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2
프라임차한잔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감상기]  베르디 오페라 전혀 모르던 오페라 - I Due Foscari

 
4
  477
Updated at 2021-03-03 16:30:48

 예전에  발레 블루레이 타이틀을 주문한 후 설렘으로 배송을 기다렸고 받은 후 바로 확인을 했을 떼  그 때 나왔던 타이틀이  Verdi의 I Due Foscari였습니다. I Due Foscari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앞에 붙어 있는 베르디만 겨우 읽어낼 수 있었죠. 

 아래 사진에 보이듯이 표지에 한글이라고는 "ㄱ"도 없으니 말이죠.

 (이 타이틀은 2009년 이탈리아 파르마 공연 실황을 담고 있습니다.)

 발레 타이틀이 품절 상태는 아니어도 나름 기다렸고 가격도 높은데 이런 실수를 하다니 구시렁대며 고객센터에 반품 요청을 하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전화는 걸지 않았습니다. 그냥 수령해 버렸죠. 그리고 발레 타이틀은 새로 구매를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니가 포스카리를 한 번은 봐라는 뭐 그런 것인가 합니다;;; 

  먼저 구글에서 검색을 했습니다. 영어 자판 외에는 없으니 영어로 I Du까지 입력하니 자동완성으로 찾아줍니다. 한글로 번역되어  포스카리 가의 두 사람 이렇게 나옵니다.

 알 게 뭡니까! 제게 포스카까지 비슷한 것이라고는 포카리스웨터 외에는 없는데 말이죠.

한참을 읽었습니다.https://ko.wikipedia.org/wiki/%ED%94%84%EB%9E%80%EC%B2%B4%EC%8A%A4%EC%BD%94_%ED%8F%AC%EC%8A%A4%EC%B9%B4%EB%A6%AC

 15세기 베네치아, 밀라노, 피렌체 공화국, 포스카리가문, 바이런 경 등등 나오는데 우리 역사로 치면 영조와 사도세자,노론, 혜경궁 홍씨 등과 관련된 흐름과 비슷해 보였습니다.

 

오페라치고는 짧은 런닝 타임입니다. 3막인데도 총 120분이 채 안 된다고 표기되어 있으니까요.

우리 역사 속의 사건과도 흐름이 유사하고 런닝 타임도 짧으니 지루해도 참으면서 볼 수 있겠구나 판단이 서서 별 기대없이 감상을 시작했습니다.

 

 두어 시간 후 저는 반품 신청을 하지 않았던 저를 칭찬했습니다.

 포스카리 가의 며느리 역 루크레치아 콘타리니에게서는 제가 남자임에도 카타르시스적 매력을 느꼈고, 브레겐츠 페스티발 실황 오페라 아이다에서는 소프라노네 했던 소프라노 타티아나 세르잔을 루크레치아로서 새롭게 볼 수 있었으니까요.

 오페라 감상하기 전만 해도 권력 다툼에서 여성이란 희생적 수동적 존재로만 받아들였기에 - 제가 남의 엄마를 싫어해서 뭐 하겠습니까만 혜경궁 홍씨가 싫은 이유이기도 합니다.-두 부자 간 혹은 두 부자와 정적 간의 갈등이 전부가 아닐까 했는데 루크레치아는 완전 달랐습니다.

 다른 등장 인물들은 노래 잘 합니다. 제가 딱 예상했던 대로여서 저는 루크레치아를 통해 이 오페라를 보려고 합니다.

  베르디가 만들어 낸 루크레치아는, 자신의 희생으로 누군가를 구원해야만 하는 바그너의 여성상과는 거의 대척점에 있는, 스스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시아버지에게 협박과 간청을 해서라도 남편을 구하겠다는 의지와 고정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감정을 가진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A.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는 루크레치아

 공연 시작 후 1막 16분부터 25분 사이  루크레치아와 합창단의 노래 장면에서 분명히 볼 수 있습니다. 이 장면은 루크레치아의 등장 부분으로 그녀의 남편 야코보가 10인위원회에 재회부되어-남편 야코보는 음모에 기하든 사실에 기하든 하여튼 유배 중이었는데 너무도 베네치아로 돌아오고 싶어서  베네치아와 밀라노 사이에서 어부지리를 노리던 피렌체 공에게 유배가 풀리도록 베네치아에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부탁하는 비밀 편지를 보내다가 발각되었습니다.-그 결정을 기다리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다음 영상은 제가 가진 블루레이 영상과 동일한 연출의 공연인데 언제 어디서 한 공연이고 주역들을 누가 했는지 모릅니다만 이 영상을 보면 루크레치아의 감정은 세 번 변합니다.

 초반은 남편에게 석방이나 사면이 아니라 정의 자체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격정적인 부분이고 중반부는

주변 시녀들로부터 신에게 구원을 청하는 게 낫다라는 조언을 듣고 차분해지며 마지막은 남편의 유배 연장이 결정되었다는 전언에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미는 불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A-1)제가 가진 블루레이 공연 2009년 루크레치아 역 타티아나 세르잔이 보여 주는  중반부의 차분한 모습의 영상입니다. 아쉽게도 중반 차분해지는 부분만 있습니다.

 

 A-2)안나 피로찌가 보여 주는 세 번의 변화 장면입니다.

 

 A-3) Jolana Fogašová가 부르는 동일 부분입니다.

 

 

B) 남편을 구하기 위해 시아버지에게 협박 애원 등 다양한 행위를 하는 루크레치아

 2막에서 시아버지를 상대하는  장면입니다.

 

 이 외에도 감옥에서 남편과 이중창 남편과 시아버지와의 3중창 등을 통해  루크레치아는  비록 결과적으로는 남편과 시아버지 모두 죽게 될지언정 제가 가지고 있던 권력의 희생양으로서의 여성 이미지를 완벽하게 박살내 버렸습니다.

다만 타티아나 세르잔의 루크레치아가 제게 너무 강렬하다는 점이 다른 주역이 한 포스카리 가의 두 사람도 과연 제 마음을 움직일지가 걱정이 됩니다.

 

 

글을 맺으면서 앙헬린 프렐조카주가 파리오페라발레단을 위해 안무한 모던 발레 Le Parc 3막의 파드되 영상을 올려 봅니다. 모던 발레가 3막을 가진다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기도 합니다.

음악은 모차르트 Piano Concerto No.23 In A Major, K 488 중 2악장 Adagio입니다.

 엘레어노라 아박나토와 스테판 불리옹의 영상입니다.

 

 

님의 서명
자유로움은 불편을 친구로 삼는다
그리고
오늘의 내가 퇴장하면 그것이 과거이고
오늘의 내가 등장하면 그것이 미래이다
NO
Comments
아직까지 남겨진 코멘트가 없습니다. 님의 글에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