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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독일에서 한 지 이해가 안되는 한국 사진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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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1 17:25:03

 이제 꽤 오래된 일입니다. 전시회 이름도 정확하지는 않은데 '서울'이었나 이름에 서울이 들어가거나 그랬었죠. 그게 한 도시에서만 한 건지 독일 몇 개의 도시를 순회한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2000년대 중후반만 해도 지금보다 한국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더 적었죠. 이름이야 들어봤지만 스마트폰 안 쓰던 시절은 삼성이라는 회사(알아도 일본꺼 아닌가 이러고),가 한국 회사라는 것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던 시기였죠. 오히려 '삼성이 한국꺼 맞지? 오! 나 알고 있었음. 나 똑똑하지?'의 눈빛이랄까. ㅋㅋㅋ

횬대? 그거 한국꺼? 아닌가? 아. 맞아? ㅋㅋ 칭찬 또 해줘. 뭐 이런 식이었던...

 

 

하여튼 웃기는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독일에 온 후 가뜩이나 타지 생활을 온 몸으로 느끼는 도중 처음으로 '서울' 관련된 무슨 전시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학교 선생님도 이야기를 하셨던 것 같고, 여기 저기 광고도 되어 있었죠.

간만에 서울의 모습을 보고, 뭔가 '우리나라'에 대한 전시라니까 꼭 가봐야 할 것 같아서 갔는데...

 

 

전시 내용이 뭐였냐 하면 달동네 철거와 청계천 고가도로 철거하면서 상권 철거 관련해서 사람들 시위하고, 재산 잃은 사람들 바닥에 앉아서 울며 쓰러져 있고, 시위 진압하는 그런 사진전이더라고요.

ㅡㅡ;;

솔직히 상당히 당황하고 기분도 좋지 않았습니다. 머리가 더 큰 지금임에도 그 전시회를 왜 독일에서 하는지, 아니면 또 다른 나라도 가서 순례를 하면서 전시를 하는지도 이해가 안 가고요.

이게 그나마 전시회 설명/광고에 명확히 한국의 어두운 모습이라던가 사회 문제 어쩌고가 언급되면 모르겠는데 그런 것도 전혀 아니었던 걸로 압니다.

제가 전시회를 갈 때도 그냥 '코쟁이들한테 이국적인 신비한 나라, 한국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고 갔으니 말이죠.

 

 

 

더더욱 열받게(?) 한 건 전시회 내내 여기 저기 광고가 되어있는 '전시회 마지막날 한국 음식 체험을 합니다! 김밥도 만들고 김치도 체험하러 또 오세요!'라는 광고였죠.

도대체 이 전시의 목적은 한국 알리기인지, 한국 음식 알리기인지, 안티 코리아가 목적인지... 또는 사회 문제와 사회적 약자층을 대변하는 전시인지, 사회적 약자의 절망하는 모습을 가지고 포르노를 만들어서 보여주는 건지. 그리고 그런 운동이라면 도대체 왜 한국 알리기, 한국 음식 알리기 등을 끼워넣는건지?

꽤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종종 생각나는 전시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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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5-11 17:30:49

친북단체에서 기획한 전시였을 지도.

WR
2021-05-11 17:33:02

에이...  설마요...^^;;

솔직히 당시만 해도 교민 분들 상당수가 박정희 시대 한국만 알고 와서 '미개한 한국, 무식한 한국인, 후진국 한국'을 입에 달고들 계시던 시기였는데 그 향수를 자극한 건지...

 

 

대다수 분들이 최근에 이런 저런 이유로 수십년 만에 한국을 다녀온 이후로는 인식이 확 바뀌고 (긍정적) 충격을 받으신 거 같더라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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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1 17:43:25

그럴 수도 있어요.

말씀대로 독일 교민들 중에는 박정희 때 이민 가고, 박정희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이 많죠. 동백림 사건, 윤이상 사건 등으로 반감이 더 심해졌을 테구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반남/친북이 된 분도 많을 거에요. 송두율 씨가 대표적. 독일 교민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는 거죠.

짐작일 뿐이지만 그런 관성이 전시회에도 반영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세상이 바뀌어서 최근에 한국에 와본 사람들은 또 생각이 달라지는 게 당연하구요.

WR
2021-05-11 17:53:23

ㅎㅎ;; 근데 또 박정희 좋아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아서 그 사회도 갈라진 것 같더라고요. 말씀하시는 반감가질 만한 사건들도 있지만, 사실 이 분들 개개인으로 생각하면 당시에 광부/간호사로 '팔려' 나와서 몇년 바짝 고생하고, 외국인 취급은 받지만 개 취급까지는 아니었고, 돈 벌고 공부하려는 사람은 공부 해서 가족 먹여 살렸고, 기반 다지고, 그냥 나온 사람들도 뭐 안정된 국가(독일 사회 자체는 전반적으로 안정된 사회'였'습니다. 지금도 기반이 이상한 건 아닌데 코로나 사태 위주로 틀 위에 쌓여오던 부실공사나 썩어가는 철근들이 드러나는 상황이죠...)에 살다 보니 뭐 엄청 감사한 분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꽤 되더라고요.

 

 

사실 이 부분이 그 당시 교민들과 수년 전부터 주재원으로 오거나 해외 취업으로 오는 분들과의 화합이 안되는 괴리이기도 합니다. ^^;

하여튼 한국 갔다 와서 다시 한국인의 자부심(? ㅋㅋ)을 느끼면서 살아가시는 분들도 많으신 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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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1 17:42:42

그냥 행사가 목적인 행사들이 있지요. 눈 먼 돈과 분위기 파악 못하는 단체와 욕심에 눈 먼 예술가들이 만나면 그런 일이 벌어집니다.

WR
2021-05-11 17:49:53

이 의견에 공감이 가네요.

저는 저런 사회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우리 사회가 최대한 불이익, 특히 사회 경제적 약자층에 대한 불이익에 대해서는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뭔가 전혀 도움도 아니고, 사회 운동도 아니고, 그 와중에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상식적으로 해외 거주 중인 사람들 입지는 생각도 안 한 전시회는 참...

2
2021-05-11 17:42:43

일본돈이 들어갔다 기에는 음식도 홍보하니 아닌듯도 하고 희한한 전시회군요...

WR
2021-05-11 17:48:30

마지막에 그런 한국 알리기, 김밥 김치 행사만 없었어도 그냥 뭐 관련 사회 운동하시는 분이 기회가 되어서 전시하셨나보다 할텐데 이건... 제 기준에서는 도대체 뭐가 뭔지 뒤죽박죽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가서 잘 보고 왔다고 추천해준 선생님은 ㅋㅋ 무슨 생각이셨을지...

4
2021-05-11 17:45:33

민주화 관련 단체에서 실시한 전시회 아니였을까요?

 

WR
2021-05-11 17:47:49

작가 '이름' 걸고 한 걸로 기억은 합니다만, 저런 사회 문제니 관련 시민단체가 있기야 할 겁니다...만,

도대체 국내 순회 전시가 아닌 해외 전시인지(어차피 해외에서 개입 가능한 사회 문제도 아니고), 그리고 제목은 그냥 한국 알리기 형식인지 저로써는 영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4
2021-05-11 17:53:06

발전되고 보기 좋은 모습들이 보여지는 것도 좋지만

있는 그대로 있었던 일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88올림픽전에는 해외 방문객들과 선수들에게 낙후된 모습을 감추려 

노숙인들과 죄없는 사람들을 잡아가두기도 했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체제 선전용으로 보기에만 좋은 건물을 짓고 큰 행사를 하기도 합니다

시위하고 진압되는 모습들이 전시된 것이 보기 불편할 수도 있지만  

불의에 저항하고 잘못된 것에 항의하는 것은 시민으로서의 당연한 행동으로 추한것이 아니고

그런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것이 잘못되고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WR
Updated at 2021-05-11 17:56:14

그거야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 전시를 할 때 계획된 장소와 관람 대상이 누구인지, 그리고 내용의 목적과 메시지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행사라는 말이었습니다.


2
Updated at 2021-05-11 18:50:18
2000년대 중반이면 노무현(이명박 서울시장)-이명박(오세훈 서울시장) 정부 무렵이겠네요
FTA, 파병-청계천 복원-재건축 재개발 뉴타운-광우병 파동-결국 용산 참사까지
이어졌던 시기..
그때 시위는 인명피해도 꽤 있었고 80년대 민주화 운동 못지않게 격렬했던 걸로 압니다
윗분 말씀대로 민주화 운동 관련 독일과 한국 시민단체 주도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렇다면 한국문화 체험이 행사에 포함된게 그리 이상할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WR
2021-05-11 18:37:41

그렇게 볼 수도 있긴 하겠군요...

뭐 저로써는 사진 자체를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 

2
Updated at 2021-05-11 18:26:34

제가 사진학 수업을 들었었는데 유명 사진가중에 한분이 그런 사진 위주로 찍으신걸 봤습니다. 그거랑 굿하는거랑 두가지 테마 위주로 촬영하셨던거 같아요. 아마 그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 사진가는 테마를 정하고 촬영하고 작품을 모아 전시회를 합니다. 제가 한국에서 베트남 전쟁 사진전을 보는거 만큼이나 딱히 문제될 전시회는 아닐거 같아요. 음식은 그냥 주최측의 프로모션 이었을거 같고요.

WR
2021-05-11 18:36:37

저는 사진들 자체는 잘 봤습니다. '한국인인 저로써는'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며 봤고요.

단지 지금 생각해도 그 전시회의 관람 대상과 장소에 있어서 좀 이해가 되지 않아요.

한국 어디 대전 즈음에서 '베트남 사진전'이라고 갔는데 가보니까 뭐 전쟁통 사진은 물론 그 이외에 전후 빈민 계층 사진만 모아두었다면 저로써는 전시회의 목적이 무엇인지 먼저 궁금해할 것 같습니다.

Updated at 2021-05-11 18:39:50

아시아에 관심은 있는데 업데이트 안된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발전 속도가 유럽과 유사하다 생각했을수도...

게다가 발전의 이면 뭐 그런것도 충분히 생각해 볼 거리이긴 하니까요.

우리도 뭐 상하이의 안좋은 모습을 담아내는 것에 좀 더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독일 이민 정책의 이면을 담은 사진전 뭐 이런것도 있을수 있겠고.

WR
2021-05-11 18:38:22

아, 작가분이 한국분입니다. ^^;; 순회 전시를 하시는 건지 아니면 어떠한 기회로 그 도시에서만 몇 주간 전시 일정이 잡힌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1
2021-05-11 18:45:44

00년대 후반 10년대 초반 까진 일명 불행 포르노 같은 이름으로 불링우는 기조가 분명히 있었긴 합니다.

요즘은 또 너무 국뽕 이구요.

저는 개인적으론 국뽕 보다는 이면의 불편함을 느끼는 쪽을 선호하는 편이라.

좋은 전시회라고 하긴 힘들겠지만 작가분이 이해가 가긴 합니다.

WR
2021-05-11 18:50:10

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저런 사회 고발 관련해서 관심이 많고 재밌게 봅니다.

 

(제가 당시에 상당히 불편하게 느낀 건 전시회 내용이라기 보다 당시는 한국이 대외적 이미지가 필요했고, 더더욱 해외 거주 국민 경우는 이게 필요한 상황인데, 한국 내에서 지속적으로 고발해서 고쳐야할 걸 주제가 '한국에 대한 고발'이 아닌 '한국/서울'이라는 주제라면서 여기서 하고 있나. 뭐 이런 거였습니다. 거기에 갑자기 한국 음식 체험이 들어가니까 저로써는 도저히 뭘 원하는건지 모르겠다 뭐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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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5-11 18:50:30

 뮌헨 시내에 한국식당서 먹은 김치찌개가 생각나네요.

주인분이 간호사로 독일 오셨던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15년전 즈음 몇달간 혼자 뮌헨에서 참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쯤 잉글리쉬가든에서 일광욕 하던 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OL 분이 점심시간에 돗자리 깔고 옷을 마구 벗으시더니 일광욕을 하시더군요.

점심시간 끝나면 다시 옷입고 사무실로 복귀...

2021-05-11 18:50:01

당시만해도 동양인이 별로 없었습니다.

거리 걷다 보면 아이들이 쳐다보곤 했어요.

맥도날드에서 영어로 주문하는데 아애 영어 모르는 직원이 대부분이었고요.

WR
2021-05-11 18:51:46

그 영국 공원이라면... 설마... 하하하... 거길 가셨군요! 하하하... (ㅋㅋㅋ)

사실 요새 마스크 쓰면서 조금 덜해진 거고(잘 안 보이니까), 어떻게 보면 난민 문제 때문에 한 번 홍역 앓이를 하면서 동양인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 줄어들어서 나아졌다고 느낍니다.

여기는 애들이 제일 '시비'를 많이 걸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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