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왜 독일에서 한 지 이해가 안되는 한국 사진 전시회...
이제 꽤 오래된 일입니다. 전시회 이름도 정확하지는 않은데 '서울'이었나 이름에 서울이 들어가거나 그랬었죠. 그게 한 도시에서만 한 건지 독일 몇 개의 도시를 순회한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2000년대 중후반만 해도 지금보다 한국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더 적었죠. 이름이야 들어봤지만 스마트폰 안 쓰던 시절은 삼성이라는 회사(알아도 일본꺼 아닌가 이러고),가 한국 회사라는 것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던 시기였죠. 오히려 '삼성이 한국꺼 맞지? 오! 나 알고 있었음. 나 똑똑하지?'의 눈빛이랄까. ㅋㅋㅋ
횬대? 그거 한국꺼? 아닌가? 아. 맞아? ㅋㅋ 칭찬 또 해줘. 뭐 이런 식이었던...
하여튼 웃기는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독일에 온 후 가뜩이나 타지 생활을 온 몸으로 느끼는 도중 처음으로 '서울' 관련된 무슨 전시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학교 선생님도 이야기를 하셨던 것 같고, 여기 저기 광고도 되어 있었죠.
간만에 서울의 모습을 보고, 뭔가 '우리나라'에 대한 전시라니까 꼭 가봐야 할 것 같아서 갔는데...
전시 내용이 뭐였냐 하면 달동네 철거와 청계천 고가도로 철거하면서 상권 철거 관련해서 사람들 시위하고, 재산 잃은 사람들 바닥에 앉아서 울며 쓰러져 있고, 시위 진압하는 그런 사진전이더라고요.
ㅡㅡ;;
솔직히 상당히 당황하고 기분도 좋지 않았습니다. 머리가 더 큰 지금임에도 그 전시회를 왜 독일에서 하는지, 아니면 또 다른 나라도 가서 순례를 하면서 전시를 하는지도 이해가 안 가고요.
이게 그나마 전시회 설명/광고에 명확히 한국의 어두운 모습이라던가 사회 문제 어쩌고가 언급되면 모르겠는데 그런 것도 전혀 아니었던 걸로 압니다.
제가 전시회를 갈 때도 그냥 '코쟁이들한테 이국적인 신비한 나라, 한국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고 갔으니 말이죠.
더더욱 열받게(?) 한 건 전시회 내내 여기 저기 광고가 되어있는 '전시회 마지막날 한국 음식 체험을 합니다! 김밥도 만들고 김치도 체험하러 또 오세요!'라는 광고였죠.
도대체 이 전시의 목적은 한국 알리기인지, 한국 음식 알리기인지, 안티 코리아가 목적인지... 또는 사회 문제와 사회적 약자층을 대변하는 전시인지, 사회적 약자의 절망하는 모습을 가지고 포르노를 만들어서 보여주는 건지. 그리고 그런 운동이라면 도대체 왜 한국 알리기, 한국 음식 알리기 등을 끼워넣는건지?
꽤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종종 생각나는 전시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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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북단체에서 기획한 전시였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