신의 글을 살펴보게 됩니다."
"좋은 댓글러가 되야겠다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디피에서 분란은 본글에 응전하는 댓글로 말미암기도 하고
겉치레스런 글과 댓글은 시간낭비인 것 같고
군중 속의 고독을 곱씹기도 싫고....
좋은 글은 선플을 부르고 좋은 댓글은 좋은 글을 부추깁니다.
인생사진, 인생글이란 표현도 있긴 하지만
인생댓글도 여기 끼워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생댓글 받아보신 분? 댓글수 말고요^^
남에게 인생댓글을 쓰려는 노력이 커뮤니티가 본연의 자리로 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댓글이란 꿀바른 무조건 칭찬이 아니라 교감하며 승화적 작용을 일으키는 댓글이며
그런 댓글과의 조우는 인터넷 세상이 만들어낸 문자교류 선순환의 또 다른 형태입니다.
어떤 댓글을 유도할 글을 써야 하는지 어떤 댓글을 불러일으킬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인지, 댓글을 받는 것은 순전히 자승자박이나 그것의 달고 씀은 결국 본글이 좌우하기 때문에 감수할 댓글을 미리 설정하는 것이 글을 속박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의 집중과 결론의 명확성을 이끄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랬는데~
항상 글 작성할 때 익명댓글금지를 확인합니다. 다 아시다시피 불필요한 일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제 글에 제 취지와 다르게 익명이 아니면서 정말 이상한 댓글이 달렸습니다. 한 마디도 나누고 싶지 않은 그런 댓글이었지만 잘 넘겼습니다. 여러 경우를 상정해도 저 같으면 그럴 수가 없는 경우였습니다. 그래서 상호차단해드렸습니다. 제 글 읽으려고 로그인하실 필요 없게 해드렸습니다.
그렇게 제 상호차단 1호를 채우고 아직 99개의 자리가 남았습니다. 그 댓글에 추천하신 분들 커밍아웃하시면 같이 편히 보내드리겠습니다.
잠시 불쾌했지만 제가 불쾌한 것은 스스로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디피 블루스는 오늘도 계속됩니다.
추가 : 캠핑 떠납니다. 응답이 없거나 늦더라도 혜량하시기를 바랍니다.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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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에 달린 댓글은 아니었는데 계속 간직하고픈 인생댓글이 있습니다. ‘아름답게 간직해야 다시 누릴자격이 있다’라는 거였습니다. 그뿐께 항상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