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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참으로 불가사의한 곡 Epic. 페이스 노 모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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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4 01:34:54

 

 

 

 

간만에 시간이 좀 나서 종일 유튭 파도타고 망중한을 보내다가는 기어이 글쓰기까지 무리하네요.

 

누메탈의 효시가 된 이곡을 처음 뮤비로 만난건 신촌에 있는 '백스테이지' 에서 였습니다.

대다수 당시 록음악 매니아들과 마찬가지로 그땐 처음 접하자니 신선함에 전율같은게 약간 일었는데요.

골수 락음악팬 친구들과 매주 주말 백스테이지를 찾다보니까 그 친구들은 '이 곡 좀 재밌네' 정도의

반응으로 가벼이 여기더라고요. 감히 "이거 너무 좋은걸?" 하고 말하기가 주저되는 그런 분위기? ㅎ

 

 

지금은 도프레코드 운영중이신 당시 백스테이지 김윤중 사장님이 개인적으로 좋아한다고 남발하던

뮤직비디오 포넌블런즈의 'What's up' 을 당당히 나도 이거 좋다 라고 말하는거와는 다른 분위기인거죠.

포넌블런즈는 쎈 음악만 내리 듣다가 한번 쉬어가는 의미의 인주어리 타임같은 일종의 번외 인정인거고

문제의 Epic 은 얼추 락음악 계열은 맞는데 본조비 처럼 뭔가 좋아한다 말하기는 꽤 눈치가 보인달까요.

혈기왕성할 시절이라 뮤비에서 마이크 패튼이 얼굴에 음영이 딱 드리워진채 표정과 눈빛에서 내재된 

분노를 막 표출하는듯 하니.. 그게 참 카타르시스가 순간순간 느껴지더라고요. 

 

그렇게 이 곡이 수록된 앨범 'The Real Thing' 을 한동안 즐겨 들었었습니다. 이후로는 간혹 생각날 때

마다 한번씩.. 지금 또 들어보니 다행히 추억 좀 보정하고 음악의 상징성 정도 감안해서 유치해 못들어줄 정도의 그런 수준은 아닙니다. 워낙 히트곡이기도 했고...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곁다리로 당시 오지 오스본이 컨트리 음악으로 전향한다는 토막 기사를 어디서 해외토픽으로 접하곤

친구들에게 전했는데 무턱대고 확인없이 믿었는지 그들 표정이 마치 하늘이 무너진것 같은 참담함과

함께 극도의 분노와 배신감으로 인해 치를 떠는 표정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순수했던 시절이었어요.ㅎ

 

 

 

유튭에 락알못백스테이지 라고 락음악 썰푸는 채널이 있어서 최근에 백스테이지 이름때문에 반가워

우연히 들어가 보다보니까 페이스 노 모어 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좋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계기로 

새삼 다시금 이 그룹을 찬찬히 뜯어보게끔 되었습니다. 그분들 입장도 Epic 은 신선하고 당시 혁신적

이었다. RHCP 처럼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뮤지션들이 먼저 존경하는 뮤지션이다 라는거죠. 심지어 

남들은 다 좋아하고 대단하다 하는데 나만 싫어하는 락그룹 리스트 같은 컨셉의 주제 썰전에서도 U2 

나 세바스찬 바하는 신랄하게 까는데도 (세바스찬 바하가 그리 비웃음 당할 정도인가요. 2011년 발표된 'Kicking And Screaming' 도 아직 즐겨 듣는 1인. 그냥 창법 자체가 락보컬이 그러면 안된다고 싫답니다...)

암튼 그럼에도 불구 페이스 노 모어 는 장르와 틀에 구애받지 않고 오랜기간 모든 장르를 다 아우르는 혁신적인 그 면모와 음악적 시도 때문에 그런지 예우가 있고 예외더군요. 

  

 

키보드 사운드로 뿅뿅대거나 휘파람 불고 그러면 저건 진정한 락이 아니지! 하고 배척해 버리는 골수 

락부심이 하다못해 락키드 사이에서도 횡횡하던 시절에 페이스 노 모어 형님들은 대체 어떤 선구적인

길을 열어오신 것인지요. 음역대가 넓은 걸출한 보컬이자 프론트맨 마이크 패튼(Mike Patton) 지분이 

상당한 그룹임은 자명하고, 확실히 Epic 같은 곡은 한번 들으면 쉬 잊혀지지 않는 불가사의한 영향력이 

어쨌거나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알듯 하면서도 희안합니다.

 

2009년 해체 11년만에 재결합을 해서 투어도 다니고 했었군요. 세월이 또 막 무상하고 그럽니다.

 

 

 

https://youtu.be/ZG_k5CSYKhg

 

 

 

 

 

https://youtu.be/iDIJgSGFCLQ 


 

 

 

 

님의 서명
Live Like There's No Tomorrow
6
Comments
2021-05-14 01:46:10

미스터벙글
패튼솔로 앨범까지 살 정도로
좋아했는데
이젠 나이들어서 인지
가끔 easy 정도 듣네요

WR
2021-05-14 01:57:38

미스터벙글부터 솔로까지면 한때 정말 많이 들으셨군요. 끼가 많아 그룹활동중에도 많은 일을 벌였다는데 그런 그도 나이가 들어 이제 easy 하게 가는거 같습니다. 

Updated at 2021-05-14 06:29:39

Faith no more의 epic~!
정말 반갑네요. 저도 옛날에 많이 듣던게 생각나서 얼마전 유툽서 찾아서 엄청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론 후속곡 digging the grave 를 좋아해서 이 곡을 더 많이 듣습니다만.

https://youtu.be/CANh13XKFVk
백스테이지도 엄청 반갑네요.
저도 고딩 대딩때 엄청갔었는데 추억돋습니다.
대학로 엠티비, 투탑, 뮤직팩토리
신촌 백스, 락월드.
다 추억이네요~

2021-05-14 09:33:25

빽판으로 구입해서
정말 열심히 들었었는데...

그리고 저렇게 groove 감 있게
연주하는 드러머 쉽게 볼수없지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 해 그래미어워즈 노미네이트 되지 않았었나 싶은데...
무대에서 라이브로 연주도 했었고..

2021-05-14 10:51:13

백스테이지도 반가운 장소였고, 이 팀의 에픽과 다불어 디깅 더 그레이브가 수록되었던 앨버의 에비던스도 참 매력적인 곡이였습니다. 주말에 앨범 꺼내서 다시 들어봐야 겠네요

WR
2021-05-14 17:11:00

MTV 에 자주 나오면서 앨범도 플래티넘에 각종 상도 많이 받은걸로 압니다. 라이브 연주도 많이 했고요.

 

백스테이지 김윤중 사장님을 일컬어 저 유튜브 방송에서는 락불모지 한국 락씬에서의 문익점 정도로 소개 

하더라고요.ㅎ 확실히 Epic 은 MTV 에서 많이 나왔다 치고.. 그외에도 보기 힘든 뮤직비디오 누구보다 빨리 

들여와 목마른 사람들에게 시청각 교육을 왕창 해준 공로는 큰거 같습니다. 

 

오랜만에 앨범 꺼내 들으신다니 뜬금글 쓴 보람이 느껴지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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