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와인] 술 이야기 나온 김에~ 2020년 좋았던 와인들 정리해봤습니다.
와인 마시면 코르크는 모아두고 병은 그냥 버렸는데 따로 기록하지 않으니 그간 마신 와인들이 술 마실 때만 떠오르는 부작용이 있더라구요. 코르크도 이제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넘쳐나서 묘안을 내야 합니다만.
해서 마시고 좋았던 와인들은 여운을 좀 길게 가져가려고 한켠에 보관했습니다. 한도 없이 모으면 보기 싫을 것 같아 여기 정리하고 버릴까 합니다.
첫번째 와인은 워싱턴 와인 중 유일하게 멤버쉽을 몇년간 유지했던 에이머리스 와이너리인데 멤버쉽이라는 게 함정이 있어요. 테이스팅 하면서 립서비스를 거짓으로 하긴 싫은데 작년보다 못하네 소리를 목구멍 끝에서 누르기가 고역이어서 탈퇴하고 4년간의 빈티지를 모아서 깊숙히 쟁여두었습니다. 세월이 흐를 수록 더 좋은 맛을 내겠다는 느낌입니다. 아직 코스코에 있습니다.
이탈리안 몬탈치노는 프렌치처럼 값이 너무 올랐습니다.(써놓고 보니 어폐가 있는데 마음에 드는 수준의 이탈리안 와인이 가격이 너무 높습니다.) 스페니쉬와 결이 조금 다르지만 같은 값이면 스페니쉬로 마시게 됩니다. 하도 소원해서 사서 마셨고 좋았지만 가격이 용납되지 않습니다. 진짜 저렴하게 이탈리안을 맛있게 마신 기억이 많아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프렌치는 사치를 부리고 싶은데 이탈리안와인은 구입하는 스스로가 철없어 보입니다.
프렌치 와인들이야 먼저 글에 썼다시피 홰가 동하면 사치를 감수하고 이름 값하는 와인들로만 가끔 마십니다. 올해는 프렌치 실패율이 낮습니다. 살 때는 과감하게 마실 때는 공손하게 ㅎㅎ 가끔 마시니 좋습니다.
스페니쉬 그란리제르바는 당분간 대체품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온타논을 어제도 한병 비우고(둘이서 반병씩) 잤는데 마신 흔적이 없습니다. 시애틀 주변의 토탈와인 지점들을 순회하며 남은 재고를 다 사왔습니다. 두병 남겨두고 온 곳이 있긴 합니다.
무가 그란리제르바는 임페리얼 그란리제르바와 함께 인상이 길게 남는 와인입니다. 그 클라스가 옆에 나란히 있는 프렌치들 깔보는 수준입니다 값만 착하다면 쌓아놓고 싶긴 합니다만 가산탕진 하지 않으려면 와인 맛에 겸손해져야 합니다.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Year end를 핑계로 와인 사치를 부리고 싶어도 요즘은 적당한 게 눈에 띄질 않는군요. 미리 2020년에 마시고 좋았던 와인을 정리했으니 이후에 좋았던 와인은 저 빈병들 치우고 난 자리에 자리잡을 것입니다.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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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와인 얘기하시니 반갑네요. 제가 젤 좋아하는 화이트 와인 중 하나가 Ste. Michelle 샤또에서 나오는 워싱턴 와인인 Riesling 이거든요. 이번 딸아이 생일에 딸 아이가 생애 처음으로 와인을 마시고 싶다고 해서 이 와인을 선택해서 둘이 한 병을 비웠어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딸 아이 영어 이름이 Michelle 이기도 해서 좋았습니다. 정말 한 병에 만원도 안하는 가격에 괜찮은 맛을 내주어서 참 좋아합니다. 워싱턴 와인 얘기가 나와서 반가워서 한마디 적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