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80년대 일본의 고음질 LP 경쟁
77년 설립한 Mobile Fidelity Sound Lab (MFSL 또는 MoFi)는 클래식 음악의 전유물로 여겨오던 오디오 파일(Audiophille) 의 개념을 도입시켜, 고급화된 LP를 내놓습니다.
MFSL 음반의 아이덴티티인 커버아트 위에 노란 바 (저는 오리지널 커버아트를 방해하는 이 방식을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40년 넘게 만들었으니까, 받아들여야죠)
당시에는 2차 석유파동의 여파로, 음반의 두께는 점차 얇아지고 가벼워지던 시기에, 역발상으로 중량반, 고급패키지, Half Speed Mastering, 일본제 수입재료(Supervinyl) 을 채용한 고급 음반을 내놓았죠.
70년대 후반에 이르러, 락음악의 주 소비층이었던 베이비 부머들도 30대에 접어들어 안정된 생활과 경제력을 갖추게 된 것이 타겟이 아니었을 까 생각합니다.
솔직히, 당시 MFSL 음반들은 들어보지 못해서 기존음반과의 차이를 잘 모르겠습니다만, 지금도 음반 가격이 높은 것을 보면, 납득할만 한 차별성이 있던 것 같습니다 .
이에 질세라 일본에도, 고음질 LP를 내놓게 되는데요, 소니의 "MASTER SOUND " 입니다.
MASTER SOUND 76이라는 이름으로 음반은 1978년도부터 등장하는데요, 왜 이름이 76인지 모르겠습니다.
"레코드 기술의 한계에 도전한다" 는 캐치 프레이즈로 야심차게 기획한 포맷과 카탈로그 같습니다.
이 시리즈의 특징은
1. 크리스탈 락 마스터링 시스템
2. 76cm / sec 마스터 테이프
테이프의 속도도 높이고 폭을 넓혀서 노이즈를 줄였다고 합니다 .
3. 다이렉트 플레이팅 II
4. 45회전 디스크 (일부)
기술적인 자세한 내용은 해설지를 옮겨놓은 사이트가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45회전이 모든 경우에 다 좋지 않다는 소니의 이야기가 흥미롭군요..
http://www.asahi-net.or.jp/~KA9T-TMR/recordcd07.html
기본적으로 구분은 오비에 써있는 이 로고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
주로 퓨전재즈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습니다 (모두 1978년 발매)
아직 음반을 입수해서 들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사진자료는 모두 일본 블로그나 Discogs에서 퍼온 사진입니다.
호소노 하루오미의 사운드 이미지 시리즈도 아마, 이 사운드 마스터 시리즈의 레퍼런스로 기획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T-Suare 는 아예 레퍼런스 목적으로 데뷔시킨 밴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운드가 최적화 되어 있는지, 모든 음반이 Master sound로 발매 됩니다.
데뷔작 Lucky Summer Lady(Master Sound 76)
같은해 말에 출시된 Midnight Lover는 아예 Direct Disk 방식으로 출시됩니다. (DDM 같은 방식은 아닐것 같고... 디지털 마스터를 사용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시리즈의 각각의 포맷은 아래와 같이 나뉘어져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Half Speed 마스터링이고, 76과 W76의 차이는 마스터 테이프의 직경차이입니다.
기존 음반을 두장으로 나눈 것은 아니고, 고음질을 위해서 짧은 러닝 타임으로 만든 실험적인 음악이 아닐까 싶습니다 . 45회전으로 나온 음반도 있습니다
음반의 레이블 모습입니다. 작은 로고 이외에는 구분이 힘듭니다.
거꾸로 말하면, 오비가 없어지면. 구분이 힘듭니다.
혹시나 집에 가지고 계신 소니 음반이 있으시면 확인해 보십시오.
이 시리즈는 고음질 LP에 대한 파일럿 프로젝트 성격이 강했는지 1978~1979년에 한정적인 음반에만 적용되어 나옵니다. 가격도 일반 음반과 동일했습니다.(2500엔)
1978년의 히트작인 빌리 조엘의 52nd 같은 음반은 보통 음반으로 출시되었습니다.
1983년도에 나온 재반은 마스터 사운드가 적용되지 않고 염가반으로 나왔네요.
그렇다면, 소니는 야심차게 진행한 고음질 음반을 포기한 것일까요? 그들이 내놓은 또 다른 고음질 LP 포맷은?
글이 길어져서 2부는 나누어 적겠습니다.
-----2부---------------
시장의 반응이 지지부진해서인지, 이 마스터 사운드시리즈는 소리소문 없이 사라집니다.
일부 오디오 파일을 제외하고는, 마스터링의 차이라던가, 커팅속도를 절반으로 하거나, 테이프 두께를 늘린다고 해서, 구입하지 않을 음반을 구입할 수는 없었겠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비교할 음반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T-스퀘어 음반은 소니에서 밖에 나오지 않으니 음질을 상대 평가할 동일 음원이 존재하지 않구요.
마스터링을 절반 속도로해서 음질이 좋은지, 원래 음질이 좋은 것인지 확인할 길도 없구요.
그래서인지 , 80년대 초반에 새롭게 시리즈를 리뉴얼 하면서, 이 마스터 사운드 시리즈는 기존 음반과 별개로 만듭니다. 즉, 일반반 출시후 두 달 후에 마스터 사운드 버전을 출시하는거죠. 가격은 일반반보다 400엔이 비쌉니다
음원은 디지털 마스터링입니다.
지금에 와서는 지탄 받는 디지털 마스터링의 LP이지만, CD 출시 직전, 직후에는 오히려 디지털 음악의 맛을 보려는 청취자들이 더 많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CD음반도 많지 않고 보급률도 낮았으니까요.
현재 음반의 중고 가격도 높고, 평가도 좋습니다. 디지털 초기의 기술력이라 우습게 봤다가, 의외로 음질이 너무 좋아서 놀랐다는 평이 있습니다. 시험삼아 한두개 구입해 볼까 합니다.
그리고 포장은 일반 음반과 구분하기 위해서, 최대한 과대 포장으로 갑니다.
디스크 보관용 아웃 케이스
뒷면입니다.
그안에 또 이너 슬리브
비록 한곡이지만, 녹음 당시의 스튜디오 환경에 대한 기록지와 엔지니어의 커멘터리까지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찌라시류를 담은 봉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자매품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디지털 녹음은 DR, 디지털 마스터링은 DM 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직 디지널녹음은 거의 없습니다.
라벨도 일반판과 확연하게 다르구요.
여기서 경쟁사인 워너 파이오니어에서는 이에 대응한 슈퍼 디스크를 내놓습니다.
찌라시도 비슷하네요
역시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기술은 총 동원 되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경원시하는 디지털 레코딩이니 디지털 마스터링이니 하는 기술이 최고의 음질을 위한 노력이라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슈퍼커팅(하프스피드), 슈퍼 플레이팅, 슈퍼 재료, 슈퍼 프로필(중량반 음반) 등, 아날로그의 고음질 기술은 모두 비슷합니다
워너에는 아키나가 있습니다.
두꺼운 자켓
속 포장지
일반반에는 제공되지 않는 추가 포스터도 있습니다.
워너쪽은 더 처참해서, 아키나 음반을 제외하고는, 수퍼디스크를 사용한 음반들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세이코 쪽의 전략을 대응하기 위해서 갑자기 만든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심지어 사진을 퍼온 블로그의 주인께서도 당시에는 이런 고음질 버전의 음반이 나온 줄도 몰랐다고 하십니다.
출처 : 사쿠의 가전 노트
http://kadennote.blog.jp/archives/4153424.html
역사는 반복되나요? 제 버릇 못주는 걸까요? 배운게 도둑질?
지금 일본에서 발매되고 있는 SHM CD나 블루스펙 CD등 여러 고음질 디스크들을 보면, 일본 메이커들의 고음질 음반에 대한 한결같은 집념을 느낄 수 가 있습니다
어찌보면, SACD나,블루레이 오디오처럼 기술적으로 추구하는 고음질 보다는, 아날로그적으로 재료를 좋은 것을 쓴다던가하는 등의 "정성"을 담는다는 느낌이 특징인 것 같습니다. 고급스러운 패키지의 전통은 MQA CD패키지 에서도 느껴집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상술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매력적인 제안인 것도 같습니다.
P.S . 1980년에 유럽 CBS에서 나온 마스터사운드 LP입니다.
마찬가지로, Half Speed 마스터링으로 나온 제품이구요. 아마 일본에서 출시한 제품을 유럽에서도 발매한 것 같은데요, 오비가 없다보니, 결국 MFSL처럼 앨범 자켓에다 표기를 해야하는데 이게 좀 지저분해지네요.... 저는 실제로 본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혹시 다른 음반사 쪽에도 이런 특이한 고음질 포맷이 있었나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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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과 무관해서 죄송한데,
위에 럭키 서머 레이디 재킷 참 예쁘네요.
약간 올드한 듯 낭만적인 바닷가와 여인 느낌,
제가 좋아하는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