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30대가 본 나훈아 콘서트
어제 저녁 나훈아 콘서트한다길래 엄마와 같이 나훈아 옹 콘서트 봤습니다.
나훈아 옹은 솔직히 노래는 오며가며 많이 들었습니다. 부모님 포함 어르신들이 노래방가면 나훈이 노래는 거의 필수적으로 다 부르시니까요.
그래도 뭐 어떻길래 이렇게 어르신들이 호들갑이실까 궁금한 마음에 한번 조금만 보자 했다가 엄마와 함께 거의 다봤네요.
보통 연예인을 뛰어넘는 스타들보고 아우라가 비친다 그런 말하는데 나훈아 옹이 그런 류의 스타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머니 지인 분들중에 운좋게 나훈아 콘서트 가신 분이 돈값 하고도 남는다고 하셨는데 진짜 한곡 한곡 할때마다 무대가 쏵쏵 바뀌더군요.
주 연령층이 어르신들이라 곡마다 자막이 달려있어서 가사를 보게됐는데 나훈아 옹이 쓴 가사는 요즘 음악들과는 달리 뭔가 삶의 철학이 담겨있고 시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뭐 저도 요즘 음악듣는 세대입니다만 나훈아 노래들의 가사를 보면서 괜히 라떼 듣던 음악들은 가사의 깊이가 있었네 하는걸 마냥 꼰대 취급할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음악들은 가사를 보기보다는 그냥 그 멜로디로 듣는 경우가 허다한데 훈아 옹 가사는 예전 CD나 카세트샀을때 속지에 들어있는 가사집을 하나하나 음미하는 듯한 느낌을 줬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화려한 무대보다 통기타 하나잡고 언플러그드 공연으로 자기 히트곡 부르는데 젊고 잘생긴 뮤지션이나 연예인들보다 진짜 멋지더군요. 70대 어르신에게 써도되는 단어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예술가의 간지라는게 저런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콘서트 현장이 아닌 브라운관으로 보고있었지만 확실히 몰입감이 여느 무대와는 달랐네요.
그밖에도 무대 중간 중간 하는 촌철살인 멘트로 비록 언택트 공연이지만 관객들 들었다놨다 하는거나 쇼맨십같은건 이건 연습도 연습이지만 타고나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신곡 명자야 라는 노래랑 홍시 부를때는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각나서 우시다가 테스형 부를때는 박장대소 하시고 그야말로 들었다놨다 하셨네요.
70대라지만 예술가 본연의 매력과 남성적 매력이 물씬 품겨져나오는걸 보면서 만약 나훈아 옹이 한국이 아닌 영미권에서 태어난 뮤지션이었다면 믹 재거처럼 자기보다 딸뻘인 여자들도 사귈수있지 않았을까 싶을정도로 이제 70대라지만 눈빛의 광채하며 무대에서 보여주는 아우라 카리스마 매력 엄청났습니다.
그리고 여담입니다만 나훈아 옹 콘서트에 참여한 합창단 무용수 등등 수많은 젊은 예술가들을 보면서 코로나때문에 공연업계도 고사상태일텐데 덕분에 저 분들도 어쩔수없이 쉬다가 오랜만에 공연해서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 계기를 나훈아 옹이 만들어준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나훈아 콘서트에 참여할 정도면 페이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받았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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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아직도 브라운관 티비를 보는 집이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