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코로나 자가격리 - 부모님 때문에 열받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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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5 13:33:38
지난 주말 제사가 있었습니다. 전 코로나 때문에 위험하다고 하지 말자 했지만 집안 어르신들은 그냥 강행했어요. 저와 애 있는 사촌 누나, 사촌 동생들은 빠졌는데 기어이 일이 터졌습니다.
큰아버지가 양성 판정 받고 고모 한분도 양성, 제사 참여하지 않은 사촌 동생 두명도 고모와 같이 있다가 양성 판정 받았네요. 친할아버지 제사였고 사람일은 모르는 거니 누구 탓을 하고 싶진 않습니다. 운이 나빠 그럴 수도 있는 거겠죠. 불행 중 다행으로 저희 부모님은 음성 판정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님이 그 뒤로 자가격리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겁니다. 어제 생필품 사다주러 갔더니 두분 다 마스크 안 끼고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 본인들은 음성이라고 신나있더군요. 그래놓고 그 상태로 밥 차려준다길래 한소리 했더니 음성이니까 괜찮답니다. 자가격리 수칙이 왜 있는지도 모르는 건지 참...
열받아서 소리를 좀 질렀습니다. 어른들끼리 제사 고집하는 바람에 안 간 사람들도 덩달아 감염됐는데 미안하지도 않냐고, 최소한 자가격리 수칙대로 마스크 끼고 서로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저 운좋게 한번 음성 뜬 것 뿐인데 2주 후에 결과가 어떻게 될 줄 알고 둘이 이러고 있냐고요. 부모님에게 뭐라 해서 저도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조금씩 먹다보니 부모님의 판단력에 점점 의문을 갖게 되네요.
디피 형님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잘하셔서 제 가족 같은 불상사 안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간 코로나는 남의 일 같았는데 정말 삽시간에 내 일이 돼버렸어요. 연말 모임은 무조건 피해야겠습니다.
님의 서명
혐오는 광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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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부터 다스리시지요.
위로 드립니다.
이제 시간에 맡겨둘 일만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