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민식이 법을 환영하며 우려되는 건,
무사고 운전 32년 했습니다.
앞뒤로 받혀서 보상만 12건 받아봤지 사고를 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 번 가해자가 된 적이 있습니다.
신호지켜 안전운전 중, 무단횡단 하는 아이가 제 차 뒤를 들이 받았습니다.
저는 말 그대로 신호를 무시하고 무단횡단하는 아이에게 받혔습니다.
다행이 아이는 별다른 이상도 없었고, 아이가 들고 뛰어 달려들었던 물건 봉다리에 제 차 뒤가 다쳤습니다.
제 잘못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신호는 파란불, 과속도 아니었습니다.
급 차선 변경도 없었고 전방 주시 태만도 아니었습니다.
말 그대로 그냥 지나가는 제 차를 아이가 뛰어와서 부딪친 겁니다.
집으로 도망가려던 아이를 달래서 일단 병원으로, 경찰, 보험 직원도 왔습니다.
집에 연락을 했는데, 엄마라는 사람은 왠일인지 상당히 무심한 듯 전화를 받습니다.
병원에 와보지도 않습니다.
겉으론 멀쩡하나 제 차를 들이 받고 넘어졌기에 엑스레이도 찍고, 의사 진찰도 받고...
할증 없는 보험 처리되었습니다.
나중에 보험회사에 들었는데, 대략 500만원 정도 보상에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무슨 법이 이러냐? 라고 했더니 직원 왈, 원래 법이 그렇답니다.
도로에서는 보행자가 약자라서 운전자가 잘못이 없어도 사고가 발생하면 그렇게 처리가 된답니다.
그로부터 시간이 꽤 지났고, 갈수록 법과 규정이 합리적으로 변하고 있는건 사실일 겁니다.
그래도 여전히 운전자에게 억울한 일은 발생하고 있으며 100% 해결책은 없을 것입니다.
민식이 법의 취지를 절대 동감하고 환영하며 그것이 지금 학교주변 많은 운전자의 못된 습관을 고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덩달아 보강되고 변화가 필요한 점들이 너무 많습니다.
민식이 법에 우려함을 내보이면 '스쿨존'의 안전은 무시하라는 말이냐? 지금처럼 신나게 달려서 아이들의 목슴이 희생되는 것이 맞다는 거냐? 라고 전혀 다른 주제를 언급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무도 아이들의 안전보다 억울한 운전자가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우려하는 부분 때문에 민식이 법을 적용하지 말자는 것도 물론 아닙니다.
다만, 환경적으로, 억울한 혹은 재수없는 운전자가 만들어 질까봐 염려되는 것 뿐입니다.
속도 지키고 안전 운전한다고 해도 스쿨존에서 사고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친구들과 장난치느라 앞도 안보고, 혹은 전에 보았던 영상처럼 친구에게 밀려서 도로도 몸이 튀어나오는 아이를 피하지 못할 가능성도 많습니다.
다행히 '조심성 없어 보이는 아이들을 미리 보았기에' 20km로 주행하다가 브레이크를 밟고 정지 했다고 해도.... 그 아이가 미리 멈추어선 차량에 몸을 부딪치고 주저앉으면서 팔이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요?
가정이지만 그 운전자는 결국 가해자가 될 것입니다.
운전자가 도대체 무얼 잘못했나요?
더 이상이 어떻게 안전운전을 해야 했나요?
그래서
단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가해자가 되는 경우는,
재수가 없었다라는 이유 말고는 달리 스스로를 이해시킬 수 없는 경우는,
없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민식이 법이 우려되는 점입니다.
유명(?) 전문 변호사가 이런 말을 했죠?
'제 자신은 물론, 직원들에게도 스쿨존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저는 그 말이 이해가 갑니다.
아시다시피 사고는 나만 100% 잘한다고 안 일어나는게 아니니까요.
모쪼록 억울한 가해자도 없고, 안타깝고 슬픈 피해자도 없는 그런 방향으로 법과 규정, 그리고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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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받는 애가 없게 펜스를 최대한 치겠죠. 카메라가 잘 판단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