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UHD-BD 리뷰 소개 - 퓨리(Fury)
퓨리(원제: Fury)는 브래드 피트와 샤이어 라보프, 마이클 페냐, 존 번탈, 로건 러먼- 따로 나오면 다들 주역 한 자리는 꿰찰 다섯 명이 모여, 좁아 터진 셔먼 전차에서 전쟁의 희노애락을 함께하는 전쟁 영화입니다.
전 이 영화에 대해선 2015년에 그 BD의 퀄리티를 논하며 거론한 적이 있는데, 4K DI - (소니식)M4K 마스터링 된 BD였던 관계로 UBD의 모양새가 기대된다는 언급을 했었더랬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대충 2년 몇 개월이 지나, (진짜로)발매된 이 퓨리 UBD의 실제 모양새를 논해보려고 합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2160/24P(HEVC), 화면비 2.39:1, HDR10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영어)
* 북미판 UBD에 한국어 자막 수록/ 동봉 BD에는 미수록. 정발판 UBD 패키지에는 둘 다 수록.
퓨리 UBD는 다소 특이하게도, UBD에도 영상 특전이 포함되어 있으며 BD 수록 특전과 별개의 내용입니다. 과거 BD 2Disc 패키지에서 제공되었던 서플 전용 디스크의 내용을 UBD에 담은 것이며, 해상도는 서플 전용 BD의 그것(HD)과 동일합니다.
UBD 패키지 내 동봉 BD의 본편 스펙과 영상 경향은 2015년 발매된 구판(= M4K BD)과 동일합니다.
- 영상 퀄리티 평가
퓨리는 파나플렉스 XL2 카메라로 찍은 35mm 소스를 4K DI화 한 후, 세부 마스터링 값을 조정하여 Mastered in 4K BD용 마스터를 제작했습니다. 이번 UBD에 쓰인 마스터도 이 M4K용 마스터(단, 해상도 다운 컨버트 이전의 4K 상태에서)이며, 이 마스터에 컬러 웤스에서 HDR 그레이딩 작업을 가하여 UBD로 담아냈습니다. 평균 비트레이트는 66.3Mbps.
이번 UBD를 보기 전에, 퓨리 BD를 소니의 VW550ES(리얼 4K 프로젝터)에서 M4K 전용 업스케일 옵션으로 감상해 본 결과로는 순 해상감면에선 UBD가 딱히 부럽지 않습니다. 이건 사실 어쩔 수가 없는 게, 소니제 일부 4K TV나 4K 프로젝터에 든 M4K 전용 업스케일 옵션은 a. 소니의 M4K 마스터 다운 컨버트(4K 마스터를 BD 수록용 2K로 다운)의 알고리즘을 b. 그대로 역방향 복원(2K BD를 4K로 스케일링)하는 식이라, 같은 M4K 마스터를 쓴 UBD에 밀리면 소니가 허위과장광고를 한 셈이 되다보니.
하지만 실제 체감면에선 UBD의 디테일감이 훨씬 쉽게 다가옵니다. 그 이유는, UBD의 화면이 좀 더 밝기 때문. 어디까지나 HDR10의 요구 밝기를 큰 무리없이 구현(대개 2017년-2018년 출시 제품)하는 TV나/ 톤 맵핑 or 고휘도 스크린으로 보정을 한 프로젝터에서 그렇다는 것이지만, 어느 디스플레이에서 봐도 무조건 명부가 칙칙한 톤으로 억눌러져 있는 BD에 비해 vs UBD는 위와 같이 휘도 스펙을 만족하는 디스플레이에선 분명 좀 더 밝은 화면을 보여줍니다. 덕택에 35mm를 남김없이 긁어냈던 4K 스캐닝의 공적이, UBD에서 더 잘 와닿는 것은 확실히 장점. 이것만은 BD+M4K 업스케일로도 구현할 수 없습니다.(SDR BD에선 화면 밝기를 정도 이상 띄우면 암부도 같이 뜨고, 수록 명암폭이 결정되어 있는 이상 출력측 디스플레이 밝기를 올린다고해서 이미 묻힌 게 보여지는 것도 아니므로.)
이는 분명 HDR 인헌스 그레이딩을 하면서 암부의 밝기는 조금만 더 확장하고/ 명부의 밝기는 더 크게 확장하는 식으로 명암 다이나믹스 폭을 디자인한 덕일 것입니다. 덕택에 퓨리 UBD에서는, BD에선 '어두워서' 안 보이던 디테일들이 쉽게 캐치되고 살아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반대급부로 필름 그레인도 좀 더 잘 보이긴 하지만, 아직 싱싱한 필름이라 노이즈화도 거의 없고 해서 디지털의 쨍한 화면을 선호하는 분들께도 크게 거슬리지 않는 수준.
이런 명암의 경향차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HDR 그레이딩의 강도는 무난한 편. 특히 개인적으로 BD에선 마치 '레이저 빔'스러웠던 예광탄의 밝기 효과가 UBD/ HDR에선 어떻게 보일지 자못 흥미가 있었는데, 전술한 명암 경향 차이 때문에 UBD에선 오히려 '덜' 레이저 빔 스러워졌습니다. 말하자면 주변광이 약간 더 밝아지면서, 혼자 튀던 예광탄의 밝기가 상대적으로 잦아든 모양새. 더불어 조심스럽게 건 HDR 확장 효과 덕에, 불꽃이 마치 애니메이션 그림 같아지는 부작용도 함께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광색역 적용 역시도 평균적으론 무난한 편. 몇몇 일부 어필하는 부분(실내에 있을 때의 군복 색이라든가)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탈색 톤인 작품의 감을 크게 해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광색역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은 방향성을 잡았다 사료됩니다. 즉, 그냥 쓱 보면 (BT.2020 셋팅: 실제론 DCI급 색역에서) UBD를 보나/ (BT.709 셋팅에서) BD를 보나 색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하며, 때문에 심심할 순 있어도 전체적으로 우울한 느낌의 내용과 어울리는 그림 톤은 그대로 지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종합하면 명암 폭 확장 덕에 BD에 비한 디테일 향상감이 쉽게 체감된다는 장점과 vs 확 띄지 않는 HDR효과와 컬러 때문에 별로 UBD스러운 한 방감은 모자라다는 단점이 공존하는 디스크입니다. 일부 화면에서 밴딩이 간혹 감지된다는 점도 단점에 추가하고 싶지만, 그대신 BD에선 계조가 파묻히던 암부쪽이 UBD에선 좀 더 양호하게 나온다는 장점도 있으니 이건 비등비등하다 싶고.
결과적으로 영상면에선 '얌전한 향상감'을 '잘' 보여주는 UBD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음성 퀄리티 평가
퓨리는 BD 시점엔 DTS-HD MA 5.1ch 포맷이었던 사운드를, UBD에선 돌비 앳모스로 리믹싱했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포맷의 변화를 충분히 수긍할만한 수준.
일단 가장 좋은 건, BD에서 좀 묻히는 경향이 있던 대사가 UBD에서는 좀 더 선명하게 들린다는 점입니다. BD에선 센터 볼륨이 약간 작은 경향에 더해 주변 폭음이나 무수한 효과음은 선명하고 커서 말이 쉬이 묻힌 데 비해, UBD에선 앳모스 믹싱을 하면서 센터 레벨을 다시 손을 봤는지 대사 전달감이 더 좋아졌습니다. 이미 BD를 보신 분께 쉽게 설명해 드리면, BD에선 드라마 파트에서나 들려주던 대사의 선명감이 > UBD에선 모든 러닝 타임으로 확장되었다고 생각하시면 간단합니다.
그 외에는 BD도 들었을 당시에 충분히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UBD에선 거기서 더 향상감이 있는 것도 특징. 선명성과 다이나믹스의 강화 + 오버 헤드 채널의 서포트 덕에 공간감의 향상은 물론이고, 저음의 양과 질면에서도 좋았던 BD보다 좀 더 좋아졌습니다. 소리의 방향성과 이동감도 상당히 좋아서, 탱크 안팎에서 울리는 모든 효과음이 더 실감나게 체감되는 것도 큰 장점.
퓨리는 DCP부터 앳모스 믹싱이 있던 작품이긴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사운드 디자이너가 가정용 앳모스에 대한 이해와 거기에 맞춘 믹싱 어레인지를 하지 않으면 중구난방 퍼지는 사운드에 그치는 일도 드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현 시기의 앳모스는 믹싱 디자인 노하우가 제대로 보급되었는지, 요즘 최신작 앳모스 디스크는 웬만하면 실패하는 일이 없고 퓨리 UBD도 훌륭하게 울립니다.
- 첨언
이미 본문 중에서 충분히 언급한대로, 퓨리 UBD는 영상 면에선 강력한 한 방 대신 점잖은 개선감을 & 음성 면에선 상당한 진보감을 들려줍니다. 종합하면 충분히 우등생의 반열에는 드는 타이틀이다 싶고요.
다만 비교적 최신(2014년 개봉작) 영화치고 영상면에서의 한 방감이 부족한 건, 구매 흡인력 면에선 약점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원인을 따지고 보면 M4K BD도 이미 좋았고 그 마스터에 HDR 그레이딩만 입혔기 때문이지만, 35mm 필름 촬영작이라는 점이나 영화의 촬영 이념 자체가 화려무비한 그림을 보여주는 것에 치중하지 않았다는 이유도 한몫하고 있겠지요.
개인적으론 이런 방향의 UBD화도 충분히 긍정합니다. 요란한 화장의 압도감은 모자라도 잘 뜯어보면 깔끔하게 세수한 얼굴을 보는 느낌? 지나치게 화려번쩍하게 만들려고 든 HDR&광색역의 쇼가 가져 오는 부작용을 떠올리면, 이런 방향성을 가진 UBD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의 취향은 취향이고, 냉정하게 말하면 사운드 향상감을 제대로 추구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라면 굳이 BD에 이어 중복해서 구매할 당위성이 크게 느껴질 것 같지는 않네요.
글쓰기 |
항상 조지마님 리뷰잘보고 참고하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