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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맥베스 - 욕망이란 이름의 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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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6 16:55:06

 

 

몇푼 안되는 돈에 결혼이란 명목으로 팔려왔습니다. 남편은 성관계를 못 합니다. 시아버지는 강압적이기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탈을 꿈꾸게 되는건 누구나 그러겠죠. 근데 내 안에 있던건 더 큰 괴물이었나 봅니다.

 

레이디 맥베스는 숨막힐정도로 답답한 상황에 놓인 여인의 일탈 이야기입니다. 이런류 영화는 굉장히 많을테지만 이 영화의 맥베스 부인은 결코 착한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악랄하다면 작품 속에서 제일 악랄합니다. 하인들에게 린치당하는 흑인 하녀를 초반엔 구해주려 애썼지만, 시아버지를 독살하고 네 식사는 못 믿겠으니 다른 사람에게 다시 시키겠다는 장면을 보면 사람이 어떻게 이리 바뀌는지 소름돋을 지경이죠. 강압적인 두 남자를 죽이는건 처음엔 나름의 복수로도 느껴지지만, 죄없는 아이까지 죽이는 순간 그녀를 향한 일말의 동정은 싹 사라지게 됩니다. 피가 나오는 장면은 별로 없지만 정서적으로 굉장히 잔인한 영화에요. 

이렇게 서늘함과 천진함을 넘나드는 플로렌스 퓨의 연기가 좋았습니다. 초반부의 위태롭기 그지 없는 마담에서 캐릭터가 점점 싸이코패스로 변하는데 완전히 다른 두 측면을 넘나들면서 연기를 잘했어요. 남편이 돌아왔을때 천연덕스럽게 외간남자와 교미를 시도하려는 모습이나, 아이를 살해하는 장면은 정말 극과 극을 순식간에 넘나드는 연기였습니다.

 

세바스찬은 좋다고 이런 마님과 붙어다니다가, 남편을 살해하고도 죄책감을 전혀 못 느끼는 레이디를 보고 점점 두려움을 느껴 떠나려 했지만 이미 늦어버렸습니다. 상속자인 아이를 핑계로 저택을 떠나려 했지만 아이는 살해당하고 자기는 그 누명을 전부 뒤집어쓰죠. 맥베스 부인이 세바스찬과 하녀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는 장면은 정말 어떻게 이러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었습니다. 


요즘 강렬한 비쥬얼의 영화가 하도 많아서 비쥬얼은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런 축 다운된 분위기가 영화의 분위기를 더 잘 살려줬습니다. 카메라는 거의 이동없이 고정된 시점으로 화면을 잡는데 맥베스 부인의 심리상태를 매우 효과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남편과 시아버지가 죽은 뒤 고정된 카메라 시점이 좀 더 자유로워지는게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세바스찬 역활의 배우가 흑인계였던거 같은데 그렇게 매력있어보이진 않아서 플로렌스가 반하게 되는 계기가 잘 이해가진 않았습니다. 아무리 봐도 성폭행 하려 한건데 거기서 로맨스로 나가려면 좀 더... 예를들면 콜린 파렐이라던가 이런 미남이어야 납득가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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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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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0-07-16 16:58:31

저는 하인이 평범한 사람이라
레이디 맥베스가 더 잔인하게 느껴졌습니다.
미남이라 반한 로맨스가 아니라
말 그대로
필요해서 가진 성관계로 보이더군요.

2020-07-16 17:01:07

그정도면 매력있게 생기지 않았었나요? 뭐 그것보다 외모가 못했더라도 어차피 성생활 못하는 남편과 강압적인 시아버지에게 욕구불만과 반항심이 쌓일대로 쌓인 상황이라 그냥 아무라도 눈만 맞으면 바로 일을 저질렀을거라는 건 이해가 된다고 할 수 있겠죠.

 
20-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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