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요즘 많이들 잘 못 쓰고 있는 우리말에 대해서
띄어쓰기 오류 수정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최근에 사흘이라는 단어가 이슈가 된 일이 있습니다.
사흘을 4흘로 생각하고는 그게 4일이라고 아는 거지요.
여기 DP의 주류를 이루는 연배가 좀 있는 분들은 당연히 아는 말이고 그걸 모르는 게 더 이상한 일이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에겐 그게 또 그렇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이해는 안 갑니다만..
어쨌든 이 일을 계기로 그간 만연하게 잘 못 쓰이고 있는 우리말(한자어 포함)들에 대해서 좀 같이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구체적인 예로 들어가기전에 조금 덧붙이자면, 워낙 여러 사람들이 여러 번 강조한 얘기라 더 거론하기도 그렇습니다만 언어라는 것이 그 사람이나 그 민족 – 지금은 민족이라는 개념이 많이 퇴색되고 그 중요성도 이전 같지는 않습니다만 – 에게 있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것으로 압니다. 어떤 사람의 정체성을 말할 때에 그 사람이 사용하는 모국어라는 건 아주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거죠. 저처럼 외국에서 이민자의 생활을 하는 사람과 그 자녀들에게는 더욱 더 그러합니다.
저와 제 아이들은(이제 둘 다 성인입니다만) 시민권을 취득 했기에 Korean-Canadian인데 여기에서 우리 가족의 정체성을 논할 때에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한국에 계시는 모든 한국 분들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말이라는 걸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껴야 하는 것으로 당연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애들 어릴 때도 그걸 많이 강조 했습니다.
덕분에 이민자치곤 둘다 한국말을 꽤 잘 합니다.
다른 나라를 침략하면 제일 먼저 그 나라의 고유 언어를 말살하려고 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거라는 건 뭐 이제 상식적인 내용이기도 합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사실 뭐 단순히 띄어쓰기나 좀 어려운 맞춤법의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고 그러려니 하겠지만 너무도 쉬운 말을 틀리는 경우는 좀 그 사람이 다르게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 지금까지 느껴왔던 대표적으로 많이 틀리는 말들을 좀 나열해 보겠습니다.
- 한국어(우리말) , 한글 => 당연히 아시는 것처럼 한국어와 한글은 엄연히 다른 얘기입니다만 그걸 혼용하는 분들이 정말, 너무, 엄청나게 많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한국어는 영어, 한글은 그걸 표현하는 알파벳입니다. 그런데도 너무 많은 곳에서 그게 잘 못 쓰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글 자막, 이건 당연히 한국어 자막입니다. 영어, 일어 등을 대입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또 한글 학교, 이 것도 그 학교가 글자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면 당연히 한국어 학교여야 합니다. 99% 이상 글자만 가르치는 한글 학교는 없습니다. 우리말을 가르치면서 한글도 같이 가르치는 거죠. 즉 한국어 학교입니다.
한국어의 다양한 표현력을 칭송하면서 세종대왕 운운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한국어는 세종대왕께서 만든 게 아니죠.
한글을 만드셨습니다. 물론 한글의 우수성을 말할 때에는 당연히 세종대왕의 업적입니다만..
- 않하다 => ‘안 하다’ 가 맞습니다. 아니 하다의 준말로서 ‘아니’ 가 ‘않’으로 줄어 든 거죠, 그리고 ‘안’ 과 ‘하다’는 띄어 써야 하구요. 한 동안 정말 많이들 틀렸는데 요즘은 그래도 그 빈도가 줄어가는 듯합니다.
- 수저 => 숟가락과 젓가락이 합쳐서 줄어든 말입니다. 따라서 숟가락만을 말할 때에는 수저라고 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요즘 대다수가 숟가락을 수저라고 합니다. 저 아래에도 썼지만 지금은 이게 숟가락을 뜻하는 말로 맞는 말이라고 합니다. 참나…
- 뒷자석 => 뒷 좌석이죠. 얼마 전에 키큰 분께서 이 말에 대해 울분을 토하신 걸로 압니다. 100% 동의합니다.
이럴 땐 한자 공부의 중요성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한자를 안다면 틀릴 수가 없는 단어라서 말입니다.
- ~할 데, ~할 때 => ‘데’는 장소를 말하는 것이고 ‘때’는 시간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건 모르는 분이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그것도 발음나는 대로 써서 그런지 많이 틀립니다. 예를 들어 ‘물어볼 데가 없다’와 ‘물어 볼 때가 없다’는 전혀 다른 말입니다. 전자는 물어 볼 사람이나 곳이 없다는 말이고 뒤는 물어 볼 경우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전자의의미로 때라고 쓰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습니다.
- 저희 나라 => 이건 뭐 설명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우리나라를 그 어느 누구에게도 낮춰 부를 필요가 없으니 말입니다.
- 되다, 대다 => 두근대다, 덜렁대다, 치근대다 등등 ‘~대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걸 도대체 왜 ‘~되다’라고 되도 않는 표현을 하는지 참..
- 2틀 => 정말 뇌를 따보고 싶은…(표현이 너무 거칠어서 죄송합니다.) 이게 사흘 사태의 원흉이라고들 하죠.
- 왈가왈부 -> 왈가불가 => 이게 한자로
曰[가로 왈]
- 뜻
① 가로되 ② 이르다 ③ 일컫다 ④ …라 하다
을 뜻하는 ‘왈’자에 가하다라는 뜻의 ’가’와, 아니다라는 뜻의 ‘부(아닐 부)’를 붙여서 결국 ‘된다 안 된다’라고 말한다는 뜻입니다.
즉 ‘이 일에 왈가왈부하지마라’처럼 쓰이면서 ‘된다 안 된다 말하지 말고 내 뚯에 따르라’라는 식의 경우에 쓰이는 말이죠.
그런데 한자에 약한 일부 사람들이 왈가왈부를 왈가불가로 잘 못 쓰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인가 부터 국립국어 연구원이라는 곳에서(혹시 명칭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이걸 둘다 맞는 말로 등록을 해버립니다. 이거야 원.. 엄연히 틀린 말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쓴다고 그걸 맞는 말로 인정해 버리면..
저 위에서 예를 든 수저라는 말도 지금은 숟가락을 표하는 맞는 말이랍니다. 그럼 수저에서 ‘저’는 뭐란 말입니까?
도저히 납득이 안 됩니다.
- 먹거리 => 이것도 분명 틀린 표현인데 이제는 맞는 말이랍니다.
원래 한국어에서는 동사의 어간에 거리가 붙는 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간에 받침이 있으면 ‘을거리’를 붙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냥 ‘~ ㄹ 거리’만 붙입니다.
예를 들면 보다 -> 볼거리, 먹다 -> 먹을거리, 입다 -> 입을거리
처럼 사용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어느 매체에서 먹거리라는 말을 쓰기 시작하더니 너도나도 그 말을 무슨 새로운 아주 좋은 우리말 인냥 쓰기 시작하더군요. 그럼 왜 다른 위에 예를 든 경우를 입거리, 보거리 같은 말로는 안 쓰는 거죠?
저는 기본적으로 대중이 많이 쓴다고 해서 틀린 말을 표준어로 등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시대가 변하면서 또는 세월이 흐르면서 언어가 변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언어는 변하는 게 당연합니다만 엄연히 틀린 말을 사람들이 많이 쓴다고 맞게 하면 뭐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쓰다 보니 많이 길어 졌고 또 미처 생각이 나지 않아 여기에 쓰지 않은 잘 못된 표현들이 더 있겠습니다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어쨌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말은 소중한 것이니 모두 다 우리말을 사랑하고 아껴 쓰고 가능하면 올바른 표현을 사용했으면 하는 겁니다.
글쓰기 |
우리말 올바르게 쓰기라는 좋은 내용이 띄어쓰기 없는 부분이 너무많아 읽지를 못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