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2
못웃기면맞는다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차한잔]  [퍼온글] 남편이 사직서를 쓰고 왔습니다.txt

 
36
  6626
Updated at 2022-08-09 14:42:18

보배드림의 병아리가슴털님 글을 퍼옵니다.

 

https://bobaedream.co.kr/view?code=freeb&No=2665297

 

울컥했습니다.

 

아래 글입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안녕하세요.

 

항상 눈팅만 하다가 처음 글을 써봅니다. 그냥 제 하소연이지만, 인생 선배님들이 더 많이 계신 곳에 글을 쓰고 싶었어요.

 

남편이 오늘 휴가 끝나고 출근했다가 사직서를 쓰고는 오전에 집에 왔어요.

 

저도 출근했다가 이 소식을 듣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반차를 쓰고 집에 왔습니다.

 

남편은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서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고 4개월 후면 딱 근속 10년째입니다. 성격은 약간 내성적이고 인내심이 강해요.

 

남편과는 같은 직장에서 만났던 터라 남편의 회사에 대해 잘 알고, 특히 남편의 직속상사가 답 없는 종자라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어요. 

회사 대표의 고향 후배라 낙하산으로 들어왔는데 일 남편에게 모두 떠넘기고 본인은 하루종일 웹툰 보기 +인신모독+엑셀 한글 모두 못하는 컴맹입니다. 

이 사람 때문에 부서에 신입이 들어와도 모두 다 그만둬버리고 남편이 모든 일을 혼자 다 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그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왔기에 이직을 해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더 좋은 이직처 채용공고를 보고 제가 남편 자소서를 써서 지원했고 면접에 오라는 통보도 받았어요. 하지만 남편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사회 생활은 원래 이런 것이라며 끝내 이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일이 터진 것인데...집에 와보니 남편이 여기저기 아는 사람들한테 연락해서 일 그만뒀다고 하소연을 하더라구요. 대부분의 반응이 갈 곳을 정해두고 그만둬야지 결혼도 했는데 어떻게 할거냐는 말이었습니다. 

그런 대답을 들으면서 남편 표정은 더욱 어두워지더라구요.

 

남편이 저에게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잘 했다고, 10년을 그 뭐같은 인간 밑에서 참으며 일한 당신이 대단하다고 존경스럽다고, 그동안 고생했으니 쉬면서 천천히 일자리 알아보라고 말했습니다.

 

예전에 남편과 비슷한 일을 겪었던 남편 대학 동기가 자기네 동네에서 술 한잔 하자고 하길래, 얼른 다녀오라고 등 떠밀어 보냈습니다. 30만원 계좌로 부쳐주고 맛난거 사먹고 며칠 자고 와도 된다고 했어요.

 

그렇게 남편을 보내고 나니 눈물이 계속 흐릅니다.

일이야 구하면 되죠. 저도 벌고 있으니 당분간은 제 수입으로 지내도 되구요. 

근데 우리 남편이 너무 안쓰러워서 마음이 아파요.

오늘도 그 상사에게서 인격모독을 듣고는 참지 못하고 나왔다는데, 10년 여를 어떤 마음으로 버텼는지...

 

그리고 혹시나 구직하면서 자존심에 상처 입을 일이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우리 남편의 진가를 알아봐줄 회사가 어딘가엔 꼭 있으리라 믿어요.

 

제가 너무 주절주절했어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편안한 저녁 보내시길 바랍니다.

 

 

 

 

 

31
Comments
11
Updated at 2022-08-09 14:45:46

 아내분이 천사시네...

저런 아내분 두셨으니 이상한 직장 따위야 관둬도 걱정 없을 것 같습니다.

WR
3
2022-08-09 14:46:49

그러게 말입니다.

내 마음, 내 심정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매우 큰 행복입니다.

3
2022-08-09 14:47:14

하여간 똥쓰레기 ㅈ같은 놈들이 회사에 한 명씩 꼭 있습니다. 왜 저렇게 악할까 라는 생각만드는 세상 태어나지 말았어야할 것들 말이죠... 10년이라... 대단한 인내네요. 일면식 없는 부부지만 부디 앞날에 행운과 행복이 늘 함께하길 바래봅니다.

WR
1
2022-08-09 14:48:05

공감합니다.

매우 고생하셨고

앞으로 좋은 일이 많기를 기원합니다.

3
Updated at 2022-08-09 14:48:36

글속의 남편은 정말 든든한 인생의 동반자를 얻으셨네요
금방 힘내실거 같습니다

WR
2
2022-08-09 14:49:41

네, 현명하신 아내분입니다.

그와 어울리는 남편분이실 것이고요.

2
Updated at 2022-08-09 14:49:36

 뭐... 마음속에 사표 하나씩은 품고 산다는 게 빈말은 아니죠. 저도 맨날 이놈의 회사 때려친다를 입에 달고 사는데... 이 나이 정도 되니까 가정은 물론이고 같이 딸려있는 부서원들 생각하니 쉽게 결단이 안내려지네요 ㅠㅠ

 

부인이라도 잘 만나야 버팁니다.

WR
2
2022-08-09 14:51:00

아이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이타심도 많으시고요.

3
2022-08-09 14:49:15

훌륭한 아내를 둔 남편이 부럽네요 ~!
부부란 저런거죠!

WR
2
2022-08-09 14:51:35

부럽기도 하고 

뭔가 본보기가 되는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3
2022-08-09 14:53:45

그냥 저게 정상적이고 건강한 가정이라 생각이 드네요

WR
1
2022-08-09 14:54:31

공감합니다.

5
2022-08-09 14:55:07

3년전...

여보 나 그만뒀어....


하니


퇴직금 언재나와?
하며 두눈이 반짝이던
병호엄마....

무서웠어요...

2
2022-08-09 14:55:40
WR
2
2022-08-09 14:56:01

사모님께서는 계획이 다 있으시군요. 

10
2022-08-09 14:55:15

잘 다니던 외국계 첫 직장이 갑자기 철수하면서 실직자가 되었었습니다.

마침 금융위기도 겹치면서 합격 통보까지 받았다가 취소가 되길 2차례... 갈 곳도 없고, 의지도 꺾인 채 밤이 되면 술만 먹으러 다니는 생활을 1년째 했습니다.

다행히 지인을 통해 재취업에 성공하였는데, 그 1년 간 아무 불평없이 제 옆을 지켜주고 위로해주던 우리 보살 아내가 생각나네요.

WR
2
2022-08-09 14:57:01

현명하고 멋진 배우자분과 함께 지내고 계십니다.

2
2022-08-09 15:05:30

나 퇴직하면 뭐 해줄꺼야? 하고 무심코 물어보니..

1억짜리 캠핑카 사줄께. 나랑 여행이나 다니자 라고 하는데...

뭔가 싸하고 싫더라고요. ㅠ.ㅠ

WR
2022-08-09 15:06:46

ㅠㅠ

2
2022-08-09 15:14:45

그만큼 남편분도 평소에 잘 해주신 모양입니다.

두분 오래 행복하시면 좋겠네요

WR
2
2022-08-09 15:15:31

공감합니다.

그리고 저도 기원합니다.

2
2022-08-09 15:55:29

 저 두 분들 앞으로 꽃길만 걸으시길....

아내분이 저런 분이신데 행복하지 않으실 수가 없겠지요.

남편분도 십년간의 고생에서 이제 해방되셔서 치유의 시간

잘 보내시길 빕니다.

3
2022-08-09 16:13:18

역시 인생은 공감지능이 높은 사람을 만나야 승자입니다.
부자도 괴로우면 자살합니다. 돈 많은거 다 필요 없습니다.

1
2022-08-09 16:29:33

 아내복이 있으신 분이시네요.. 심히 부럽습니다.. 

2
2022-08-09 16:32:52

저 남편분 결혼 잘 했네요.

저런 상황에서도 그 회사를 10년 다닐 정도면 상식적으로 봤을때 인성이 평타 이상은 된다고 판단이 되고, 그러니 저런 아내분을 만나신거겠죠. 

대학 졸업하고 첫 직장을 10년 다녔다라고 하면 대략 삼십대 중후반일건데, 한 회사 10년 경력이라 다른 회사 이직도 아주 어렵진 않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좋은일만 있으시길. 

2
2022-08-09 17:03:31

눈에 뭐가 들어갔나봐여

2022-08-09 18:12:51

 부럽네요.

쓰레기들에게 하도 치여서 스트레스로 원형탈모가 생기고 심장이 벌렁거려서 잠을 잘수 없더군요.

이렇게는 못살겠다고 와이프에게 말했더니,

"그럼 우린 어떻게 살아?"

배신감에 그냥 속으로만 웁니다.

2022-08-09 18:46:25

가장의 무게감어 짓눌려 사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남자든 여자든..
10년을 버틸게 아니라 진작에 윗선에 찔러 작살 내든
본인이 나오든 했었어야 했는데, 그분 후회되겠네요.

2022-08-09 18:49:25

부부는 짐을 나눠 지고서 같은 곳을 보고 걷는 법이라죠.
부럽습니다.

2022-08-10 02:59:39

 아내의 품성을 보니 남편또한 능력이 충분히 되는 분일것 같네요..

이분들은 뭘해도 잘되실듯..

2022-08-10 03:01:30
그나저나.. 저 남편분.. 그 사람에게 한마디는 하고 나왔나 모르겠네요.
저도 전에 한국서 직장다닐때 팀장한테 점잖게 그만두겠다하지않고.. 언성높여서 때려치겠다고 하고 나왔었는데요..
무능력한 리더 밑에 있는 게 참 곤욕인데..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