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감상기]  발레 오네긴-안무 존 크랑코

 
3
  349
Updated at 2020-02-27 02:17:48

타티아나 역의 1981년 생 스페인 출신 알리사 아마트리안,오네긴 역의 1979년 생 독일 출신 프리드만 보겔 부부 무용수가 참여한 2017년 독일 슈트트가르트 발레단의 발레 오네긴 트레일러입니다.

제가 블루레이로 가지고 있기도 한 공연 영상입니다.

 

다음 영상은 네덜란드 국립 발레단의 발레 오네긴 트레일러입니다.

이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멋집니다. 저도 볼 수 없어서 안타까운 마음인데  타티아나 역은 안나 치간코바입니다.

 

발레 오네긴은 두 개의 위대한 작품들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하나는 알렉산드르 푸쉬킨의(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23p3838b) 1830년 작 운문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이며 다른 하나는 차이콥스키의 1878년 작 오페라<오네긴>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글들을  두 가지로 나눈다고 하면

형식에 맞추어 음악적 기운을 이끌어내는 것을 중시하는 운문과 그런 것에서 자유로운 산문으로 됩니다.

알렉산드르 푸쉬킨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가진 글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예브게니 오네긴> 우리는 이 책을 운문소설이라고 부릅니다.

제가 이 책을 접한 지가 벌써 40년이 다 되어갑니다.

지금은 초등학교이고 그때는 국민학교였던 그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하는 제게  지금은 돌아가신 어머님께서 그 없던 가난한 살림에 어떻게 돈을 만들어서 선물해주셨던 금성출판사 애장판 세계문학전집120권을 통해서 말이죠.

 

 

문제는 이 책을 단 한 곳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이해못합니다. 최근에는 이북으로 넘어와서 더 쉽게 읽게 되었는데도 여전합니다. 너무 많은 인용구, 인용된 인물, 저자 스스로가 하는 러시아에 대한 묘한 해석,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밋밋한 전개 등으로 말이죠.

어느 정도 이해하는 장면도 소설 자체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오네긴>을 접하면서 가능했습니다.

그 한 장면은 렌스키와 오네긴 결투 장면입니디. 소설의 6장 21연과 22연에 나오는 렌스키의 시 부분으로써 이 시를 소개하면서 푸쉬킨은 <훗 이게 낭만주의 시라고 하는데 그래서 뭐>하는 냉소를 덧붙이죠. 저도 별 관심을 주지 않고 넘어갔던 이 장면을 차이콥스키는 정말 너무도 낭만적 장면으로 표현합니다

.

 2014년 안나 넵트렙코가 타티아나 역을 한 메트로폴리탄 공연 블루레이입니다.한글자막을 제공합니다.

 

다음 영상은 메트로폴리탄 2014년 오페라 오네긴 공연 중 렌스키의 아리아입니다.

 유명한 kuda kuda kuda vi udalilis입니다. 다른 가수들보다 이 가수의 노래를 제일 좋아합니다.

가사는 https://m.tv.zum.com/play/691798 JTBC의 팬텀싱어 영상에 있습니다.

이 아리아는 다양한 악기만으로 연주되기도 합니다.

 그 중 플루트 영상입니다.

 

 이 렌스키는 이 결투로 인해 죽으면서 소설에서 그냥 퇴장해버립니다.

차이콥스키로 인해  이 렌스키가 바로 푸쉬킨 자신이며 자신을  혐오하면서 투영시킨 것으로

 저는 이해했죠.

푸쉬킨은 1837년 38세로 사망하는데 그 원인이 바로 자신의 연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의 결투였죠.

--푸쉬킨의 아내는 엄청난 미모를 가졌을 뿐 제가 보기에 문제가 상당하고 푸쉬킨은 그런 아내를 먹여살리는데 결혼 생활 전부와 그의 재능 전부를 소모합니다.---

렌스키는 타티아나의 여동생 올가를 짝사랑하는데  서로에게는 별 괸심도 없이 그저 장난에 불과한 행동을 한 두 사람  올가와 오네긴의 다정한 모습에 확 돌아서 결투를 신청했듯이 푸쉬킨도 자신의 아내와 불륜관계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 남자와 결투를 하죠.

결투 후 렌스키도 죽고 푸쉬킨도 죽는데 그 결투를 이끌어 낸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소설 속에서 그리고 현실 속에서 아주 아주  잘 살아가는 것도 굉장히 닮았습니다.

이런 부분을 낭만적으로 포착해낸 것이 차이콥스키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렌스키를 누구보다 좋아합니다. 좋아할 수 밖에 없더라구요;;;

 

1965년 독일 슈트트가르트 발레단의 젊은 선장 존 크랑코는 소설 오네긴과 오페라 오네긴에서 영감을 얻어 독창적 내러티브 발레 우리가 흔히 드라마 발레라고 하는 3막 발레 오네긴을 안무합니다.

음악은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오네긴을 그대로 사용하고 싶어했으나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오페라 음악은 모두 배제해버리고 차이콥스키의 다른 음악들을 골고루 섞어서 사용합니다.

이 발레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지금도 각 발레단에서 레파토리로 삼고 있죠.

이 발레 역시 저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저 춤의 진행만을 볼 뿐이죠-_-;;;

몇 번을 봐야 제대로 볼 수 있을지 가늠도 안되지만 말이죠.

 

이 발레에서 존 크랑코는 아주 독창적인 장면을 만들어 냅니다.

소설에서 타티아나가 오네긴을 만나면서 사랑을 찾았다며 엄청난 흥분 속에서 편지를 작성하고 그것을 유모의 손자 편에 보냈지만 돌아온 것은 면전에서의 오네긴의 차가운 배려와 거절  그 후 타티아나가 꿈을 통해 트라우마를 겪는 부분에 대해  존 크랑코는  이 순서를 뒤바꾸고 트라우마가 아닌 기대와 두려움이라는 상반된 감정으로 변화시켜  꿈을 통해 먼저 소개합니다.

이 꿈 장면을 거울이라는 장치를 통해서 춤으로 구체화시키는 아주 놀라운 방식이죠.

 

다음 영상의 초반 6분까지가 그 부분입니다. 니나 캄초바가 타티아나 역입니다.

 

발레에서는 렌스키와 오네긴의 결투 장면도 있는데 다음 영상은 이 부분 렌스키 베리에이션입니다.

 

다음 영상은 2017년 독일 슈트트가르트가 공연한 전막 영상입니다.

초반 소년 소녀들의 춤장면도 아름답습니다.

 

 

끝으로 스페인 기타리스트 베니스의 내 사랑이라는 영상입니다.

블루레이로 수입된 적이 있는데 지금도 판매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끔 보면 춤과 기타가 어우러진 공연으로 인해 기분전환이 되곤 합니다.

 

 

 

 

 

 

님의 서명
자유로움은 불편을 친구로 삼는다
그리고
오늘의 내가 퇴장하면 그것이 과거이고
오늘의 내가 등장하면 그것이 미래이다
4
Comments
2020-02-27 09:00:08

[오네긴]은 저도 정말 좋아하는 오페라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차이코프스키만이 만들 수 있는 좋은 멜로디를 가진 아리아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발레에 대해선 문외한이지만, 장단점이 있는 듯 싶네요. 장점이라면 무엇보다도 가수들이 가질 수 없는 몸매와 동작, 거기서 비롯되는 아름다움이겠죠. 단점이라면 [오네긴]은 정말 아름다운 아리아들로 가득 차 있는 데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는 것?

 

[오네긴]은 가수의 발성과 가창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표현력이 아주 중요합니다. 오페라 중간 유명한 편지씬, 주인공보다 더 유명한 렌스키의 아리아, 제일 마지막에 카티아나가 오네긴의 청혼을 거절하고 퇴장하는 장면 등은 감정에 몰입한 표현력이 없으면 청자 입장에서도 재미가 반감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개는 하지 않으셨지만, 르네 플레밍이 출연했던 메트 실황이 정말 대단해요. 국내도 디비디와 블루레이가 나와있는데, 마지막의 '결코 끊나지 않을 것만 같은' 카티아나와 오네긴의 2중창은 잊혀지지 않는 표현력을 보여줍니다. 거칠게 오네긴의 손을 뿌리치면서 무대 밖으로 뛰어나가는 장면도 일품이고, 그 이후에 "부끄럽고 잔인하며 고통스러운 내 운명이어" 라고 절규하면서 마치는  드리트리 흐보로스톱스키도 아주 강렬하죠.  소개 감사합니다. ㅎㅎ

WR
2020-02-27 10:45:29

차이콥스키 스스로도 오페라 오네긴에 굉장히 만족했다는 평을 접한 것 같습니다.

저도 만족합니다^^

저는 벌레 공연의 이해를  위해  관련있어  보이는 오페라 공연 블루레이를 구매하고 감상하는 편이어서

오페라 자체에 대한 공감능력은 거의 없습니다

 

말씀주신 르네 플레밍,고인이 된 흐보로스톱스키가 열연한 공연 영상 기억해두겠습니다

 

2020-02-27 11:10:53

금성출판사 세계문학전집 반갑네요! 저희 어머니도 무리해서 사주셨는데 전부는 무리고 절반 60권만요 ㅎㅎ
그런데 애장판은 고 신동우 화백 삽화가 들어있네요~

WR
2020-02-27 11:22:10

어머니와 아버지는 위대합니다.^^

아낌없이 주시죠.

저는 고 신동우 화백의 삽화인지 모르고 있었습니다.-_-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