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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일제 강점기 의사(MD): (1) 이해할 수 없는 행위로 본인의 미래를 망쳐버린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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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2-29 09:21:54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습니다만 그걸 굳이 여기서 논할 것은 아닌 것 같고요.

저는 지금 일제 강점기 한 의학교육기관(지금으로 치면 '의대') 졸업생들의 자취를 추적하는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마침 아래에 비분강개하신 어떤 의료계 종사자의 게시물도 있고,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도 와서 기분도 우울하고 하여

지금껏 추적했던 사례 가운데

가장 효과적으로 본인의 경력을 망쳐버린 의사 두 분의 사례를 한번 재미삼아 올려볼까 합니다.

(그래도 한 인생을 논하면서 '재미삼아' 라는 표현을 쓴 것이 못내 걸리기는 합니다)


(1) 마작이 뭐길래

1930년, 보성고등보통학교(현 보성중학교)를 우등졸업한 최*송 선생은

같은 해 이 의학교육기관에 입학했다 1934년 졸업합니다.

(참고로 입학시 총 인원 85명 가운데 조선인이 22명, 졸업시 총 인원 82명 가운데 조선인 23명)

졸업 직후에 평안북도 도립신의주의원에 발령받던 중

1935년 6월 부터 9월까지 신의주경찰서에서 대대적으로 벌인 마작도박단 검거작전에 붙들려

신문에 이름과 직장이 공개되고 바로 그 해 '마약류중독자치료소'로 좌천,

그 이듬해에는 '나요양소 소록도갱생원'으로 발령이 납니다. (1937년까지 기록확인)

제가 찾은 기록으로는 해방 후에 일본내지에서 배워온 특수한 진료법이 있다며 개업광고를 낸 것이 마지막인데요.

뭐 '망쳐버렸다' 라고 까지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큰 굴곡을 본인이 만들었다 라고는 할 수 있겠죠.


(2) 그 놈의 입방정

1928년, 공주고등보통학교(현 공주중학교)를 차석으로 졸업한 김*성 선생은

같은 해 이 의학교육기관에 입학했다 1932년 졸업합니다.

비교적 평탄하게 1935년부터 충청도 청양에서 개업의 생활을 하다가 1941년 송사에 휘말립니다.

12월 26일자 판결문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소화 101월부터 위에 적힌 주거지에서 의사를 개업하여 현재에 이른 자인데,

평소에 시사 이야기를 하기를 좋아하고 무책임한 말을 하는 경향이 있는 자로 범의를 계속하여..."

이후로 구체적인 '범죄사실'이 기록됩니다.

 

요약하면

1) 마을 '국민학교장'네 집에 왕진가서는 '"황군" 공군의 활약이 영 형편없다, 독일 공군은 런던에 심대한 타격을 주었는데', '노몬한 전투에서 "황군"의 피해가 축소 보도되었다' 등의 발언을 했고

2) 진료실에 진료를 받으러 온 "순사"에게 '중국 사변에서 일본군 사상자 수는 축소보도되었으며 그 외 전과라고 보도된 것들도 다 선전전' 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것입니다.

 

판결문에서는 '造言飛語'로 (오늘날의 개념으로 따지면 '허위사실 유포'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금고 4월에 처합니다.

그리고 꼼꼼한 일본인들답게 금고에서 풀려날 1942년 4월 말께 의사영업정지 처분을 내리죠.

제가 찾은 정보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분이 정말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즉 독립운동을 지원할 목적으로 이런 운동을 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잠깐이나마 했습니다.

아직까지 밝혀진 것은 좀 생각없이 발언했다가 개인적으로 고난을 겪은 것 정도지만요.


이상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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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까르고 : 〔2007. 10. 18 - 2020. 09. 16.〕 〔2020. 09. 23. ~ 2021. 03. 22.〕〔2021. 04. 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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