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펜으로 "구멍가게"들을 그리는 화가 이미경 전시회
역삼역 근처, 갤러리 이마주(IMAZOO)에서 열리고 있는 이미경 개인전을 찾았습니다.
지하 1층에 있는 갤러리로 내려가는 계단 벽에 붙어있는 글
뭔가 허전하기도 하지만, 그냥 소박합니다.
갤러리 모습(반쪽)
요사이 신조어의 유행때문인지 새로운 단어들이 쉴새없이 쏟아져나와
넷상에서 글을 읽다가 뜻을 몰라 막히는 적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단어들이 만들어지는 만큼
흐르는 시간속으로 소리없이 사라지는 단어들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구멍가게"
"조그맣게 차린 가게"라는 사잔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급성장하는 편의점 시대에 묻혀서 사라져가는 단어중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비록 이제 쓰임새가 사라져가는 단어지만
어린시절 골목길의 추억을 한가득 담고 있는 "구멍가게"를 찾아
전국을 돌며 펜으로 그림에 담고 글로 남기는 이미경 작가님이 개인전을 열고 있습니다.
나무 옆에 서있는 자전거가 빨간색 오래전에 연재된 김동화 화백의 빨간자전거 만화를 생각나게 합니다.
주황색 공중전화 박스, 담배 간판, 자전거, 앞마당에 널어 놓은 빨래들, 장독대
시골 구멍가게의 연상 단어들입니다.
미원 공중전화 간판
맥콜, 진생업
OB라거
구멍가게의 사계를 돌면서 모두 그린 작품도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를 그린 그림에서 새 둥지가 있는 나무를 좀더 가까이에서 담아봤습니다.
2017년 발간된 작가님의 책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작가님의 두번째 책으로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이 들어가 있는
"구멍가게, 오늘도 문열었습니다"
나름 마을의 사랑방이기도 했고, 지난 시절의 추억이 켜켜이 묻어있는 구멍가게들
그림들 하나하나
지인들이 정보를 주셔서 힘들게 찾아가기도 했고
처음 갔을때의 정겨움에 다시 찾아간 자리에 가게는 없어지고
편의점이 들어선 마을에 실망하기도 하면서 찾아낸 지난 시대의 흔적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찾아낸 구멍가게를 소중하게 기록에 담아놓은 작품들입니다.
그냥 가게만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자리를 지키는
오래된 가게들의 뒷이야기도 가슴에 담아와 글로 옮겼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지난 시대의 작고 소소한 일상의 추억들을 글과 그림으로 쟁겨놓는
이런 분들이 참 고맙게 느껴집니다.
* 이미경 개인전 : 7.11(토)까지, 갤러리 이마주(역삼역 3번 출구 근처)
삼성역 근처에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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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그림 들어간 책 이뻐서 샀었는데...
그림만 따로 모아서 전시회를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