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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연재]류츠신 SF, 『삼체』의 치명적 오류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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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4-10 17:20:53

  드디어 본 편 마지막 입니다. 아무래도 3편이 좀 흥미가 덜했는지, 이후로 코멘트를 해주시는 분들이 줄어든 느낌이네요.  이번 편은 소설 3부 『사신의 영생』의 문제점들을 다룹니다. 2편에 등장하는 '검잡이'라는 직책이 3편에도 등장하기 때문에 게임이론을 기반으로 한 비판이 이어집니다. 이후에는 다시 하드 SF 작가로서 류츠신의 상상력이 왜 전혀 숙고를 거치지 않은 '골방 공상가'의 상상력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지, 좋은 작가들이 SF와 다른 장르를 막론하고 어떤 조사과정을 거치는지 간단하게 비교해봅니다.  

 

 

 

 넷플릭스에서, 왕좌의 게임 작가진들의 시나리오로 제작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 대재난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재난지원금 ㄱㄱ 

 

 

5. 

책임감 있는 작가는 자신의 세계관 설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충분히 숙고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삼체』"3부: 사신의 영생"에 나오는 주요한 오류들과 개연성 부족을 살펴보겠다. 

 

 

5-1. 상호확증파괴 보론

 

  이 소설은 항공우주학을 전공하고, 삼체의 위협에 대비해 여러가지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된 국제협력기구인 PIA의 직원인 청신이란 인물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2부에서 주인공 뤄지는 삼체세계가 인류를 향해 공격을 개시할 경우 보복으로 삼체세계의 위치를 전 우주에 노출 시키는 대응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 결정권을 가진 "검잡이"라는 직책을 스스로 떠맡는다. 청신은 늙어서 더 이상 임무룰 수행하기 힘들게 된 뤄지의 뒤를 이어 2대 검잡이로 취임하게 된다.  삼체세계는 검잡이의 이취임식이 일어나자마자, 지구를 향한 공격을 개시한다. 청신의 성격이 우유부단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성공확률이 높은 공격을 한 것이다. 삼체세계의 예측대로 청신은 보복을 하지 못하고 검잡이의 임무를 실패하게 된다.  


 이런 전개가 있을법 하지 않아보이는 이유는, 보복에 대한 위협으로 안전을 보장받는 프로세스가, 지금 현재에도 이 소설이 묘사하는 미래의 주먹구구식 방법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설득력 있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미 핵경쟁을 통해 서로의 안전을 보장 받는 냉전 이후의 아이러니한 전략을 예측한 폰노이만이 이러한 전략을 "상호확증파괴" 전략이라고 부른 다는 것과, 핵을 보유한 강대국들은 상대의 핵공격에 대해 자의적 선택이 배제된 강제적인 시스템(일명 둠스데이 머신)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앞편에서 지적했다.


  이 상황에서 상대에게 가장 효과적인 위협은 나의 복수 의지가 자의적인 통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을 상대에게 확신 시키는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연구는 이미 게임이론을 통해서 많이 다루어졌다. 예를 들어 마주 달려오는 두 대의 차량에서 방향을 돌리는 편이 패배하는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똑똑히 볼 수 있도록 운전대와 브레이크를 제거하는 일이다. 열차 파업으로 노동자들이 열차 선로에서 시위를 해 운행을 막으려 한다면, 회사는 운전사의 눈을 가리거나 열차의 브레이크를 임의로 조작할 수 없다는 것을 상대에게 광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마찬가지로 소설의 상황에서 상대의 공격을 저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위협은, 상대의 공격에 의해 보복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기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해놓고 처음부터 개입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런 상황을 상대에게 알리고 나면 더할나위 없이 효과적으로 "상호확증파괴 시스템이 작동한다. 온 세상의 무게를 두 어깨로 견디며 잠도 자지 못하는 인물 따위는 전혀 필요가 없다. 그리고 현대 핵전쟁의 위협을 다루는 작품들은 다큐멘터리건, 창작 작품이건간에, 세계가 그렇게 한치의 오차 없이 파멸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불가피 하다는 것과, 그것이 다른 결정을 허용하지 않는,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일 수 밖에 없다는 아이러니를 다룬다. 이런 작품들은 이미 너무 많이 다루어져서 이 문제를 소설로 쓰기로 결정한 작가가 이 시스템을 전혀 모른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는다. 류츠신이 소설에서 저지른 짓이 바로 이런 것이다.

 

 그래서 소설에서는 검잡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진 막대한 권한을 가진 인물에게 단독으로 보복공격에 대한 자율적인 판단과 결정 내릴 권한을 부여한다. 이런 발상은 경제학을 전공하는 학부 1학년생도 아예 고려하지 않을 어리석은 시스템이다. 

 


제1대 검잡이 뤄지. 하등 쓸모없는 직책 

 

 

 

 5-2. 좋은 SF 작가는 모든 물리적 상황에 대해 어림 수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설정은, 광속을 극도로 낮은 상태로 떨어뜨려 외부의 위협을 제거하려는 착상이다.  

 

  인류는 "암흑의 숲" 상태의 우주공간에서 임의의 다른 외계문명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 자신의 무해함을 알리는 표식을 고민한다. 그러다 떠올린 아이디어가 광속을 16.7km/sec 이하로 떨어뜨리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가장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차근차근 말해보겠다. 


  왜 하필 16.7km/sec인가? 그것이 태양계의 인력에 저항하여 외우주로 진출할 수 있는 탈출속도, 즉 제3 우주속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빛의 속도를 이 속도로 제한하면, 상대성이론에 따라 태양계 내의 어떤 물체도 빛의 속도를 넘어서서 태양계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인류가 다른 외계문명에 해를 끼칠 수 없다는 적극적 의사표시가 될 것이기 때문이란다. 


 빛의 속력(speed)은 우주상수로, 어떤 방법이나 상황에 의해서도 변화할 수 없다는 것이 과학적 상식이다. 그러나 좋다. 빛의 속력을 어떤 마술적인 방법에 의해서 줄일 수 있다고 해보자,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전기와 전파를 이용하는 모든 도구들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게 될 것이다. 당장 서울에서 부산까지 통화를 하기 위해서도 지연효과가 1분 넘게 일어날 것이다. 내가 말하고 답을 듣기 위해서는 1분을 넘게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좋다. 이런 기초적인 근대 기술을 다 포기하고 중세로 돌아간다고 해보자. 그러면 인간은 안전하게 목가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인가?

 

 

 태양계 행성들의 공전속도. 만약 광속이 제 3 우주 탈출속도까지 떨어진다면, 나머지 물리상수들이 조정되지 않고 지구를 포함한 저 행성들의 반이 태양을 향해 추락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그러나 다른 물리상수들이 조정된다 해도 더 무시무시한 파국들이 닥칠 것이다. (이를테면 기본입자들이 유지가 되지 않는다거나, 인체 신경계의 속도가 떨어지게 된다든가.)

태양을 피하고 싶었어

그러나 태양을 피할 방법이 없는 것.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상대속도가 얼마인줄 아는가? 29.7km/sec로 빛의 속도가 16.7km/sec인 세계에서 빛의 속도를 한참 초과한다. 그러니 당연히 지구의 공전속도는 최소 절반 이하로 느려져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구는 공전궤도를 이탈하여 태양으로 낙하하고 말 것이다.  물리학이나 공학 전공자들은 기초적 물리 상수나, 주요 물리량을 암기하고 있다. 애초에 물리 상수를 변화시키겠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도저히 받아들여질 수 없지만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해도, 그러한 세계에서 어떤 연쇄적인 파국이 일어나게 될지에 대해서 상상하는데 내 생각으로는 30초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 같진 않다. 실제 세계라면 지금으로 몇 백 년 후라고 할지라도, 누군가 이런 아이디어를 입밖에 꺼내는 순간, 문외한 취급을 받고 비웃음을 사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우주에서 하나의 상수가 변한다면, 나머지 상수가 같이 조정되지 않고 세상이 파국 없이 유지될 방법은 없다.  

 

 이론과 실험 모두를 장악한 마지막 인물이라고 불렸던 핵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는 이런 이야기를 즐겨 했다. 

 

"좋은 물리학자라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어림수를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

 

페르미의 말은 비단 물리학적 사건들에 대해서만 어림수를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었다. 세상에 컴퓨터 프로그레머가 몇 명인지, 만약 화성에 사람을 보내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할지, 내년의 원유 소비량은 얼마가 될지 같은 사항들에 대해서도 다른 간접 지식을 통해 어림짐작할 수 있는 광범위한 기본 지식과 논리력, 맥락파악이 가능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소리였다. 실제로 오펜하이머는 신참 직원들을 채용하기 위해 이런 질문들을 던졌고, 이는 지금도 구글 같은 회사에서 신입 직원 체용 때, 나오는 필기 시험 문제들이다. 구글에 입사하려는 지원자들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자신이 아는 정보들을 토대로 어림수를 짐작하는 과정과 답을 적어야 한다. 하물며 한 세계를 창조하려는 작가가, 구글 지원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무제한의 자료조사를 할 시간과 정보가 주어진 마당에, 이런 유치한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나는 이런 안이함에서 유래한 유치함을 용서할 수 없다. 

 

5-3. 물리학의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부족

 

  이후 태양계와 인류의 위치를 파악하게 된 미지의 고등문명은 "2차원 백터포일"을 지구로 투사해, 태양계를 2차원 안에 가둠으로서 소멸시키려 한다. 이 부분에 대한  서술과 묘사는 물리학적 사실은 제쳐두고라도 아예 작가가 내적 일관성조차 유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인류에게 최초로 포착되었을 때부터 주기적으로 중력파를 발사하던 이 물체는, 나중에 계측을 위해 옮겨졌을 때, 질량이 측정되지 않는다. 질량이란 그 물질적 실체가 없더라도 중력의 유무에 따라서 결정되는 물리량이다. 블랙홀은 너무 큰 밀도로 인해, 그 물리적 실체를 유지할 방법이 없어 부피를 전혀 가지지 않지만, 그 커다란 중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질량을 가진 것으로 간주된다. 그리고 중력파란 그렇게 질량을 가진 물체의 물리량 변화에 의해서만 관측된다. 그런데 중력파를 주기적으로 발신하는 물체가 질량이 0이라고? 이건 마치 둥근 사각형이라는 말처럼 정의상 모순이다. 


  이 물체는 태양계의 공간을 빛의 속도로 끌어들이는데, 그런 상황에서 그 진행을 외부의 관찰자가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이것이 말이 되지 않는 이유는, 어떤 사건이 빛의 속도로 전파된다면, 빛의 속도와 사건의 진행 속도가 같기 때문에, 동시에 관찰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사건의 정보가 관찰자에게 도달하는 순간 그 사건도 동시에 도달한다. 관찰자는 사건의 추이를 관찰할 여유가 없다. 소설 속에서는 아이를 이 사건에서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위로 쳐드는 엄마의 행동이 묘사되는데, 작가는 이러한 시도가 결국 아이를 0.1초 더 살리는 효과 밖에 없었다고 서술한다. 말도 안된다. 빛이 0.1초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3만km의 거리가 필요한데, 아무리 팔이 긴 엄마라도 그만큼 긴 팔을 가지긴 힘들지 않을까?

 

중력파 상상도, 중력파는 질량을 가진 모든 존재의 운동에서 발생된다. 

비록 그것이 물질적 실체가 없더라도(블랙홀)

앞의 명제의 당연한 귀결로, 질량이 없는 물체라면 중력파를 발생시킬 수 없다.

 

 

 솔직히 말해서 류츠신은 자신이 구상한 거대한 스케일의 이야기를 개연성있게 진행해나가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각 분야에 대한 기초지식이 너무나 부족하다.  3백년에 걸친 전 인류와 항성간 전투 같은 스케일을 다루려면 거의 초인적인 수준의 방대한 지식을 알아야 할 것이고 그것을 유기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지혜도 있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소설가는 이러한 스케일을 이렇게 자세한 척도로 길게 다루는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 전문가의 도움을 수도 없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스파이 소설가 존 르 카레는 자서전을 쓰기 위해 자신의 아버지의 행적을 추적할 수 있는 탐정을 두 명이나 고용했다.(그럼에도 결국 실패했다.) 영화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은 『인터스텔라』의 설정을 만들기 위해 물리학자 킵 손을 자문가로 고용하고, 각본을 맡은 동생은 대학원에 현대물리학 과목을 청강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스텔라』의 설정을 킵 손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신의 이름을 크레딧에서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놀란은 결국 고집을 꺾고 설정을 일부 변경했다. 비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작품은 물리학적 고증이 엉망인 채로 공개되었지만 최소한의 물리학의 본질을 어느정도 보존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수치나 상황은 전부 엉터리였지만 말이다. 류츠신의 작품은 이러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다. 물리적 현상과 과학이론에 대한 설명이 소설 전체의 1/3이 넘어가는데 죄다 엉터리다. 스페이스 오페라를 쓸 재주밖에 없으면 그렇게 해야 한다. 어줍잖게 하드 SF를 표방한다면서 엉터리 설명으로 1/3이 넘는 페이지를 채우는 짓은 비열하거나 무식한 짓이다.   

 

그러나 류츠신은 기초적인 지식도 갖추지 못한 채, 자신의 상상력만으로 감당하지 못할 스케일과 정밀도를 가진 이야기를 쓰려고 했던 것 같다. 여기서 말한 오류들은 가장 인상적인 것들만 고른 것이고, 솔직히 말해서 조금 과장하자면 매 페이지마다, 작가가 묘사하는 매 사건마다, 틀리지 않은 것을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 특히 애드윈 에벗의 고전 플랫랜드를 어설프게 모방한 다차원세계와의 조우 같은 에피소드는 비명이 나올 지경이었다.

 


 고차원 세계와의 조우 묘사

 

솔직히 말하자면,  이 소설의 내용을 한시라도 빨리 잊어서 나의 정신을 유치함으로부터 보호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오류에 대한 지적은 이쯤 하기로 하자, 이렇게 가혹한 평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에서 보여지는 류츠신의 특징은 만일 작가가 다른 장르의 작품을 쓴다면 충분히 장점이 될만한 싹이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류츠신의 작품세계 특징을 다루는 것으로 이 소설, 『삼체』에 대한 비판적 리뷰를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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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1-10-19 21:56:09

선 추천 후 감상

WR
1
2021-10-19 21:57:18

감사! 압도적 감사!

1
2021-10-19 22:38:31

언젠가부터 사이비 종교 등에서 현대에 들어 좀 과해진 과학의 권위를 등에 업으려는 시도들을 가끔 접하곤 했었는데 비슷한 케이스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네요. 

이런 경우 단어들은 과학에서 빌려오지만 정작 설명은 엉망이고 제멋대로 갖다 붙여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죠.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평행우주, 블랙홀, 끈이론과 여러 유명한 과학자 이름들을 빌려 소설을 쓰는거에요.

그래도 이 케이스는 애초에 결과물이 소설이니 사회적 해악은 덜할 듯 한데 물리학에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들이 보기엔 암을 유발하는 내용인가봐요. 

 

상호확증파괴 전략 설명은 알기 쉽고 잘 정리됐네요. 한데 이 전략은 상대가 상당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일 때 가장 잘 먹히는 전략이기도 하죠. 공멸에대한 이해와 공감이 있어야 하기에. 

WR
1
2021-10-19 22:42:06

일단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상호확증파괴에 대해서는 4편에 더 자세히 설명해놓았습니다.

 

앞에서 부터 차근차근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류츠신은 무식합니다. 그런데 자기 실력에 택도 없는 장르를 쓰겠다는 만용을 부린 것이지요. 

1
2021-10-19 23:16:21

아아~
상수의 안상수화.
뫼비우스 띠 같은 논리.

어제 감상했던 린 마굴리스 글이 아름답고도 진지한 이유는 그가 '아는 것'과 '느낀 것'을 간결하지만 한번에 같이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번 글을 읽고 류츠신의 '문장'에 대한 기대는 빛의 속도로 사라졌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WR
1
Updated at 2021-10-19 23:29:00

번역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문장의 품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죠. 어떤 아름다움도 느낄 수 없는 문장입니다.  좋게 말하면 실용적인데 그 조차도 실용성이 쓰일데가 없을 정도로 내용이 엉망이죠. 

 

그리고 뫼비우스 띠 같은 순환적인 동어반복의 논리도 아닙니다. 그냥 엉터리 상상력을 계속 덧붙이는 거죠. (둘 다 우열을 가릴 수는 없지만)마치 빚을 갚을 때가 오면 다른 곳에서 또 고리대금을 차용하는 가망없는 채무자 같습니다.  

1
2021-10-19 23:44:02

그렇게 돌려막기를 하니 1권에서 만기납부 못해 연체된 개연성이 확보될 리 없어서 2,3권의 재미가 더 떨어지는 것은 자명하네요.

WR
2021-10-19 23:45:09

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1
2021-10-20 00:04:18

 상도 받고 여러명이 추천하길래 사서 초반을 읽고 있는데, 나중에 빛의 속도를 줄인다는 내용 까지 나오나요?

하... 이러면 실망인데 ...

WR
Updated at 2021-10-20 00:47:32

다행히 그것은 아이디어만으로 끝나긴 합니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그런 아이디어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제외하고도 너무나 엉망진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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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0 09:31:33

광속을 바꾸는 내용이 나오는군요.

우리가 존재하는 이 우주에서는 여러 물리상수들이 절묘하게 조율되어 있어서 뭐 하나라도 조금만 바뀌면 우주가 존재할 수 없거나 생명이 발생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도 알고 있을 정도이니 잘 알려진 상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광속만 바꾸는 시도는 무모해 보이네요.

그리고 그 배경이 되는 과학에 대한 설명을 그렇게 많이 늘어놓았다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고 없고를 떠나 재미 자체를 많이 훼손하는 것 같아서 눈높이가 많이 낮은 저에게도 큰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 결론 기대하겠습니다.

WR
2021-10-20 09:38:26

SF작가가 그럴듯하게 과학 이론을 이용해 창의성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즐겁습니다. 그러나 류츠신처럼 아무 것도 모르는 작자가 엉터리 소리를 늘어놓는 것은 견디기 힘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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