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병원에 있습니다.
40 넘어가면 유지보수 하고 살아야 한다더니
50 가까워지는 시점에서 일이 터지네요.
작년 여름에 허리를 한번 삣긋하고는
여느때 처럼 며칠 파스 붙이고 나면 낫겠지 싶었는데
뻐근한 통증이 계속 있더군요. 그때 병원을 갔었어야 하는데...
다들 그러시겠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게다가 업 시작한지 이제 2년차라
통증이 오락 가락 하길래 별 생각없이 일을 했죠.
시간이 지나 가을이 되고
가을 현장이 기와 지붕이었는데
(태양광 발전 설계, 시공하고 있습니다)
평지에서 작업해도 힘든 일을
작업은 고사하고 중심 잡고 서 있기도 힘든
주문형 특수 기와 위를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많이 왔고
게다가 원장 수녀님은 기존의 수녀님에 대한
제 인식을 바꿀 정도로 깐깐하시고
이래 저래 힘든 상태에서
수녀원 건이 끝날 때 쯤 오른쪽 엉덩이 윗부분, 고관절이
걸음을 걷지 못 할 정도로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일단은 고관절 염증을 의심해 약 처방 해주면서 조금 지켜보자 했습니다만
그 주 주말에 재채기하다 허리 통증이 왔는데
아파서 운게 몇 년만인지 모르겠지만
지옥을 경험하고서 응급실에 실려갑니다.
주말이라 진통제만 맞고 겨우 움직일 정도는 되서
퇴원했다가 월요일날 입원하고 MRI 찍었는데
요추 4, 5번 간 추간판 탈출증
디스크는 아니길 바랐는데 디스크 판정을 받습니다.
모르는 제가 봐도 많이 나왔더군요. 신경도 많이 눌리고
일단 통증주사(꼬리뼈 주사) 맞고
물리 치료하고 운동하면서 조금 지켜보잡니다.
꼬리뼈 주사... 지인들은 무지 아프다는데
저는 아픈 건 없는데, 그... 기... 기분 무지 THE LOVE
간호사 언니 앞에서 엉덩이 까고 있는 것도 그렇고
주사액 들어오는 느낌은 THE THE LOVE
그렇게 두 달 동안 통증주사를 3차까지 맞고
물리치료, 운동을 해도 크게 달라지진 않더라구요.
하긴 허리 디스크가 두 달만에 티 나게 좋아지기야 하겠습니까만
그러다 2주 전 쯤
오른 쪽 다리 종아리와 발등의 저림이 심해져
다시 병원에 가서 이런 저런 검사를 했는데
석회화 진행이 좀 빠른 편이 랍니다.
원래 흘러나온 디스크 수액이 자연적으로 흡수되는데
저는 나와있는 양이 많긴 한데 그거 감안해도 굳는 속도가 빠르다고...
그러다 신경이 눌린 채로 굳어지면 심하면 마비까지 올 수 있다고 ㄷㄷㄷ
그래서 지난 14일날 수술하고 일주일 정도가 됐습니다.
수술은 싱거울 정도더군요. 2시에 입실해서 4시 반에 회복실에서 병실 이동했으니까요.
그리고 15일 오전 6시에 기상시간되자 마자
간호사가 걸어보라더군요. 네? 헉.
갑옷(보호대)차고 걸었습니다. 다시 헉.
허리 쪽 통증은 없고
(째고 꼬맸으니 수술 부위는 아프긴 합니다)
저림은 수술전이 100이라면 지금은 6, 70 정도네요.
저림은 잔디밭에 떨어진 돌멩이를 치웠다고
눌린 잔디가 바로 다시 일어나진 않는 걸로 비유해서
설명해주는데 이해가 바로... 차차 나아지겠죠.
이제 앞으로 평생 관리하고 살아갈 일만 남았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어차피 아플거라면
독거중년에게 결혼에 대한 일말의 희망이라도 남아있게
허리는 아니었더라면 하는 뭐 그런...
아파보니 건강이 최고네요.
회원님들도 항상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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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 0이 될 때까지
얼른 쾌유하시길 빌겠습니다.
저도 며칠동안 갑자기 왼쪽발바닥이 아파서
걷는데 지장이 있어서
병원에 갈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