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90년대 속절없이 날 울렸던 노래들 vol.1
추억소환글로 쓸까 하다가 너무 좋은 곡들이라서 음악 카테고리로 묶었습니다. 누구나 추억은 다르게 자리잡고 있겠지만, 저에게는 대부분의 학창시절을 보냈던 90년대이기에, 당시 노래들이 더 애틋하게 느껴지는군요.
뱅크 - 가질수 없는 너
90년대 중반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뱅크의 명곡입니다. 아마도 이 곡을 아시는 분들은 저마다의 '가질수 없는 너'가 존재할만큼,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와닿는 가사와 정시로의 서글픈 미성으로 모두의 기억에 남은 곡이 되었죠. 저는 언젠가 제게 가질수 없었던 그 사람을 훗날 다시 만난 적이 있는데요. 역시 추억은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가치있는 일임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김광석 - 그날들
김광석을 알고, 또 기타를 잡아보았던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불러 보았을 '그날들' 입니다. 원곡은 단지 피아노 반주 위에 그의 애달픈 목소리로 연주되지만, 듣는 이들에게 가장 김광석의 목소리가 가진 정서에 대해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곡이라 생각되네요. 이 곡을 김광석보다 더 잘 부르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그와 똑같이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김경호 - 금지된 사랑
제가 군대에 있을 즈음 지상파 방송에서 자주 나왔던 김경호의 히트곡입니다. 보통 사람은 흉내내기도 힘든 음역과 초절기교를 자랑하던 김경호의 곡이지만, 이 곡은 약간이나마 따라할 수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죠. 덕분에 그 당시 노래방에선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내 사랑에~~' 가 흘러나왔던 기억입니다.
조용필 - 꿈
이 곡이 처음 나왔을때는 사실 노래에 담긴 진정한 맛을 알지 못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어느날 문득, 화려하기로 손꼽는 외국의 어느 도시에서 이 노래를 목놓아 부르는 제 자신을 발견했을 때 까지는 말이죠. 얼마전 디피에서도 조용필 최고의 곡 설문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보고서, 사람 사는 정서는 크게 다르지 않구나 하고 안심하기도 했었네요.
김돈규 - 나만의 슬픔
015B의 객원 가수로 나미의 '슬픈 인연'과 '단발머리'를 불러서 높은 인지도를 쌓았던 김돈규의 솔로 히트곡입니다. 이 곡은 정말 잘 만들어진 곡이지만, 엄청나게 어려운 곡으로도 유명했는데요, 1절까지는 어찌 소화했던 저도 2절에서는 목이 버티지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주인공인 김돈규도 결국 성대결절로 두번이나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승환 - 내게
제가 고등학생일때 발매되어 높은 인기를 끌었던 이승환의 곡입니다. 이 곡은 마법의 성의 작곡자인 김광진의 곡으로도 유명한데요. 최근의 라이브는 완전히 록으로 편곡되어서 당시의 맛과는 많이 달라졌기에, 그 시절 뮤비를 대신 올립니다. 지금은 세 자녀의 어머니가 된 이요원씨의 앳된 모습이 새롭군요.
이문세 - 옛사랑
가수 이문세의 성공에 불세출의 작곡가 이영훈씨의 이름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가수로써 성공가도를 달리게 해 준 3집부터 전담 작곡가에 가까운 역할을 맡아왔는데요. 이 곡은 이문세의 대부분의 히트곡을 도맡아서 만든 이영훈의, 최고의 곡으로 손꼽는 작품이기도 하죠. 작곡도 작곡이지만, 이영훈의 가사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가장 시적인 가사들의 결정체라 할 수 있겠습니다.
015B - 텅빈 거리에서
69년생으로 오십줄에 들어선 윤종신의 파릇파릇한 모습을 목격하실 수 있습니다. 당시의 윤종신은 아찔한 미성을 가진 발라드가수로 막 떠오르고 있었는데요. 그런 이미지를 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곡이 바로 이 곡이라 하겠습니다. 가사속의 동전 두개(20원)는 그 당시를 기억하는 분들의 심금을 울리는 가사였는데요. 어느덧 공중전화박스도 거의 사라지고, 전화요금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나이가 되어버렸군요.
최재훈 - 함께 있으면 좋을 사람
전무후무한 사랑을 받았던 국민배우, 최진실 주연으로 흥행에 성공했던 "고스트맘마"의 삽입곡으로 영화팬들에게 유명한 곡이기도 합니다. 당시의 최재훈은 들을 때와는 달리,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그만의 락발라드로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요. 노래방에서 그의 곡을 원키로 부르는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을만큼 압도적인 가창력을 자랑했었죠. 최근 예능 불타는 청춘에 출연해서 반가운 근황을 보여주었습니다.
김성호 - 회상
이 곡을 모르는 90년대 이전 학번 분들은 없을 것이라 믿습니다. 다만 얼굴없는 가수답게 노래는 잘 알지만, 어떻게 생긴 가수인지 모르는 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여 찾기 힘든 라이브를 골랐습니다. 비록 1989년 데뷔앨범이 늦게 알려지면서 실질적인 활동은 대부분 90년대에 이루어지긴 했지만, 그의 음악활동은 뿌리가 깊었는데요. 다섯손가락의 '풍선', 박성신의 '한번만 더',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 등등 수많은 히트곡의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청명한 가을밤입니다. 낮에는 햇살이 조금 따갑지만, 하늘은 부쩍 높아졌고 해가 지면 완연한 가을의 바람이 부네요. 시원한 수요일입니다. 그리운 그 시절 노래들과 한잔 하시죠.(진규야밥먹자님 따라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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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사랑은 제 노래방 애창곡이었고
텅빈거리에서는 마지막 파이프오르간 소리에
되돌려듣고 되돌려듣고 했었어요
다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