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게] 영화골동품점 (17) - 로맨싱 스톤
1984년작 '로맨싱 스톤'(Romancing the Stone)은 꽤나 특이한 영화입니다.
위기에 빠진 공주를 구해주는 왕자이야기를 그린듯 싶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모험물이기 때문이죠.
국민학교(!)시절, 학교 앞에 붙어 있던 '로맨싱 스톤'의 포스터는 꽤나 야한듯 싶었습니다.
포스터만 봐서는, 그렇고 그런 에로영화처럼 보이기도 했으니까요.
시간이 흘러 토요명화를 통해 처음 접한 '로맨싱 스톤'은 그런 저의 편견을 여지없이 무너트렸습니다.
'알란 실베스트리'의 감미로우며 신나는 음악, 신선한 광어회 마냥 팔딱 팔딱 살아숨쉬는 케릭터,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
모든 것이 완벽한 모험영화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신선함 점은 기존의 편견을 깨는 이야기 전개 였습니다.
('로맨싱 스톤' 예고편)
뉴욕에 사는 노처녀 작가인 '조안 와일더' (캐서린 터너)는 자신의 환상을 투영한 여성 환타지 모험물의 작가입니다.
위기에 처한 서부처녀 '안젤리나'의 모험을 그린 그녀의 소설엔, 백마탄 서부의 사나이 '제시'가 나타나 위험에 빠진 '안젤리나'를 늘 구해줍니다.
자신의 소설에 감동 받아 눈물을 흘리던 '조안'에게 죽은 형부의 소포가 도착하고, '조안'의 언니가 콜롬비아에서 납치되면서 그녀는 언니를 구하기 위해 콜롬비아로 날아갑니다.
백화점 에스컬레이터에서도 멀미를 하는 전형적인 도시여성인 '조안'이 위기를 맞은 순간, '잭 T 콜튼'(마이클 더글라스)이란 남자가 '제시' 마냥 나타나 그녀에게 도움을 주면서 이 둘은 함께 모험을 시작하게 됩니다.
('로맨싱 스톤'의 마지막 장면, 스포일러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자신이 늘 꿈꾸던 동화 속 왕자님이 현실에 나타나지만, 정작 일을 해결하는 것은 여성 주인공 본인이라는 점입니다.
위기의 순간들이 찾아왔을 때, '잭'이 뭔가를 하는 듯 싶지만 늘 결과를 보면 '조안'이 직접 위기를 해결합니다.
진정한 패미니즘 영화라고도 할까요.
('조안'의 소설 속 장면)
('로맨싱 스톤'의 로프 탈출 장면)
이런 이 영화의 장점은 아쉽게도 속편인 '나일의 대모험'(The Jewel of the Nile)에서는 사라졌고, 그래서 속편은 앙꼬없는 찐빵이 되고 맙니다.
'조안'은 그저 '잭'의 도움을 구하는 미녀 역으로 전락하고 말게 되니까요.
('로맨싱 스톤'의 속편인 '나일의 대모험' 예고편)
('나일의 대모험'에서 유일한 볼거리인 'F16' 장면)
'로맨싱 스톤'은 웨이트리스 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던 '다이엔 토머스'가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그야말로 헐리웃 신데렐라 스토리라 할 수 있는 '다이엔'의 성공담은 아쉽게도 얼마가지 못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부름을 받고 '인디아나 존스' 속편의 이야기 초안을 만들던 그녀는 자동차 사고로 일찌감치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제작자이기도 한 '마이클 더글라스'가 '로맨싱 스톤'의 성공을 기념하여 그녀에게 선물한 '포르쉐'를, 술에 취한 그녀의 남자친구가 운전하다 사고를 내면서 말이죠.
('로맨싱 스톤'의 한장면)
여주인공 '조안'을 연기한 '캐서린 터너'는 1981년작 '보디 히트'(Body Heat)의 엄청난 팜므 파탈 연기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로맨싱 스톤'에서의 순진한 노처녀 연기는 연기 변신을 위한 좋은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1954년생인 '캐서린 터너'는 '스티브 마틴'과 공연한 1983년작 '전자 두뇌 인간'(The Man With Two Brains), 1984년작 '크라임 오브 패션'(Crimes of Passion), 1985년작 '프리찌스 오너'(Prizzi's Honor), 1986년작 '페기수 결혼하다'(Peggy Sue Got Married) 등으로 80년대를 구가한 명배우 입니다.
1988년작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Who Framed Roger Rabbit)에서는 그녀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제시카 래빗'을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듬직한 체구의 감초 조연으로 등장하면서 '보디 히트'에서의 그녀를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보디 히트' 예고편)
('보디 히트'의 한장면)
('전자 두뇌 인간' 예고편)
('프리찌스 오너' 예고편)
('페기 수 결혼하다' 예고편)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 중 '제시카 래빗' 장면)
('마이클 더글라스'와 아내 '케서린 제타존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등의 영화를 통해 제작자로 명성을 날리던 '마이클 더글라스'는 '로맨싱 스톤'을 통해 배우로서도 성공적인 연기를 펼쳐 보입니다.
경찰 드라마나 '차이나 신드롬'(The China Syndrome)같은 영화들을 통해 배우로서의 필모도 꾸준히 이어왔지만, '로맨싱 스톤'에서의 연기는 아버지' 커크 더글라스'의 명성에 기댄 2세 연기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고히 보여 주었습니다.
이 영화의 감초 연기자인 '데니 드비토' 역시 '로맨싱 스톤'을 통해 그만의 연기 스타일을 구축 합니다.
'캐서린 터너', '마이클 더글라스', '데니 드비토' 3인방은 '로맨싱 스톤'의 속편인 '나일의 대모험', 극단으로 치닫는 이혼이야기인 '장미의 전쟁'(The War of The Roses)을 함께하며 우정을 과시하기도 합니다.
('데니 드비토'가 감독도 겸한 '장미의 전쟁' 예고편)
'로맨싱 스톤'의 감독은 당시로서는 햇병아리였던 '로버트 저맥키스'가 맡았습니다.
'비틀즈'를 만나기 위한 팬들의 소동극인 1978년작 '너의 손을 잡고 싶어'(I Wanna Hold Your Hand)를 시작으로 1980년작 '중고차 대소동'(Used Cars)를 감독했던 '로버트 저맥키스'는 3번째 감독작인 '로맨싱 스톤'의 성공으로 흥행감독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이어서 감독한 1985년작 '빽 투 더 퓨쳐'(Back To The Future)의 대성공은 언급할 필요도 없겠죠.
자칫 싱거운 모험물로 보일 수도 있을 작품을, '로버트 저맥키스'의 재기 넘치는 연출력으로 멋지게 만들어 냈다고 생각 합니다.
다시 한번 언급되지만, 속편인 '나일의 대모험'의 감독인 '루이스 티그'와 대비되는 점이기도 하죠.
'조안'의 언니가 처음 납치되는 장면만 보더라도 기가 막히게 찍었거든요.
https://youtu.be/3PLDlMxlAjE
('로맨싱 스톤'의 '조안' 언니 납치 장면)
한동안 CG케릭터를 기반으로한 영화에 올인 하시면서 팬들을 실망시키셨는데 다시금 팬들의 기대에 맞는 작품들을 내놓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너의 손을 잡고 싶어' 예고편)
('중고차 대소동' 예고편)
('중고차 대소동' 자동차 액션 장면 모음)
PS) '로맨싱 스톤'은 국내 블루레이 정발 되었습니다. 화질과 음질은 그다지 좋지 않지만 영화에 빠지시면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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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싱 스톤과 블루 썬더는 중학교때 극장에서만 3~4번씩은 본 영화입니다. 물론 당시 할인권덕이지만^^ 인디아나 존스의 여성판이란 컨셉으로 제작되었지만 제멕키스의 찰진 연출력과 두 배우의 케미가 터져 대박난 영화였죠. 케서린 터너는 이 영화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뒤늦게 삼봉관에서 보디 히트를 보고 반전매력에 더 빠지게 되었습니다 ㅎ
dvd 블루레이 모두 소장중인 애정하는 영화인데 이런 글 올려주시니 고맙고 반갑네요^^b
Updated at 2019-10-20 20:51:09
https://www.youtube.com/watch?v=lIxUKbV0UEM 2탄인 나일의 대모험이 한국에서 너무 늦게 개봉하여 흥행이 잘 안된거도 있을 겁니다 원래 1986년에 2편이 국내 개봉예정이었는데 수입가가 높았는지 몰라도 그냥 한국에서 개봉 연기하다가 1991년 연말에 조용히 개봉되었을 겁니다 1탄 개봉후 입소문도 좋았고 2편에서 빌리 오션이 부른 주제곡도 히트쳐서 2편이 제시기에 개봉되었다면 1탄 못지 않게 반응이 좋았을 건데 좀 아쉽네요
2019-10-20 20:57:42
원작자가 인다아아존스 속편을 쓰다가 사망했다는 사연이 있군요.. 과연 그녀가 썼다면 어떠한 인디아나존스가 니왔을지...??
2019-10-21 00:38:35
저도 진짜 좋아 하는 엔딩 입니다. XX부츠..!!!
2019-10-22 08:38:54
케서린 터너와 데니 드 비토 두 분 다 세월을 직격으로 맞은 듯...제가 예전에 기억하던 분들이 아니네요... ㅠㅠ 그나마 마이클 더글라스 옹은 최근 어벤져스에서 본 기억이라도 있지만요.... 로맨싱 스톤은 재미있게 봤던 어드벤쳐물로 기억이 납니다. 근데... 엔딩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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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싱 스톤 정말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납니다. ^^
이 영화의 후속편인 "나일의 대모험(The Jewel of the Nile, 1985)"과 "장미의 전쟁(The War of the Roses, 1989)"도 봐야 하는데 계속 미루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