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음질에는 하나의 길만 존재하는게 아닙니다
소리의 질을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방법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 소리를 듣는 주체가 인간인 이상 필연적으로 주관적인 요소들이 개입될 수 밖에 없습니다.
측정치로 볼 때는 별 차이가 없다고 해도, 실제로 들어보면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분명 그곳에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기계 장치가 아니라, 복합적인 감각과 관념을 가지고 사고하는 생명체니까요.
장비의 디자인부터, 무게, 재질, 브랜드, 가격표 등등... 청각 이외의 다른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것부터
회원분들과 업자분들의 이야기들, 리뷰글이나 후기 등... 머리로 이해하는 각종 지식들까지
우리가 듣는 소리는 단순한 음파가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이 혼합된 종합적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이것들은 측정장비로 계측할 수 있는 '객관적 음질'과 분리된, 우리가 직접 느끼고 경험하는 '주관적 음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때로는 이러한 주관성이 객관성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여, 우리에게 더 좋게 느껴지도록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게 너무 커져버리면 미신이라는 괴물이 될수도, 너무 작아져버리면 데이터에 파묻혀버린 기형적인 실형론이 될수도 있겠지요.
소리 차이가 없다고, 미신일 뿐이라고 수년간 싸워온 오디오판이지만...
각각의 개인이 가진 주관적인 감각을 어떻게 수치로 환산하고, 데이터로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경험과 느낌을 의심하고, 조금 더 판단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 뿐이겠지요.
'차갑고 날카로운 소리'라고 단정하면 그것은 주장이 되기에, 명확한 증거로써 입증해야겠지만
'차갑고 날카롭게 느껴진 소리'라고 말하면 리뷰어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한정될테니까요.
판단을 믿지 않고, 데이터를 더 우선하느냐. 혹은 자신의 판단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느냐. 그건 개인의 자유겠지만...
둘 중 하나만이 절대적인 것이라고 역설하는 태도는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리에 집중하여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사람은 그들만의 방향성으로 나아가고, '오디오'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인정하며
'오디오'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소리가 옳고 바른 길이라는 명확한 확신을 가지지 않고, 그로 인하여 감각과 경험을 더욱 갈고 닦는 분위기가 된다면
미래의 오디오 세계는 '주관성'과 '객관성'을 동시에 포용하는 더욱 좋은 곳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쓰기 |
말씀하신 내용에 100%동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