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뜬금포 - 듄은 김용과 렘의 작품 중 어느 쪽과 가까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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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신의 부서진 대지와 허버트의 듄 모두 읽으신 분 계실까요?
부서진 대지는 연초에 읽다가 중지한 상태입니다. 듄을 시작했다가 부서진 대지가 연상되어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각각 주인공이 가진 초능력이 있는 것이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올 여름에 독서가 한계에 부딪쳤을 때 머더봇 다이어리 시리즈에 몰두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쉽게 읽히니 좋고 재미있으니 시간보내기에는 적절했지만 여간 후회되는 것이 아닙니다. 넷플릭스의 킬링타임용 시리즈를 영혼없이 시청한 것과 비슷한 뒷감흥이 남았을 뿐이니까요. 머더봇 다이어리는 통제가 해제된 킬링봇이라는 설정과 성장소설의 키메라였기에 구조를 파악한 후 체감하는 작품의 밀도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듄이 화제작이고 곧 영화를 보게 될 터라 참지 못하고 앞 부분을 읽기 시작했는데 문장도 매력적입니다. 심리묘사가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듄이나 부서진 대지나 검증이 된 작품이긴 한데 과연 제 소중한 시간을 여기에 쏟아도 되냐는 아주 개인적인 딜레마에 봉착하게 됐습니다. 보고 즐기기만 하면 되는 작품으로는 성이 차지 않기 때문입니다. 왕좌의 게임이나 반지의 제왕, 심지어 김용 소설의 전개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명성에 의하면 이후의 많은 작품에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데 제 독서가 일천하여......너무 좋습니다 ㅎㅎ)
작년 말에 읽었던 스타니스와프 렘의 솔라리스의 경우 제게 끊임없이 화두를 던져주었고 거기서 파생된 생각들로부터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 것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보여주었던 것 같습니다.
솔라리스라는 행성과 인간, 인간과 인간(연인, 동료.....) 사이를 SF 형태를 차용해 관계에 대한 부조리극 같이 표현한 솔라리스를 읽고 (영화를) 보고 천착했던 것은 소통불가라는 참담한 보편성을 풀으려 노력해야 하는 것인가, 그 상태는 극복의 대상인가, 결국 소통이라는 것은 이상형일 뿐인가 등등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가까이는 디피 게시판, 정치판, 국제외교, 환경문제 등 여러 소통의 형태들에서 실 예를 많이보고 나니 렘이 정말 진지한 질문을 SF라는 알레고리를 통해 던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듄 1권만 읽어보겠다는 생각인데 너무 빠져드는 것 같아^^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근데 1권 분량이 뭐 이리 길단 말입니까, 아빠 허버트의 6권까지 읽을지는 1권 보고 결정하기로 마음 다지고 있습니다.
https://www.goodreads.com/series/45935-dune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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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1부가 구판에선 네권이었거든요.
양장본으론 말이 한권이지 분량이 상당하죠.