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추억의 록 발라드 명곡 모음 vol.3
오늘 쉬어가려고 했지만 비니 폴의 부고를 듣고 눈물을 삼키며 썼습니다. 오늘은 연도에 구애받지 않고 약간 폭넓게 선곡해볼까 합니다. 토요일밤 한잔씩들 하면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smashing pumpkins, <1979>
제가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는 수도권에 막 케이블 채널이 깔리기 시작하던 9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당시 엠넷과 뮤직플러스에서 계속 틀어줬던 뮤비라서 선명하게 기억에 남은 곡인데요, 그들의 최고 명반이라 할 수 있는 <멜론 콜리..> 앨범의 히트곡입니다. 당시 저와 친구들은 이 뮤비를 "휴지 날아다니는" 뮤비라고 하면 알아듣곤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pantera, <cemetery gates>
공연장에서 관객의 총에 맞아 사망한 동생 다임백의 죽음 이후 형 비니 폴도 운명하고 말았군요. 고등학생이었던 90년대 초반에 분출할곳 없는 억눌림을 달래주었던 밴드인 판테라이기에 형제의 죽음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오는데요, 그들의 곡 중에 가장 빼어난 발라드인 이 곡을 골랐습니다. 비록 형제는 떠났을지라도, 남은 팬들은 그들을 영원히 기억할것입니다. 특히 내한공연당시 올림픽공원 테니스 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팬들이라면 저를 포함해 그때를 더욱 더 소중한 기억으로 남기게 되겠군요.
damn yankees, <high enough>
스틱스와 나이트 레인저의 멤버들과 미국 하드록계의 이단아 테드 뉴전트가 뭉쳐서 만든 밴드 댐 양키즈의 top3 히트곡입니다. 이들의 데뷔앨범에는 이 곡 외에도 좋은 곡들이 참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것이 아마도 진한 양키색때문이 아닐지 짐작해봅니다. 이들은 데뷔앨범 이후에도 한 장의 앨범을 더 발매하지만 데뷔때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고 곧 해산해버립니다. 그렇지만 이 곡만으로도 충분히 이 리스트에 오를 만큼의 자격을 가진 밴드라 생각하여 소개합니다.
extreme, <more than words>
이 멋진 곡은 아직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믿는데요, 당시 기타좀 잡아보았던 친구들이라면 누구나 연습해보았을 곡이기도 합니다. 저는 기타리스트는 아니었지만 다행히 대학교 동아리 엠티 자리에서 기타 잘 치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서 불러본 기억이 있네요. 당시 미국에서는 이 곡을 듣고 반한 어머니들이 레코드숍을 찾았다가 <포르노그래피티>라는 앨범의 제목을 듣고는 질색을 했다는 웃픈 후문이 있는데요, 사실 이 앨범은 이 곡을 제외하더라도 굉장히 뛰어난 명반으로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앨범입니다.
daughtry, <over you>
아메리칸 아이돌의 시즌5에서 4위를 기록한 크리스 도트리를 주축으로 한 밴드 도트리의 히트곡입니다. 이 리스트에 있는 다른 뮤지션들에 비하면 정말 초짜로(?) 보이는 착시현상은 저도 부정할수 없습니다만 이 곡은 그만한 자격을 갖춘 곡으로 생각되기에 이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편견없이 그냥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foo fighters, <learn to fly>
너바나의 드러머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데이브 그롤의 밴드 푸 파이터즈의 곡입니다. 뮤비도 굉장히 기발하고 사운드는 너바나 시절보다도 훨씬 꽉 찬 감이 느껴집니다. 푸 파이터즈는 작년에 내한공연을 가지기도 했는데요, 공연 후기를 보면 누구나 데이브 그롤은 "뮤비에서 본 모습보다 훨씬 미쳤다!" 라고 표현하더군요. 이 시대에 얼마 남지 않은 진짜 록을 열심히 이어가고 있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firehouse, <when I look into your eyes>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던 밴드 파이어하우스의 최고 히트곡입니다. 보컬인 C.J 스네어의 웬지 친숙한 보컬과 누구에게나 어필할수 있는 멜로디로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인데요, 너바나가 등장하여 웬만한 팝 메탈 밴드들을 몰살시켜버린 1991년 이후에도 이들은 끈질기게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고 살아남았으며 그 생명력을 2000년대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 (근데 내한공연은 일본에 비하면...)
oasis, <don't look back in anger>
오아시스의 발라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두 곡중 하나인 <don't look back in anger>입니다. 그들의 최고 명반인 <(what's the story)morning glory?>의 수록곡이며 오아시스 팬들에게는 원더월 이상으로 인기있는 곡이기도 하죠. 내한공연을 하던 날, 스피커 위에 올라가서 춤을 추었던 중년 아재가 웃겨서 리암이 노래를 중단하고 제발 내려오라고 애원했다는 후문도 기억이 나고, 전철역에 떼창으로 울려퍼진 <wonderwall>의 노랫소리가 귓가에 선하네요.
부활, <사랑할수록>
개인적으로 이 곡과 시나위의 겨울비를 우리나라 록발라드의 양대산맥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훨씬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곡의 완성도가 조금 더 높지 않나 하는 마음으로 이 곡을 골랐습니다.(밴드로써는 시나위를 더 좋아합니다) 요절한 보컬, 침체기를 겪으며 견인비를 줄 돈이 없었던 리더 김태원, 결국 동생의 목소리를 빌어서 공연에 나섰던 밴드의 활동까지 말이죠. 어려웠던 시절의 처연한 아름다움이 명곡으로 승화된 극적인 모습이 이 곡에서 느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신해철, <민물장어의 꿈>
이 리스트의 마지막 곡만은 해철이 형님을 위해서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지금 그가 살아있었다면 얼마나 맨 앞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었을까를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순간들을 있게 만든 수많은 이들 중에 한사람이 그의 이름임을 부디 수많은 사람들이 기억해 주시기를 바라며 이 곡을 올립니다. 외교와 안보를 성공한 이후에는 부디 의료적폐에도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시길 문통에게 간절히 바랍니다.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고 끝까지 노통을 지지했던 그를 기억하신다면 말입니다.
오늘로 록발라드 3부작을 맺게 되었습니다. 잘 들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주말에 다시 새로운 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쓰기 |
잘읽고 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