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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차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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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온 극단주의에 관한 두 권의 책과 인터넷 극단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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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12-06 09:45:12

인터넷으로 사람의 뇌를 하나로 연결했을 때 거기서 유토피아가 탄생할 거라고 예견했던 과학자들은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해서 순진했거나 저주를 담은 유머를 했던 게 틀림없는 듯합니다. 요즘 특히 정치의 계절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인터넷이 인간이 가진 어둠을 너무 쉽게 내놓고 쉽게 확산시킬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줍니다.

 

 

 

극단주의 세력에 대해 연구하는 율리아 에브너의 <한낮의 어둠>은 서구 유럽을 중심으로 형성된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탐사 보도입니다. 극단적인 백인우월주의자들, 네오나치, 여성혐오주의, 지하디스트, 인터넷 트롤과 해커 그룹 등 서구 극단주의 세력들의 활동가와 기술자들을 두루 만나는 이 책은 인터넷이 풀뿌리 민주주의보다는 풀뿌리 극단주의에 더 적합하다는 걸 알려주는 듯합니다. 왜냐하면 이 극단주의 세력들은 서로 사상의 차이와 갈등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의 정치적 실현을 위해 손잡기도 하고, SNS와 포르노 사이트 등을 통해 손쉽게 조직원들을 포섭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가장 큰 무기는 인터넷적인 유희로서의 쾌락이며 정서적으로 취약한 이들에게 대안과 도그마를 주고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조직화된 교육 구조를 가집니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에서 일베가 유사한 역학으로 활동했던 걸 보면 서구나 이쪽이나 크게 다른 게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과거에는 괴상하고 극단적이라고 생각했던 이념들이 인터넷을 통한 효율적인 집단화를 통해 확산되는 과정은 결국 현실에서의 테러 행위로 드러나게 됩니다. 서구식 극단주의와는 결이 조금 다른 우리나라에는 관심도의 차이로 인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 사고들이 많더군요. 역설적인 것은 이 책 또한 인터넷이 있었기에 그러한 극단주의 세력들을 추적, 연구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즉, 극단주의가 정보의 전파와 손 쉬운 커뮤니티화를 통해 과거보다 가깝게 어른거리게 되었다는 걸 책 자체가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종 갈등이 없는 우리나라에서의 대표적 극단주의는 반공주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 들어 인터넷 댓글과 게시판을 보면 공산주의가 대한민국의 중추를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습니다. 솔직히 제가 자라던 시절보다 요즘 들어 더 공산주의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는 듯합니다. 그들은 또한 대한민국이 곧 베네수엘라가 되리라고 걱정하는 소수의 선지자들인 양 말합니다. 그러나 사실상 그들이 향유하는 타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공산주의화는 과거 반공주의의 사상적 적통을 잇고 있으며, 반공주의는 우리나라를 지배했던 사상이었죠. 교과서로 가르쳤을 정도니까요. 

그들은 과거 지배층의 것이었던 사상을 공유하고 있기에 나름의 자부심도 느끼면서 타인을 공격하는 몰락 귀족적인 정서가 있다고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때가 좋았지" 감성과 더불어서 말입니다. 그러나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반공자유주의>에서 반공자유주의가 몰락 귀족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와 연결되고 변화하여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얼마 전에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정치적 커밍아웃과 가세연 사랑은 그런 부분을 더 고려하게 만들죠. 이미 인터넷에서 툭하면 접하게 되는 공산주의 공격은 그러한 반공 정신이 현재화되어 작용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반공자유주의가 자유민주주의를 왜곡한 폭력의 자유였으며 그것과 한국형 신자유주의의 공통점을 설명하고 여전히 우리나라에 구조적으로 내재되어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런 세상에서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가 있으며 적극적인 시민의 존재가 없이는 바뀌는 게 없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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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12-06 09:29:05

좋은책 소개 감사합니다.. 한번 구입해서 탐독해야겠습니다..

2021-12-06 10:20:02

 책추천 감사! 

2021-12-06 10: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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