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퓨리(Fury)

* 이 영화의 블루레이(이하 BD)는 호주 지역에서 1/21에 발매, 북미 1/27 발매 예정이나 한국 발매 일정은 미정입니다.
* 본 감상 판본의 퀄리티가 정발판에서 변경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나 100% 판단의 근거로는 삼지 마십시오.
* 서플 사항 역시 정발판에서 변경될 가능성이 낮으나 내용을 직접 확인하지 않았기에 스펙과 약간의 사항만 언급합니다.

1. 개관

본편 m2ts 용량: 약 23G/ 평균 비디오 비트레이트 21Mbps
영상 스펙: 1080P24(AVC), 화면비 2.39:1, Mastered in 4K
음성 스펙: 메인 사운드 DTS-HD MA 5.1(16/48) 영어

퓨리 BD는 소니-콜롬비아 제작의, 4K 디지털 마스터링 한 소스를 이용하여 제작한 BD 타이틀에, 소니가 독자적으로 붙인 호칭인 Mastered in 4K 시리즈와 동일하게 4K 디지털 마스터링 소스를 이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Mastered in 4K 시리즈 BD가 그렇듯 출력은 풀HD, 즉 1080P인 것도 동일합니다.) 

다만 케이스부터 대놓고 Mastered in 4K 로고를 박아넣은 시리즈와 이 BD가 다른 점은 평균 비디오 비트레이트가 저들에 비해 다소 낮다는 점(일반적인 Mastered in 4K 시리즈 평균 비디오 비트레이트는 25~30M 가량)과 x.v.color로 대표되는 소니제 광색역 대응을 따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며, 아울러 본래 Mastered in 4K 시리즈 BD가 과거 동일 작품의 구판 BD를 통해 제공되는 서플을 모두 배제하고 본편에 최대한 집중한 것과 달리 그런 구판이 존재하지 않는 신작도 그럴 수는 없기 때문에 본편 외 서플도 제공됩니다. 서플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Deleted & Extended Scenes (1080p, 이하 동일): 총 16종의 본편 외 별도 씬이 제공되며 총 러닝 타임은 57분 가량.
- Blood Brothers (11:08), Director's Combat Journal (17:32): 제작상의 뒷 이야기들.
- Armored Warriors: The Real Men Inside the Shermans (12:11): 실제 셔먼 전차 탑승 참전 미군의 경험담.
- Taming the Beasts: How to Drive, Fire & Shoot Inside a 30 Ton Tank (12:48): 등장 탱크와 그에 얽힌 이야기들.
- Photo Gallery

참고로 블루레이 닷컴의 공식 리뷰어가 본 BD의 서플에 대해 책정한 평가 별점은 5점 만점에 3점입니다. 

2. 영상 퀄리티

본 BD의 영상을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사항은 '어둡네'로, 거의 고질라(2014) BD의 화면 경향을 방불케 합니다. 그나마 고질라 쪽은 초중반에 대낮 씬들이 많아서 (실은 그 대낮 씬도 그리 밝지는 않으나)시작부터 그런 감상이 드는 건 아니지만 퓨리는 시작부터 어스름한 데다가 정말 대낮 씬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손에 꼽을 수준으로 구름이 끼건 안개가 끼건 전차 안이건 하여간 자연광이 자주 배제되는 통에 원래부터 어두운데 & 영상 메이킹 및 수록에서도 특별하게 암부 밝기(브라이트니스)를 올리거나 하지도 않아서 더욱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코닥 35mm로 촬영하여 4K로 DI 작업한 본 영화의 영상은 그 칙칙한 화면을 잘 뜯어보면 여러가지 장점을 고루 지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영상의 컨트라스트(명부 밝기)도 억제된 관계로 비록 눈에 확 띄는 강렬함이나 임팩트감은 덜하며 영상의 톤이 소위 뽀샤시하지도 않지만 대신 진하고 사실적인 감이 최대한 살려진 상태로 담겼으며 그 투명도도 별로 나무랄 데 없습니다. 사실 상영관 감상 당시 영상이 전체적으로 다소 뿌연 톤이어서 스펙값을 못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BD 영상쪽은 그런 우려를 씻어내고 충분한 만족감을 주기도 합니다.

필름의 특성을 살리기 위함인지 4K 트랜스퍼라 해도 특히 2K니 4K니 하면 우선 떠오를 영상 S/N 비가 확 띄는 것은 아니고 특히 어두운 암부의 영향도 있어 계조가 좀 파묻히는 감이 드는 장면들이 언뜻언뜻 있기는 합니다만, 그렇다해도 명~암부에 걸친 전체적인 디테일의 표현력은 충분히 우수하여 그 해상감과 선명도는 상당한 수준으로 전달되며 아날로그 필름 특유의 그레인(입자감) 역시 적절하게 제어되어 디지털 촬영작에 익숙한 분들에게도 별 위화감을 주지 않습니다.

특히 좋게 평하고 싶은 부분은 어두운 화면 경향의 탓도 있어 전반적으로 얌전해 보이되 자기 주장이 분명한 색감과, 앞서도 언급했지만 러닝 타임 내내 트미해지지 않고 확실하게 전달되는 필름 특유의 또렷한 질감입니다. 이를 통해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사실적이고 선명한 '감'이 시종일관 제공되는 것이 이 BD의 영상이 가진 최대의 미덕이며, 앞서 언급한 단점으로 비치는 면들마저도 이 영화가 담아낸 내용과 자못 어울리는 모양새를 보여준다는 것에 또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다만 유난히 눈에 띄게 밝은 CG처리 된 예광탄이 이 컴컴한 화면과 안 어울릴 정도로 튀어 무슨 레이저 빔! 처럼 보이는 건 좀 웃기기는 합니다.)

때문에 향후 UHD-BD를 통해 다시금 선보일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이 영화의 본 BD는 그 새로운 포맷에 담길 모습과도 좋은 비교 대상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비록 앞서 언급한대로 전반적으로 광량이 부족해 보이는 탓에 시스템에 따라 호불호는 존재할 수 있겠으나 이 BD가 담아 낸 모든 것을 제대로 관조할 수 있다면 이 BD의 영상을 충분히 수위급 퀄리티의 그것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떠나 영화와 잘 맞는 모양새의 영상,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의 영상에 관여한 이들의 노력과 배려를 충분히 엿볼 수 있겠습니다.

3. 음성 퀄리티

본 BD의 영상에 대해 이런저런 언급할 게 있었던 것에 비해 음성면에서는 딱히 뭔가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너무 안 좋거나 평범해서가 아니라 정말 좋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무런 불만이 없습니다.

굳이 좋은 점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무엇보다 이 영화가 담아내는 두 가지 시퀀스, '전투', '전투 사이' 두 상황에서 펼쳐지는 모든 사운드가 아주 사실적으로 재현된다는 점을 가장 좋은 점으로 꼽고 싶습니다. 우선 포성이나 전차가 이동하는 소리들은 과장되지 않은 사실적인 톤이지만 그 음의 밀도가 높고 묵직하여 임팩트를 충분하게 전달합니다. 그와 동시에 전장의 여러가지 소리, 예를 들면 쇠 울림과 같은 미세하지만 지나치기 쉬운 소리들마저 담담하지만 극히 사실적인 감으로 수록/ 전달되어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했던 전장의 모습 그 자체를 음의 세밀함만으로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될 정도입니다.

이러한 강점은 '전투 사이'에 해당하는 파트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며 특히 드라마 파트에서 중요한 대사의 전달감 역시 깨끗하고 사실적인 것은 변함 없습니다. 이는 몇몇 주요한 이벤트에서만 사운드 강조를 걸어 좋은 듯이 들리게끔 하되 지나가는 듯한 장면에서 그러한 강조가 없어 밋밋한 밑천이 드러나는 작품들과 궤를 달리하는 것으로, 말그대로 시종일관 크고 소란스러운 곳은 그래서 좋고 작고 세밀한 곳은 그래서 좋은 디테일과 사이즈를 모두 잡은 사운드입니다.

굳이 흠을 잡자면 대개의 전투 사운드를 담은 전쟁 영화들처럼 볼륨감이나 임팩트감을 더욱 강조하거나 이런저런 좀 과장된 이동감, 분리감을 추구하지는 않은 관계로 사운드 시스템에 따라 전달되는 감이 꽤 달라진다는 점 정도. 이런 이유로 일반적인 TV 스피커나 그냥 스피커 수만 채운 시스템에서는 그저 밋밋하고 인상 옅은 소리로만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BD에 담긴 소리 중 어떤 부분에서라도 감탄을 안겨줄만한 수준으로 재생하는 것이야말로 해당 사운드 재생 시스템의 과업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만큼, (무손실이지만)압축 사운드나 16비트라는 스펙에 상관없이 '잘 울리는' 사운드입니다.

4. 총평

퓨리는 한국내 2014년 11월 20일에 개봉했는데, 일반적으로는 그 브래드 피트 횽이 주역이라는 점에서/ 밀리터리 매니아 들에게는 오랜만에 전차가 주역 of 주역인 영화라는 점에서 개봉전부터 어느정도 관심을 끈 영화이기는 했지만, 미리 말씀드리자면 역시나 전차가 주역이었던 '벌지 대전투' 같은 영화를 생각하고 보시면 다소 김이 빠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이 영화가 된 것은 벌지 대전투와 같은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는데 그러기에 영 못 만든 영화라서가 아니라 애초에 보여주고 말하고 싶었던 바가 달랐기 때문이라 보이며 따라서 그 방향을 공감하는 분이라면 이 영화가 거기에 적합하게- 연기를 하고, 연출을 가미하고, 이야기를 진행시키며, 최종적으로 작품이 자아내는 분위기를 합치시켜- 만들었는지 어떤지를 진지하게 판단해 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혹시나 지나치신 분들이라면 BD로, 지나치지 않은 분들께서도 BD로, 제2차 세계대전 마지막 해인 1945년 4월 독일을 향해 진군하는 미군 전차 '퓨리'와 거기에 탄 전차병 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를 맛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스포일러 방지라는 이유에서도 그리고 이 작품이 서술한 바와 비슷한 분위기의- 최대한 사실적이고 할 말만 하는- 감상을 적고자 노력했기도 하고 그러한 사전 호도(?)가 없는 상태에서 이 영화를 접하실 분들께서 어떤 감상을 가지실지 확신할 수도 없지만, 최소한 이 영화의 실제 러닝타임 134분이 훨씬 짧은 시간으로 여겨질만한 감상의 시간을 가지실 수는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빠른 국내 정식발매를 기원합니다. 

<감상 시스템> 

디스플레이: JVC DLA-RS35 (D-ILA 프로젝터) x Da-lite NCV 110인치 (게인 1.3)/ 파나소닉 TC-P55VT50 (PDP)
참고용 디스플레이: 소니 KDL-46EX700(엣지형 LED 백라이트 LCD)

플레이어: OPPO BDP-103 커스텀(영상 체크용) x Ayre DX-5(음성 체크용) x PlayStation 3(일반 범용 체크용)

셋팅: 연결 플레이어 재생 영상을 통해 계측한 6500K 표준 색역 캘리브레이션, 기타 상세 사항은 별도 문의시 추가 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