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Stanislaw Lem - Solaris (1)
저 처럼 아무 사전 정보 없이 지적인 유희를 하고 싶으시면 먼저 책을 읽으실 것을 권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중간 중간, 말미에 이를 테면 턱을 괴거나 뒷뜰에 나가 서성이거나 운전도중에 풍경을 잊고 생각에 잠기는 일이 많이 있었습니다.
감상기에 뭘 쓰면 좋을까 생각하는 동안 정리하기 힘들 정도로 여러가지가 떠올라 솔라리스 소설이라는 다층의 바다의 바닥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느낌입니다. 다른 이야기로 작가가 소설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독자에게 거울 같은 작용을 하여 보이는 것 만큼 보여준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각난 생각을 나누어 글을 쓰는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다른 측면이 보일 때 마다 글을 추가하도록 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도입부와 결말부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짧은 책이므로 도입과 결말은 고심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눈여겨 봤더니 역시나 의도된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소설은 솔라리스를 향한 1900시간의 우주항해를 위해 우주선에 탑승하면서 시작합니다. 항해기간을 나인틴 헌드리드의 항해시간(ship's time)이라고 써놓고는 이후 아무런 거리 설정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냥 1900을 쓰고 싶었을 뿐으로 보입니다.
(밑에 댓글에 해당내용 보완했습니다)
20세기 중반에 소설을 쓰면서 1900년(!) 지구 행성의 역사, 철학을 관조하고 미래 시점에 투영하여 그가 알고 또 궁금해하는 모든 생각을 미지의 행성 솔라리스- 지구의 형이상학적 측면을 비유(제 생각) - 에서 맘껏 토로하기 시작했습니다. 천재의 장광설이라고 할까요?
이 책은 의미심장한 마지막 줄로 마칩니다 - Zakopane, June 1959 - June 1960 - 자포케인은 작가가 1년간 이 책을 집필한 폴라드의 거주지라 사료됩니다. 에필로그라면 적어도 한 페이지 넘어가야 하지만 문단의 배열로 보아 작가의 의도된 배치입니다. 시작은 우주여행으로 SF소설의 형식인데 에세이로 끝내버린 것입니다. 아니면 가부좌 틀고 명상에 들어갔다 깨어난 도인의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독자를 머나 먼 행성으로 끌고 가 온갖 수수께끼와 errand(잡다한 일)로 얼떨떨하게 만들더니 마지막에 이르러서 "레드 썬!" 소리를 던지며 폴란드 자기 집 서재에서 윙크하는 작가를 마주보게 하는 마무리 의도라고 보입니다.
마지막 1-2 페이지의 독백을 잘라낸다면 대하 또는 장편의 서막이라고 볼 수 있는 SF의 탈을 쓰고 있습니다.
영화도 걸작이라고 합니다만 위키에 의하면 렘은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책은 동선을 따르는 경우 묘사가 영화화 하기 매우 좋게 씌여졌습니다. 하지만 표정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너무 많은 내용들이 들어있습니다. 렘은 SF 소설구조를 방패 삼아 아무런 장벽없이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했습니다.
이 소설 구조를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는 숨긴 듯 뻔뻔한 수미쌍관의 미끼 만으로도 읽어 볼 가치가 엿보이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먼저 읽은 후 책 정보를 찾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영문판 솔라리스는 영어공부 교재로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번역본 : http://www.yes24.com/Product/Goods/3029700?OzSrank=1
영문 이북 :
https://www.amazon.com/Solaris-Stanislaw-Lem-ebook/dp/B00Q21MVAI/ref=tmm_kin_swatch_0?_encoding=UTF8&qid=1609350955&sr=8-2
스타니스와프 렘 위키
https://namu.wiki/w/%EC%8A%A4%ED%83%80%EB%8B%88%EC%8A다%A4%EC%99%80%ED%94%84%20%EB%A0%98
영문위키
https://en.wikipedia.org/wiki/Stanis%C5%82aw_Lem
솔라리스 영화
안드레이 타프코프스키 판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2549
스티븐 소더버그 판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213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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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작 영화를 보다말다 하며 봤엇는데 그때도 뭔가 비범한 내용이다 싶더군요 다시 한번 도전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