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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생활탐방] 미국 회사 초보 - 37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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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1-24 11:11:47

 

세상이 어수선하기도 하고, 마땅한 주제도 떠오르지 않아서 11월초에 연재글을 쓰고 오랜만에 글 하나 올립니다.  


지난주에  옆팀 디렉터로 부터 짧은 전체 메일을 받았습니다.
In celebration of Clemson’s National Championship victory, there are doughnuts in the 9th floor break area.  Enjoy
대학 미식풋볼 결승전 다음날에 Clemson 대학출신인 옆팀의 디렉터가 자기 학교의 우승을 자축하면서 도너츠를 사서 나누고자 보내온 메일입니다.

그 메일을 보면서, 미국 회사 생활중에 종종 마주치는 스포츠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전글에서도 몇번 언급한적이 있는것 같은데요. 스포츠는 회사내에서 동료들간에 가장 부담없이 이야기할수 있는 주제이고 또 실제로 스포츠 관련된 수다를 경험하는건 미국회사에서는 아주 일상적인 일입니다. 그래서 제가 아는 여러 한국분들이 외국 동료들과의 대화를 하기 위해서 일부러 스포츠 채널인 ESPN를 보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부터 스포츠를 좋아해서 스포츠 중계와 ESPN뉴스를 종종 봅니다만, 좀 더 당당하게 티비를 켤수 있는 명분으로도 사용됩니다. ^^

한국 회사들을 다닐때도 스포츠 이야기를 동료들과 종종 했던 기억이 납니다만, 미국회사에서 살짝 살짝 다른 면들을 발견할수 있습니다.

먼저 인기있는 종목의 차이입니다. 여기서는 가장 이야기가 많이 되는 종목이 풋볼이고 한국은 야구인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제일 인기있는 스포츠답게 풋볼시즌이 시작하면 관련된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특히 해마다 플레이오프 그리고 슈퍼볼이 다가오면 부쩍 이야기가 늘어납니다. 

2014년에 시애틀에 근거지를 둔 풋볼팀인 Seahawks가 슈퍼볼에 올라갔을때가 기억에 납니다. 제가 속한 부서의 다른팀이 시애틀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슈퍼볼 우승이 없었고 오랜만에 슈퍼볼에 올라가다보니 도시 전체가 들썩들썩했고, 몇천불하는 슈퍼볼 패키지를 구매한 동료들도 있다보니 더더욱 핫이슈가 되었습니다. 슈퍼볼 있기 몇일전에 부서의 VP가 전체팀에게 "How many "12's" are wearing Seahawks Gear  today?" 라는 메일을 보내고, 나중에 같이 사진을 찍은걸 공유했습니다. 팬들이 팀의 12번째 선수라고 이팀의 팬들이 자신을 12's 라고 부르는걸로 아는데요, 사진을 보니 이날 여러명이 유니폼을 입고 출근했었고, 사무실 곳곳에 Seahawks의 우승을 기원하는 장식도 되어 있더군요. 제 기억에 이때 우승을 했고, 그 뒤로 기쁨을 나누는 여러통의 메일들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 다음해에도 슈퍼볼에 올라갔었는데, 그때는 너무 아쉽게 져서, 위로의 메일들을 보내기도 했구요.

우리나라는 연고전(고연전?) 정도를 그 학교 출신위주로만 관심을 보이고 대화를 하는 정도이지 나머지 대학 스포츠는 인기가 별로 없는 반면에 미국은 대학 스포츠인기가 상상 이상으로 높습니다. 
특히 3월이 되면 March Madness라고 부르는 NCAA 농구 우승팀을 가리기 위해서 3월중순부터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68팀이 단판승 토너먼트를 펼치는데, 어느팀이 올라갈지를 예상하고 회사 동료들과 함께 내기를 걸곤 합니다. 
이글 제일 위에 글을 쓴것처럼 대학 풋볼도 인기가 대단해서 시즌만 되면 대학 풋볼 이야기가 주변에서 들려옵니다.  텍사스, 오클라호마, 알라바마, 플로리다 출신들이 제가 일하는 곳에 많은데요. 풋볼 잘하는 대학들이 여기에 많아서 시즌만 되면 이지역 출신들은 주말이 다가오거나 지나고 나면 풋볼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전 17편에서 다양한 국가 출신의 팀원들을 이야기 한적이 있는데요,  출신 국가가 다양하다보니, 우리나라보다 훨씬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이야기를 들을수 있는것도 또 다른 차이입니다.
파키스탄 출신 제 옆자리 동료와 외국인으로 제일 많은 인도출신 동료들은 크리켓에 대해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크리켓 월드컵이 있을때면, 근처의 인도식당에서 중계를 본다고 함께 사라지곤 합니다. 남미/유럽 출신들은 예상대로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합니다. 에콰도르 출신 팀 동료는 월드컵 시즌이 되면 늘 흥분상태입니다. 미국 출신들은 월드컵에 요즘 꼬박꼬박 나가지만 별로 인기가 없어인지 관심이 별로 없고, 다른 국가 출신들은 월드컵에 진출을 못하다보니, 주로 저랑 월드컵 이야기를 많이 하는것 같습니다.
인도 출신 다음으로 중국 출신 동료들이 많은데요. 탁구의 강국답게 매주 한번씩 탁구대가 있는 큰 회의실에서 탁구를 치고, 종종 토너먼트 한다고 참가하라는 메일도 보냅니다.
국가를 가리지 않고 목요일 점심마다 달리기를 하는 동료들은 마라톤 대회, 운동화, 식이조절등에 대해서 심도있는 이야기도 나눕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월드컵이나 올림픽등 국가대표들이 참가하는 이벤트가 있으면 회사내에서 큰 화제가 되는 반면에, 여기서는 오히려 프로 스포츠나 대학 스포츠에 비해서 관심을 덜 가지는듯 한것도 흥미롭더군요.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인구도 상대적으로 적고 나라크기도 작고, 단일민족 국가여서 국가대항전에 대한 관심이 인구도, 나라크기도 많이 크고 다양한 이민자들의 나라인 미국보다는 더 커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대중화되어 있는 골프의 경우에는, 제가 다니는 회사가 2~3개의 PGA골프 토너먼트를 스폰서하고 있는데요. 골프 대회가 열리는 지역에 있는 동료들은 발런티어 기회도 갖고, 할인된 티켓도 구할수 있는것도, 예전보다는 많이 대중화 되었다지만 여전히 비싼 스포츠인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할수 없는 일들이 아닌가 싶네요. 스폰서 하는 대회 기간동안 자사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는데, 몇년전에는 이때 프로모션하는 디바이스를 맡은 동료가 CEO한테 제품 관련해서 직접 전화 받아서 깜짝 놀라했던게 기억납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스크린골프가 유행이고 회식후에 가기도 한다고 들었는데, 여기도 야외 골프연습장이자 게임도 할수 있고 식사도 할수 있는곳에 친한 동료들끼리 놀러가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김연아나 박찬호처럼 온국민이 특정 선수에 열광하고 회사에서도 이야기를 집중되곤 하는데, 여기서는 그런 현상을 보기 힘든것 같습니다. 워낙히 다양한 스포츠가 인기가 좋고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있다보니 특정 선수에 관심이 집중되는 경우는 드문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인기가 제가 한국에 있을때보다 훨씬 높은것 같고, 남녀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주제가 된것 같더군요. 제가 한국에서 회사를 다닐때만해도 스포츠 이야기는 주로 남자 동료들끼리 그리고 또래가 비슷한 동료들끼리만의 주제였던것 같은데, 여긴 스포츠 관련해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NCAA Football  결승전이 있던날도 저는 바빠기도 했고 대학 스포츠 중계는 잘 안보다보니 까먹고 있었는데, 엘리베이트에서 만난 같은층에 일하는 여자 동료가 오늘밤에 중계 볼 준비가 되었냐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알게 되었구요. 1층에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샌디아줌마도 뉴올리언즈에 있는 Saint의 열성팬이라 시즌중에는 Saint가 이겼는지는 월요일날 얼굴을보면 대충 짐작이 갑니다. ^^

슈퍼볼 같은 큰 경기가 있을때는, 집이 큰 동료들이 자기집에서 경기를 함께 보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나라 회사 다닐때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었던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자기가 앉는 자리를 한국회사 보다 좀 더 자유롭게 꾸밀수 있다보니,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들 자리에 가보면 여러가지 한국회사에서는 보기 힘든 물건들을 만날수 있는것도 다른점중 하나인것 같습니다.
NFL팀중 하나인 Carolina Panther의 열혈팬인 팀동료 자리에 가보면  NFL 플레이오프 상황표(?)가 늘 붙어 있습니다. 해마다 잘하고 작년에는 슈퍼볼까지 올라갔던 Panther가 올해는 지역 꼴찌라 플레이오프도 못 올라가서 우울해 하고 있지만 올해도 여지없이 붙여 놓았네요.

 
파키스탄 출신 동료 자리에 가면 크리켓 배트를 볼수 있고, 골프를 좋아해서 해마다 연습레인지나 골프치러 가자고 이야기 하는 동료는 늘 아이언을 가지고 다니고 종종 퍼팅 연습도 하는것도 볼수 있습니다. 
 

 
학교 마스코트을 붙여놓거나 유니폼을 걸어놓는 동료들도 있어, 어느 학교 출신인지 물어보지 않아도 쉽게 알수 있습니다. 저랑 같은 층에서 일하는 동료는 여기서 2시간 정도 떨어진 Waco에 위치한 Bayor 대학 줄신임을 바로 알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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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1-24 08:52:15

첫댓글이네요. ㅎㅎ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는 프로야구 자이언츠 팬이다보니 회사에서 트윈스나 이글스 팬들과 서로 놀리는데... 요즘엔 저만 곤궁에 처했네요.

WR
2017-01-24 08:59:15

전 신입사원일때 엘지를 다니면서 삼성 라이언즈팬이라 수많은 구박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2017-01-24 08:53:41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제가 가끔 San Jose 본사에 갈때 느끼는 생활과 많이 흡사해서,

저희 회사 얘기 하는 듯 합니다.

 

여자, 성별, 개인사 등등에 대해서 거의 언급을 해서는 안되기 떄문에 스포츠가 가장 편한 얘기 주제지요.

그리고 다들 취향이 달라서 우리처럼 남들 다 알아야 하는 주제가 있지도 않고요.

수퍼보울이 다가와서 좋아 하시는 분들은 많이 기대가 크겠습니다.

WR
2017-01-24 09:04:58

미국내 회사들은 다들 비슷한가 봅니다.올해는 관심있는 팀이 다 떨어져서

2017-01-24 08:59:16

 저도 미국에 꽤 오래 있었지만 풋볼은 재미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미국 사람들 하고 스포츠 얘기를 하면 할 얘기가 참 없었죠.. 그나마 다행인건 야구를 좋아해서 메이져리그 얘기는 좀 가능했다는거... 하여튼 글 잘 읽었습니다. ^^

WR
2017-01-24 09:14:43

전 군대에서 아마추어 풋볼선수였던 후임한테 룰을 배워서 그런지 자꾸 보니깐 재밌더리구요.^^

2017-01-24 09:29:22

 재밌게 잘 봤습니다. 저런 면에서는 오히려 우리나라 직장보다 여유가 넘치는 것 같아서 부러워요.

음식물 반입 금지에다 탕비실도 없는 딱딱한 회사에서 근무하는지라... 

 

그나저나 저 크리켓 배트는, 우리나라 사무실에 놓여있으면 분위기가 새삼 다르게 느껴지겠군요. ㅋ

 

WR
2017-01-24 10:16:11

아무래도 개인공간을 존중하고 자유로와 그렇게 보이는것 같습니다.

2017-01-24 09:42:49

아, 정말 실적압박에 시달려도 좋으니 외국갈 능력이 됐음 좋겠네요.

이제부터라도 기술 하나 배워야 할까요...

WR
2017-01-24 10:18:35

대신 여긴 살벌한 해고가 있습니다.

2017-01-24 10:31:49

저 게임업계 출신인데 여기 해고도 살벌합니다.

시키는 대로 프로젝트 진행했는데 성과 안 난다고 자발적으로 이직할 부서를 찾아내라고 하고 대신 못 찾아내면 퇴사 동의하라는 계약서를 쓰라고 하죠.

 

하지만 구조조정을 대표가 천명한 판에, 다른 팀의 인원을 섣불리 받아들일 팀이 있을리 만무하고...결국은 자발적 퇴사자가....

 

모 회사는 이 계약서에 사인을 안하자, 용역업체들 불러서 사인안한 사람들을 강제로, 지하 휴게실에 몰아넣고 근무시간동안 밖에 나가지도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네이버, KT에서 입사 3일된 신입에게 해고통지서를 보낸 건 이미...

 

이쪽도 노동법이 허술한건지, 벌금이 싼건지...결코 낫지 않습니다.

공무원이 되거나 공기업에 입사한다면 모를까...

WR
2017-01-24 11:01:04

불황이라서 그런가요? 장난이 아니네요. 사회안전망도 허술한 우리나라에서 해고가 이미 쉽게 일어나는데 더 쉽게 만들려고 해서 걱정입니다. 이번에 선거를 잘해서 흐름을 꼭 바꿨으면 좋겠네요.

2017-01-24 11:02:54

저게 2013년, 2014년인걸 감안하면, 그 회사들 영업이익이 수십억대임을 감안하면 불황문제도 아닙니다. 그냥 습관이죠...

 

이런 상황에 말 한마리 받고 쉬운해고를 만들려고 하다니.. 

정말 선거를 잘해서 꼭 바꿔야겠습니다.

Updated at 2017-01-24 11:09:25

잘 봤습니다 자기 일만 제대로 하면 나머지는 대체로 자유로운 편인가보군요
탁구 토너먼트 참가하라는 메일 보낸다는 부분 보니 비슷한 내용 종종 보이는 토익 LC 문제가 생각나서 배가 살살 아프네요

WR
2017-01-24 11:07:52

네 맡은일만 진행되면 개인적인 생활에 대해서는 별로 간섭이 없는편입니다. 

토익 LC에 어떤 문제가 나왔는지 궁금하네요.

2017-01-24 11:04:08

 아 저 방망이. 좀비게임에서 많이 봤습니다.

WR
2017-01-24 11:08:25

제가 게임을 잘 안해서 그런데 좀비 게임에 저 방망이처럼 생긴게 나오나보네요. 

2017-01-24 11:53:53

미국 생활서 스포츠의 비중은 어마어마 하지요 ㅎㅎ

월요일의 시작은 늘 풋볼 얘기인거 같아요.

NFL 이 규모야 훨씬 크지만 팬들은 애정은 아무래도 직접 몸담았던 대학풋볼에 더 있는거 같기도 하구요.

전에 팀에서 오하이오 스테이트 출신과 미시간 출신 직원들 있었는데 맨날 싸우더군요 

전 출신학교가 워낙 못해서 암말 못하고 있었지만요 ㅎㅎㅎ

WR
2017-01-24 12:28:41

월요일날 풋볼 이야기는 사실 학교뿐만 아니고 미국인의 일상인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모교에 대한 애정이 장난이 아니고 특히 풋볼부심은 대단하더라구요

2017-01-25 00:27:02

 아...크리켓 영국에 있을 때 가끔 중계하는거 보긴 했는데, 경기 보면서 전혀 룰이 이해가 안가더군요.^^

WR
2017-01-25 01:43:20

저도 인도 출신 동료에게 설명을 들었는데 다 까먹어 버렸습니다. 너무 경기가 길어서 못보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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