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LP 시장에 대한 단상 : 아날로그 향수인가 유행인가
이번에 화제가 된 - 호불호가 있으니 굳이 가수/앨범명은 쓰지 않습니다 - 음반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교차합니다.
동네 숍에서 한장 2천원 정도에 LP 사고, 편의점에서 면도날 사듯 바늘 사던 시절을 경험했습니다. LP가 CD에 왕좌를 내어주고 카세트 테이프 손잡고 쓸쓸히 뒷골목으로 움츠러드는 시기도 목격했습니다.
그 CD마저 mp3에 이어 스트리밍에 밀려 향후 몇년의 존폐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을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어어 하는 사이에 LP가 살아나는가 싶은데 예전과는 양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좋아하는 음악이 담긴 물리적 매체 느낌에서, 요즘은 굳즈로서 소장이나 투자, 유행의 성격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턴테이블이 없어도 좋아하는 가수의 LP를 사는 것까지는 이해가 가나, 실물 영접도 않고 온라인 결재만 한 음반이 프리미엄이 붙어 서로 모르는 사람간에 거래되는 기현상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현상이 좋다 나쁘다 판단은 하지 않겠습니다. 가치 산정과 필요에 따른 참여는 각자 몫이죠.
욕심 같아선 지금의 이 붐이 아날로그의 회귀로 특정지어져서, 더 많은 LP가 더 저렴하게 복각 또는 신규 발매되면 좋겠습니다. 요즘처럼 LP 한장에 4,5만원이면 솔직히 좋아하는 가수나 교향악단의 음반이라도 속이 쓰립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욕심일 뿐, LP가 70~90년대의 영화를 되찾을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또 모르죠. 시장이 어떻게 급변할지. 붐이 더 살아날지 유행처럼 다시 지나가고 말지.
졸려서 그만 자야겠습니다. 하나만 더 얘기하구요. 이번에 오랜 기획과 투자가 이뤄진 음반처럼 후속 음반이 나온다면 주인공은 누가 될까요?
조금전 케이블에서 유희열의 스케치북 재방하던데, 혹 아이유가 기획을 잘 하면 이번처럼 이슈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몇달전 모 중고LP숍에 갔는데 거기 사장님이 그러더군요. 아이유 [꽃갈피]를 50만원에 팔아봤다고, 자기도 이해가 안간다고 단서를 붙이면서요^^
꽃갈피 재킷 사진 속 그 장소 오래 전 - 지금의 카페가 되기 전 - 가본 기억 납니다. 산책하다 우연히 문열고 들어갔는데,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할머니 혼자 운영하는 중고서점(대오서점) 겸 살림집일 때였습니다. 마루에 앉아 할머니와 이런저런 얘기 나누고 했는데 말입니다^^
그 카페가 오디오가이님 스튜디오 근처 서촌에 있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양준일 LP가 잠깐 불붙나 싶었는데 재반 나와도 그리 화제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역시 화제성 음반이지 명반은 아닌 것 같고...
낮에 잠깐 짬 내서, 전문가들이 꼽는 한국 100대 명반 한번 검색해봐야 갰습니다. 또 모르죠. 제게 없는 명반이 머지않아 아주 합리적인 가격에 재발매 될지...
글쓰기 |
군대가기 전 2년 정도가 제 엘피수집 열정이 가장 불타던 시절이었는데 찾던 음반이 불과 100미터 정도의 거리를 둔 두 중고음반점에서 9배의 가격 차이인걸 보곤 엘피 수집을 접고 모았던 음반 400장 정도를 다 팔고 입대했습니다
한마디로 누군가의 봉이 되긴 싫었거든요
그냥 요즘은 편한게 좋아서 라디오든 음원이든 시디든 유튜브든 편하게, 가능한 많은 곡을 듣자라고 생각하고있습니다
음질에 둔감한 제 귀에 감사할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