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1
프라임차한잔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UHD]  UHD-BD 리뷰 소개 - 다이 하드

 
11
  2797
Updated at 2018-05-18 21:20:36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몇 년도인가 기억은 나지 않는 어느 해 겨울,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가 멋지게 울려퍼지며 금고문이 열리던 순간, 이상할 정도로 멋있게 느껴졌던 어느 액션 영화를. 그 이후 네 편의 시리즈가 더 등장한 이 영화는, 어쩌면 시리즈물의 숙명대로 여기에 소개하는 첫 편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5월이고, 사실 전 이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을 더(혹은 가장) 좋아하고, 그래서 원래는 두 번째 작품의 UBD가 발매되면 (적어도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1 - 3편은 다 이걸로 퉁쳐서)다뤄볼 생각이었지만, 모든 것은 '내 일부러 미국에서 사들고 왔으니, 군(君)도 꼭 보러 오시게'라는 지인의 한 마디로 땡. 그래서 이 'UBD 리뷰 분석 시리즈'의 41번째 작품은 브루스 윌리스 씨의 출세작, [ 다이 하드 ]가 되었습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듀얼 레이어(66G), 2160/24P(HEVC), 화면비 2.35:1, HDR10

최고 품질 사운드: DTS-HD MA(24/48) 5.1ch 영어

 

- 영상 퀄리티 평가 

 

다이 하드는 파나비전 파나플렉스 + 아나몰픽 렌즈 조합으로 찍은 상당히 모범적인 쌍팔년도 35mm 필름 촬영작이고, 폭스는 본 UBD 발매를 위해 네거에서 새로이 4K 리마스터 작업을 거친 것으로 보입니다. 수록 평균 비디오 비트레이트는 49.50Mbps.

 

2007년에 발매된 BD 초판은 당시 (BD가 막 발돋움하던 그 시기) 기준으로 제법 스펙에 신경을 쓴(AVC 코덱에 25M대 비트레이트) 수록 사양이라, 개봉 후 20년이나 지나 BD화된 연식을 감안할 때 괜찮은 그림이라 할 만했습니다. 그리고 개봉 30주년 기념으로 나온 이번 UBD의 해상력은, 일단 새로 리마스터링을 했다는 것은 확실히 캐치할 수 있게 해줍니다. 분명히 기존 BD + 소비자 기기의 업스케일에 비해, 클로즈 업 신의 피부 주름이라든가 의복의 질감이 좀 더 또렷한 건 감지될 정도는 됩니다.

 

문제는 프레임 가장자리가 트미해지는 아나몰픽 촬영 특유의 특성과, 촬영을 담당한 얀 드 봉 씨 특유의 (종종, 고의로)소프트해지는 포커싱, 그리고 날카롭게 떨어져야 할 윤곽선에서 간혹 보이는 앨리어싱 등이 겹치면서 '절대적인 의미에서' 울트라! 4K! 스러운 그림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습니다. 그 원인이 무엇이건 시청자 입장에서 눈에 들어오는 최종 화면은 분명 좀 멍한 빈도가 제법 많은 게 결국 이 UBD 그림의 첫 번째 문제. 그나마 그레인 감은 BD보다 좀 점잖게 가라앉은 느낌이라, 그레인이 싫은 분들이라도 질색팔색할 것 같진 않긴 합니다만. 

 

한편 HDR10 그레이딩 쪽은 그 이념이 과도한 밝기 상승을 추구하지 않고, 그대신 시청자에게 어필하기 쉬운 장면이나 주요 광원 표현의 휘도를 핀 포인트로 높이는데 주력한 느낌입니다. 좀 웃기게도 렌즈 플레어 표현마저도 BD에 비해 더 강렬해져서 광량이 높거나 (화면 사이즈가 커서)순간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광원의 면적이 넓은 디스플레이에서 감상하면 진짜 순간적으로 눈이 깜깜해질 정도이며, 하여간 이렇게 핀 포인트 어필한 덕분에 양적으론 많지 않으면서도 질적으로 명암의 극명한 차이를 시청자에게 인식시켜 주는 그림. 

 

다시 말해 이 UBD의 화질적 가치는 HDR로 인한 명부의 확장이 반 이상 먹고 들어갔습니다. 더불어 컬러 면에서도 전체적으로 너무 눈에 띄게 BD와 차이가 나지는 않는 대신, (이 영화의 촬영에 쓰인)이스트먼 400T 필름 특유의 다소 붉은끼가 제법 충실하게 재현되면서 아날로그 필름 영사의 맛이 그윽하게 살아나는 편입니다. 해상감 부분에서 좀 점수를 깎아도, 이 뭐라 표현하기 힘든 옛날 필름의 맛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상당히 마음에 들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문제는 HDR로 인한 암부쪽인데... BD의 좀 혼탁한 암부 표현에 비해 전반적으로 UBD의 암부가 깊고 윤기있게 느껴지는 건 좋은데, 간혹 너무 깊어서 깜깜하게 묻히는 장면이 제법 나타납니다. 애초에 빌딩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이다보니 인공 조명/ 때로는 무조명 수준의 어두운 신이 많은데, HDR이 이렇게 암부를 파묻다보니 덩달아 일껏 새로 리마스터링한 해상감도 묻히는 일이 다반사. 

 

이런 식으로 그 그림에 일장일단이 있으며 아날로그 필름 특유의 그림에 대한 호불호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화질면으로 볼 때 이 UBD에 무조건 Buy! 사인을 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순 개인적으론 전술한대로 필름 영사감이 제법 드는 데서 호감도 느꼈지만, 단점이 더 크게 보이는 분께는 (아마 대개의 BD 마니아라면 가지고 있거나, 지금 구하려면 아주 싸게 구할 수 있는)BD 박스 같은 걸 제끼고 굳이 중복 내지는 신규 투자할 가치가 있겠냐 싶을 수도 있으니까요. 


- 음성 퀄리티 평가

 

이 UBD의 사운드는 스펙으로는 BD와 완전히 동일한 DTS-HD MA 5.1ch (24/48)입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만)폭스에게 역성을 들자면, 원본이 돌비 스테레오 서라운드(4ch) 믹스였으니 이걸 돌비 앳모스 같은 걸로 리믹싱하는 건 오바스럽기는 한데... 한데... 이것도 이유야 어쨌거나 대부분의 구매자가 UBD! 하면 대개 기대하는 바를 배신한 건 맞겠지요.

 

다만 같은 포맷, 같은 스펙이라도 이 UBD의 사운드는 분명 기존 다이 하드 BD에 비해 진보하긴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탁한 감이 제법 심했던 BD 사운드에 비해, S/N의 향상과 그로 인한 전반적인 선명도 증가가 느껴지는 게 포인트. 덕택에 센터 채널 대사 재현성도 상당히 선명해져서, 재수없는 악당 그루버 씨(알란 릭맨 분)의 재수없는 느낌도 BD에 비해 한층 살아나는 게 백미. 

 

그 외에도 더 또릿해진 서라운드 방향성이라든가, 좀 더 단단하게 느껴지는 저역 등 전체적으로 미세 향상된 HD사운드 감이 이 UBD 사운드의 가치입니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분명 칭찬할만한 구작 리마스터 HD사운드인데... 문제는 아나몰픽 촬영으로 인한 (마뜩찮은)특성을 드러낸 영상쪽처럼 이 시절 서라운드 녹음의 한계도 그대로 담긴 음성이라, 큰 틀에서 보면 역시 'UBD!'에서 떠오를만큼의 사운드감이라 하긴 좀 어렵네요.

 

결국 사운드 측면에서도, 지금도 여전히 HD사운드를 속속들이 멋지게 내는 걸 추구하는 사용자나 시스템이라면 구작 BD를 바꿀 마음도 들 수 있겠지만 vs 이미 포스트 HD사운드(돌비 앳모스, DTS:X 등)에 귀와 마음을 빼앗긴 분들이라면 어차피 그놈이 그놈이라고 느껴질 여지도 다분합니다. 때문에 영상 쪽과 마찬가지로 음성 쪽에서도 '못먹어도 고!'를 외치기는 좀 그렇습니다.

 

- 첨언  

 

서문에서도 언급했듯이, 저는 이 연말 액션 영화로 기획된- 다시 말해 머리 비우고, 되도록 맛있는 팝콘 왕창 준비해서, 시간을 한껏 여유롭게 보내고 싶을 때 보라고 만드는- 시리즈에서 두 번째 작품을 가장 좋아합니다. 허나 그때문에 분명 이 첫 번째 작품의 UBD에 대한 평가도 박해질 것이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아닙니다. 막상 지인과 함께 이 UBD를 보자니, 두 사람 다 영화관에서 본 시기는 달랐어도 같은 자리에서 투박한 옛 영화관을 찾은 느낌은 나서 좋았거든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순 개인적으로는 좀 묻히는 기색이 있는 과한 암부도, 비싼 티 내기 좋아하는 악당 그루버 씨의 호화로운 복색은 적어도 (조명빨과 결합한 자리에선)HDR 덕에 더 잘 살아나서 좋긴 했습니다. 도토리 키재기란 소리나 듣고 말 수도 있는 사운드의 진보점도, 다른 무엇보다 '환희의 송가'가 BD에서 듣던 감보다 좀 더 좋아져서 그거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UBD를 걸고 싶을 것 같긴 했네요. 하여간 분명 진보는 있습니다. 그게 모든 분들의 모든 시스템에서 쉽게 눈에 띌지, 띄더라도 의미가 있다고 여겨질지는 별문제로 치고라도 말이지요.

 

문제는 폭스가 폭스한 이 UBD에는 한국어 자막 판본이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것과, 구판 BD에 비해 딱히 진보점이 없는 서플 수록 사항, (이미 신나게 팔아치워 엥간하면 많이들 갖고 계실 BD에 비해)UBD랍시고 시리즈를 낱낱이 쪼개 편당 40달러씩이나 매겨- 아마존 등에선 대개 그렇듯 반값 할인하여 20달러지만- 팔 것으로 보이는 악질스런 가격 정책까지 결합하면 글쎄... 이 UBD를 권장해야 하는지는 아주 깊은 의문을 갖게 만듭니다. 결론적으로 전 이 UBD를 권할 수도 있고 권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9
Comments
2018-05-18 21:42:59

어릴 적 공중파로 분명히 봤고 다시 감상도 했던 것 같은데 , 기억나는 건 2편 마지막에 비행기 장면, 그리고 3편 물통하고 금고 털 때 그 음악... 만 기억나네요. 1편을 분명히 봤는데 기억에 남는 장면이 가물한~_~

WR
Updated at 2018-05-19 06:59:40

개인적으론 애매했던 3편이지만, 그 '물통'은 확실히 신박하긴 했습니다.^^;

 

1편은 음... 빌딩 안에서 투닥거린다는 그 모양새 자체가 기억할만한 것이니, 기회 되시면 오랜만에 함 보시길 권합니다.

2018-05-18 22:07:01

UHD 패키지에 동봉된 BD도 4K 마스터를 사용한 신판이려나요?

WR
2018-05-19 07:01:15

시간 관계상 그것까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비교를 구판 BD와 UBD끼리 했다보니.

 

근데 UBD의 해상감 등 영상 상태를 감안할 때, UBD 패키지 내 BD에도 이대로 (다운 컨버팅하여)수록했다 해도 구판 BD와 그리 엄청난 차이가 날 지는 장담하지 못하겠습니다.

2018-05-18 22:30:45

잘 읽었습니다.

폭스가 4K에 한국어를 실어주기를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데 소식이 들리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다이하드를 개별판으로 가지고 있어요.

구매할 때 받은 Decording Die Hard DVD가 다시 한 번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WR
2018-05-19 07:02:19

07년의 다이 하드 BD만 해도 북미반에 한국어 자막이 짠 하니 있었는데, UBD 시기까지 오니 더 흥미가 떨어져버린 시장인가 봅니다.

2018-05-19 05:46:22

대표적 추억의 영화 중 하나였는데, 이상하게 손이 가질 않아서 아직 구입을 못했었네요.
폭스의 자막이 야속하기도 하고, 아무튼 조지마님께서 기억의 편린을 다시 들춰 주셔서 조만간 구입해 감상해야겠네요.^^
역시 오늘도 세심하고 친절한 리뷰 잘 보았습니다.

WR
2018-05-19 07:04:10

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구매에 대해선, 제 생각엔 (아마도 분명히 나올 듯한)1 - 5 UBD 합본 셋이 나온다면 그때 손을 대시는 게 어떠실까 합니다.^^;

2018-05-19 10:54:12

저도 합본 생각 하기는 했는데,
역시 조금 더 기다려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